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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으니 종이가 없어질 것이라는 상상은 아주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생각한다. 하지만 나 같은 경우엔 꽤 감상적인 것들을 추구하기 때문에, 이런 물건들이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편한 것도 좋지만 컴퓨터에 키보드를 쳐서 저장해놓은 일기보다는 종이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내 손때가 묻은 일기장이 내겐 더 정이 간다. 책도 마찬가지다. 방에 빼곡히 꽂아놓은 책들, 인상깊은 구절에 쳐놓은 밑줄은 마음에 따뜻함까지 준다. 아마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런 감성적인 면들이 있기 때문에 e-book 이 아직까지도 널리 유통되지 못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나하나 이런 부분들을 깊이 생각해보면 정말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형체도 없는 디지털과, 신문 책과 같은 종이의 세계가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