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대전 직전까지의 프랑스 영화사 개관

목차

Ⅰ. 19세기 후반의 서양과 활동사진 발명

Ⅱ. 벨 에포크의 프랑스와 영화의 탄생

Ⅲ. 멜리에스의 시대

Ⅳ. 장터의 구경거리

Ⅴ. 파테영화사의 득세

Ⅵ. 영화관 시대의 개막과 영화 대여제

Ⅶ. 예술영화사와 1908년

Ⅷ. 연작 희극영화

Ⅸ. 연작 탐정영화

Ⅹ. 프랑스 영화와 미국 영화

본문내용

경지를 개척한 멜리에스가 선도한 속임수 영화는 많은 미국 감독들에게 영향을 끼쳤는데,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그리피스 이전까지 미국 영화의 발전을 주도한 에드윈 포터이다.
) Paul Spehr, "L'influence des premiers films fran ais sur le cin ma muet am ricain", Le cin ma fran ais muet dans le monde, Institut Jean Vigo, 1989, pp. 207-209 참조.
멜리에스만이 아니라 프랑스 영화인들 전체가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미국 영화사들이 프랑스 영화인 채용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고 한다.
) Paul Spehr, "Influences fran aises sur la production am ricaine d'avant 1914", Les premiers ans du cin ma fran ais, 1985, p. 105 참조.
미국에서 멜리에스와 속임수 영화의 뒤를 이어 인기를 차지한 추적 희극영화에서도 프랑스 영화의 영향이 지대했다. 실제로 미국 최초의 추적 희극영화라고 평가되는 빌리 비처(Billy Bitzer, 1870-1944)의 <신문광고(Personal)>(1904)는 일간지에 미국인 신부감을 구한다는 광고를 낸 젊은 프랑스 신사를 쫓아다니는 미국인 신부감들이 벌이는 소동을 그리고 있다.
) Ibid., p. 108 참조.
1907년 3월만 하더라도 미국시장에 진출한 외국 영화사라고는 멜리에스(1902년 11월 설립)와 파테(1904년 7월 설립)의 지사가 전부였으며 다른 외국 영화사들의 진출은 1907년 3월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 Kristin Thompson, "Les compagnies fran aises", p. 117 참조.
멜리에스의 영화사가 기울면서 미국 영화시장을 석권한 것이 파테영화사였다. 파테는 에디슨영화사와의 배급권 협상이 실패로 마감된 1907년 여름부터 미국지사를 정비하여 직배에 나서고(파테 익스체인지(Path Exchange)) 현상소를 건립함으로써 1908년에는 미국 영화시장을 지배하게 된다. 파테 익스체인지는 1910년부터 제작을 시작하였는데 그 책임자는, 막스 랭데르의 초기 영화를 감독한 루이 가스니에(Louis Gasnier, 1875-1963)였다. 파테 익스체인지와 루이 가스니에의 최대 성공작은 <위기에 빠진 폴린(The Perils of Pauline)>(1914)이다.
) 이 작품의 감독은 스코틀랜드 출신인 도날드 맥켄지 Donald Mackenzie이지만, 가스니에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한다. Paul Spehr, op. cit., 1985, p. 110 참조.
물론 연재영화
) film pisodes/serial. 『영화용어해설집』은 '연작영화'라고 했지만, 이것이 대개는 일간지에 연재되는 소설의 1주일분을 한 편의 이야기로 영화화하고 연속된다는 점에서 '연재영화'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는 미국에서 1912년경에 시작되었지만, 빅토랭 자세의 <닉 카터> 연작과 루이 푀야드의 <팡토마> 연작이 연재영화의 정착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것은 미국인들도 인정하고 있다.
) Paul Spehr, "Influences fran aises", 1989, pp. 211-212 참조.
바로 이 연재영화의 폭발적이고 지속적인 열풍을 일으킨 작품이 <위기에 빠진 폴린>인 것이다.
고몽영화사는 1907년에 알리스 기를 파견하여 뉴욕에 지사를 설립함으로써 미국영화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또 그녀가 1910년에 설립한 솔락스는 나중에 엠지엠 MGM(Metro-Goldwyn-Mayer, 1924년 설립)에 흡수될 정도로 중요한 영화사였다. 1911년부터 미국에서 제작을 시작한 에클레르영화사 역시 프랑스 영화인의 성가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한다. 알베르 카펠라니(Albert Capellani, 1870-1931)와 모리스 투르뇌르(Maurice Tourneur, 1873-1961)로 대표되는 에클레르영화사 출신들은 장차 할리우드에서 크게 성공하기도 한다.
) Paul Spehr, "Influences fran aises", 1985, pp. 111-112 참조.
멜리에스, 파테, 고몽, 에클레르와 같은 프랑스 영화사들이 많은 미국 영화인들을 발굴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프랑스영화와 미국영화 사이의 관계는 일차대전을 고비로 완전히 역전되어 버리고 만다. 일차대전은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국가들의 영화산업에 치명타였다. 할리우드를 앞세운 미국영화는 일차대전 중에 세계시장을 접수하여 오늘날까지 군림하고 있다. 물론 미국영화의 지배가 일차대전 덕분만은 아니었다. 영화특허권회사를 트러스트(trust)로 규정한 미국정부의 1912년 소송을 계기로 영화특허권회사의 압제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독립영화사들은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영화의 수준을 높이고 영화언어를 혁신하는데 성공한다.
) 크리스틴 톰슨, 데이비드 보드웰, 앞의 책, pp. 91-99 참조.
1910년대 초반 미국영화는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여 세계시장 공략에 나서게 된다. 실제로 미국영화는 1913년의 프랑스 영화시장에서 34% 정도의 점유율을 기록하였다고 한다(프랑스 영화는 35%).
) Jean-Pierre Jeancolas, "Le march fran ais entre la production nationale et les productions trang res. 1910-1920", Le cin ma fran ais muet dans le monde, pp. 13-19 참조.
영화의 종주국이라고 자타가 공인하던 프랑스 시장에서의 이러한 약진은 미국영화의 활력과 발전을 단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이처럼 1910년대 초반부터 도약하기 시작한 미국영화가 일차대전이라는 결정적인 계기 덕에 프랑스와 세계의 영화시장을 장악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미국영화의 지배에 대한 프랑스영화의 '계란으로 바위치기 식' 저항은 일차대전과 함께 시작되어 오늘까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프랑스 영화사를 일차대전 이전과 그 이후로 양분할 수 있다고 믿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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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   프랑스,   파테영화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