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에 드러난 부르주아 인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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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부르주아의 등장 이전

2. 양반에서 부르주아로의 신분증 갱신

4. 근대 부르주아의 등장

5. 민족 부르주아상은 있는가

6. 부르주아는 어떻게 부활하는가

7. 독점 재벌의 등장

본문내용

으로 까부는 놈은 쥐도 새도 모르게……."
"정말 그땐 회사경영도 할 만했고, 덕분에 우리 같은 월급쟁이도 이렇게 골치 아프진 않았어요. 말 꺼내기도 전에 그쪽에서 척척 다 해결해줬으니… 아마 우리 영감도 그 황금시절 생각 많이 나실 겁니다."
"죽은 아이 나이 세기지, 옛날 요순시절 얘긴 해서 뭐합니까?"
"따지고 보면 그놈의 민주화가 사람 잡는 겁니다."
"민주환가 뭔가가 주객을 전도시킨 거죠."
백시종 <<돈황제>>
고도의 정보망으로 노조 지도자의 전과 사실까지 탐지하여 잔학한 방법으로 노조를 파괴해 들어가는 공작을 이 소설에서는 노동자의 시각이 아닌 중견 간부의 시선으로 파헤쳐주고 있다. 이 점이 매우 중요하다. 만약 노동자의 시각만이었다면 아마 지금까지 우리들이 흔히 봤던 대로의 장면 -노동현장으로 몽둥이를 들고 뛰어들어가 매타작을 하는 구사대의 모습-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시각을 한 각도만 돌려도 노동조합 파괴를 위한 공작이 얼마나 국제협업적 체제로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알 수 있게 해주지 않는가. 이제 미국은 경제적 불균형의 무역뿐 아니라 노종조합 탄압의 기교와 이론까지도 한국인을 통하여 교묘하게 간접적으로 수행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왜 우리의 노동문학이 6월 혁명을 계기로 새로운 출구를 찾아야 하는가에 대한 응답은 올바른 노동문학의 시선 확대를 위해서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여기서 전문 문학인에 의한 특수영역에 대한 냉철한 접근과 분석 비판이 따라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삶의 현장에 충실할 때 전문 문학인들은 보다 시선을 확대하여 재벌과 그 상층부를 이루고 있는 국내의 권력층이 어떻게 밀착하여 교묘하고 비인간적인 억압구조를 체제화 시켜 수행하는가를 증언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제까지 무리 문학이 커다란 공백으로 남겼던 정경유착의 현장을 문학인들이 담당해야 할 시점이 온 것이다.
백시종의 이 소설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바로 이 점 때문이라고 본다. 물론 여기서는 작가 백시종이 다분히 즉흥적이며 또한 그 대상으로 특정 기업체를 전형화한 흔적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이것은 보편성을 지닌 전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며, 이를 계기로 이 작가는 앞으로 이 분야의 보다 훌륭한 작품을 남길 것으로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이 작품은 명광그룹을 지배하는 왕득구 회장의 변신술과 축재술, 비인간적인 잔혹성과 여성을 섭렵하는 쾌락주의적 성향 등을 그 중견간부의 시선을 통하여 접근 분석하고 있다. 알다시피 이런 소설구조는 이 작가의 자전적 요소도 강한 것으로 해서 한때는 사회적 물의를 빚기도 했다. 그러나 소설적 구성 요소로 본다면 아직도 왕득구 화장에 대한 문제는 오히려 숨겨진 것이 더 많다고 할만큼 이 소설은 회장의 여성문제에 너무 집착한 감이 있다.
