21세기의 성
닫기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32
  • 33
  • 34
  • 35
  • 36
  • 37
  • 38
  • 39
  • 40
  • 41
해당 자료는 10페이지 까지만 미리보기를 제공합니다.
10페이지 이후부터 다운로드 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목차

본문내용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더 많은 주거 공간을 원할 것이고 거실, 침실, 아이들 방, 부엌 등의 개념은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두서너개의 크기가 같은 큰 방이 있는 주택을 짓게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런 방들을 각자 원하는 대로 구성하게 되겠지요. 작은 규모의 사무실이나 침실이 되겠지요.
도시의 전통적 이미지를 망가뜨리지 않는 개발
슈피겔/ 어느 한 도시에 머무를 때 그곳이 세계의 어느 지역에 있는지 모를 때가 많습니다.
아크바르/ 그것이 제게는 전통적인 도시를 두번 파괴하는 것으로 이해되는데 일종의 제국주의적 침략 행위와 같습니다. 이제는 이 세상 그 어디에도 근대식 건축물들을 지극히 원시적 방식으로 재현해 놓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우리는 오늘날 또 다시 그러한 침략 행위를 목격하게 됩니다. 그 도시를 파괴하고, 정체성을 해체시키는 짓이지요.
슈피겔/ 세계 어디서나 똑같은 구조물이 솟아나고 있는데요, 이것들을 도시의 매력이 나타날 수 있도록 좀 달리 구상할 수 있지 않을까요? 파리의 마레 구역이나 런던의 피카딜리 서커스에서 느끼는 삶의 정취를 즐길 수 있도록 설계할 수 있지 않느냐 하는 질문입니다.
아크바르/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자께서 말씀하시는 그러한 명소들은 오랜 시간에 걸쳐 그렇게 성장해 왔습니다. 너무도 자연스런 모습으로 말입니다. 반면 지금 전세계를 둘러볼 때 우리가 목격하는 것은 여기나 저기나 똑같은 모습입니다. 무엇보다 ‘상업적 건축물들’에 담긴 유니폼 양식 말입니다. 주민들이 느끼는 거부감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슈피겔/ 유엔의 예측에 따르자면 전세계적으로 도시인구가 현재 24억명에서 2025년에는 50억명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하는데요. 그와 같은 메가톤급 대도시들에서 도대체 도시계획을 논할 수 있겠습니까?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는 엄청난 빈민가들이 우글거리는 대도시에서 말입니다. 그런 곳에서 조정이라든가, 개입이라든가 하는 말들이 과연 먹혀들까요?
아크바르/ 이제까지는 이런 도시들을 통제하는 문제에 대해 대책도 없었고 관심도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만큼은 소속 도시에 대한 책임의식을 일깨워 나갈 수 있도록 주위에서 독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가족계획, 빈곤퇴치, 교육 및 직업교육과 같은 여타 사회문제들을 동시에 다루지 않는다면 뭄바이나 카이로에서 그 어떤 대책도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입니다.
슈피겔/ 유엔의 도시건설보고에 따르면 ‘2025년까지 전 세계가 도시적 네트워크를 조성할 것’이라고 합니다. 고도로 자동화된 생산체계, 운송체계, 통신체계 등 전세계를 하나로 묶는 네트워크란 의미에서의 ‘지구촌 도시들’(global cities)이 생겨난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도시가 갖는 생활중심지로서의 고전적 기능은 시대에 동떨어진 것이 되지 않을까요?
아크바르/ 그렇지는 않습니다. 새로운 발전들이 기존의 가능성들을 보완하게 됩니다. 더욱 중요한 점은 우리가 공공의 공간으로서의 도시 이미지를 망가뜨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베를린의 프리드리히슈트라세(Friedrichstrase)와 같은 명소는 유럽적 도시로서의 자질을 이미 상실했습니다. 그곳에는 저녁 8시쯤이면 산책하는 행인이나 주민들보다 더 많은 사설 경관들이 개를 데리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와 같은 장소들은 분수시설 따위를 설치해 놓고서는 마치 공공을 위한 장소인양 흉내만 내고 있을 뿐입니다. 이 지역을 가로질러 가면 눈에 보이는 장치, 눈에 보이지 않는 장치 등으로 항상 감시받게 됩니다. 거지들은 사절이지요. 이것은 일종의 새로운 형태의 차별입니다. 공간적으로나 생활양식을 통해서도 그렇습니다.
슈피겔/ 결국 이러한 도시를 지배하는 사람은 이 도시에 돈을 쏟아부은 투자자들이지요.
아크바르/ 경제가 도시를 지배하고 이 도시의 경향과 발전 방향을 결정합니다. 수천평의 공간들이 사용되지 않고 비어 있습니다. 매일 새로운 휴경지를 생산해 내고 있다는 말입니다. 비어 있는 사무실 빌딩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아무도 모릅니다. 건물들은 서 있고 아무도 그 안에 들어있지 않습니다.
슈피겔/ 사용되는 건물들도 우리에게는 휴경지인 것처럼 여겨집니다. 그 이루 말할 수 없는 추악함 때문에 말입니다.
아크바르/ 기자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슈피겔/ 예를 들자면 튀빙겐 시청사는 15세기에 세워진 건축물인데 1960년대에 생 콘크리트 벽을 그대로 사용하여 1층을 개조했습니다. 정말 흉물스럽습니다. 그 건물 앞에 서면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것을 설계하고 건축한 사람은 건축가로서 영원히 레드카드를 받아야 하지 않겠는가 하고 말입니다.
아크바르/ 그것은, 바로 역사적인 건축양식을 재건하겠다고 나섰지만 복구 프로그램이 너무 엉성하다든지 맹목적인 모방 등으로 인해 빚어진 결과입니다. 게다가 연립주택이나 주상복합건물 형태로 수없이 복제되는 기성품 건축들도 있습니다.
슈피겔/ 창조적인 건축가는 굶주릴 수밖에 없다는 말씀처럼 들리는데요.
아크바르/ 저는 훌륭한 프로젝트를 구상하는 유능한 건축가들을 많이 알고 있습니다. 다만 생각을 끝까지 밀고나가지 못할 뿐입니다. 이러한 사람들을 우리가 지원해야 합니다.
슈피겔/ 건축가는 자신을 인간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은데요?
아크바르/ 건축가들이 느껴야 하는 갈등이 왜 그리도 큽니까? 건축가들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그들이 모든 것을 해도 되는지 그리고 할 수 있는지 물어봐야 합니다. 건축가들이 어디까지 할 수 있는가? 정치적 입장과 같은 그 무엇이 건축가들에게도 있는 것인지? 아니면 모든 것이 표면적인 미학의 문제일 뿐이고 시공자가 누구든 그런 문제는 개념치 않아도 되는 것인지?
슈피겔/ 건축가는 사회적 발전추세에 대해 무감각한 사람들입니까?
아크바르/ 많은 건축가들은 그렇습니다. 베를린에 있는 파리 양식의 술집에서 밤 11시쯤 기자분께 “너희들 68세대라는 자식들은 왜 내가 종합예술작품을 구상해서는 안된다는 거야?”라고 묻는 일이 벌어질 수 있겠지요. 그런 건축가는 자기 아내의 원피스도 함께 재단해주어야 할 것입니다. 주거 양식에 걸맞게 말이죠.
  • 가격3,300
  • 페이지수41페이지
  • 등록일2002.05.20
  • 저작시기2002.05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194734
본 자료는 최근 2주간 다운받은 회원이 없습니다.
청소해
다운로드 장바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