카타르 지점에 있는 영 아줌마(조은실)나, 민득구가 왕회장을 보는 눈은 이 작품에서 보기 드문 노동자 자신의 시선을 통한 왕회장에 대한 비판인데 이런 소설적 구조를 더 활용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그 만큼 이 소설은 노동자 출신 작가의 작품과는 대조적으로 너무 노동자는 없고, 중견급 이상의 간부들만 득실거린다. 마찬가지로 왕회장이란 인간상에 대한 보다 객관적이며 치밀한 묘사와 추적이 아쉽다는 점도 지적될 수 있다. 그 공과는 나중 문제이나 일단 엄청난 대기업체를 움켜쥔 한 인간의 내면세계와 그 다방면에 걸친 능력을 작품 속에 충분히 나타내줄 필요가 있을 것이다. 여기서도 물론 여류문인을 홀리는 장면 같은 데서 그 비범함이 흘러나오기는 하지만 정치인을 비롯한 외국 기업가와의 대결 등등에서도 역시 한 인간의 탁월함이 보다 편견없이 형상화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요컨대 선과 악의 모든 측면을 두루 보여주는 작가의 공평무사한 시선이 아쉽다는 뜻이다.
노조회보 편집 일을 맡고 있는 김능길에 대한 인간상 묘사 아마 이 작품에서 가장 뛰어난 부분의 하나일 것이다. 그는 문학지망생 특유의 정의감과 함께 비행동파로서의 지향성을 지녔으나 문학관에 관한 한에서는 한치의 양보도 없다. 김능길은 산업시찰차 온 문인들을 향하여 이렇게 질타한다.
"…… 내 헐말은 아니제만은도, 지금 같이 온 저 할망구 문인덜 말입니더, 택도 없씹니더, 도대체 뭐허는 족속들입니꺼? 사랑이 우쩌고, 눈물이 우쩌고, 낭만이 우쩌고 허는 거 빼놓고 뭐 작품 겉은 작품 있씹니꺼? 재벌한테 꼬리치고 아부나 해서 용돈 얻어쓰고 공짜 여행하는데 사죽을 못쓰는 저런 쓰레기들은 한마디로 민중의 적이라요."
김능길은 노조탄압의 와중에 생명을 잃는다. 노조위원장 한광필을 납치했던 사건을 다루면서 이 소설은 그 속죄양으로 투옥된 윤기출 전무의 아내 입을 통하여 그 진상을 밝힐 듯 말 듯하면서 더 이상 까발기진 않는다.
많은 밝혀져야 할 사건들이 중첩되면서도 이 소설은 어느 선에서 붓이 멈춘다. 그런 가운데도 이 소설만이 해낸 많은 폭로들을 이 시대의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권력이 어떻게 재벌을 가까이 하며 언론이 어떻게 재벌과 한자리에 앉으며 재벌이 어떻게 노동자를 학대하는가를 이처럼 적나라하게 보여주기도 쉽지 않다. 그리고 그 엄청난 돈들이 어디서 누가 무슨 짓을 하는데 쓰이고 있는가를 꼬집어 밝힌 소설도 그리 흔하지 않다. 보라, 왕득구 회장이 살고 있는 집과 별장과 외국의 별장까지를. 그리고 그 어마어마한 밀실에서 어떤 희생들이 있었던를. 내노라 하는 명여배우부터 평범한 숱한 노동자까지가 그 희생의 대상이었음을.
그러나 아직도 우리의 노동문학은 멀었다. 이 소설은 이제 시작임을 예견한다. 이제야말로 노동자들에 의한 자신의 주체적 삶에 못지않게 재벌들에 의한 그들 자신의 삶을 반영해야 할 시대가 온 것이다. 이 소설에서 밝히지 않는 숱한 정경유착과 경제·언론유착, 그리고 외세와의 유착 또는 예속화된 모습을 파헤쳐 내기에 이제 우리 문학은 보다 높이 시선을 올려야 하리라.
한국의 부르주아는 이제 왕득구 회장이라는 전형을 겨우 창안해낸 정도일까. 근대 이후 식민지 시기와 해방, 한국전쟁, 각종 정변을 겪을 때마다 더 많은 자산을 증식해온 권.언.재의 유착을 전면적으로 보여줄 문학은 아직도 요원한 과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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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03.11.29
  • 저작시기2003.11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235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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