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제운용 방식에 대한 비판적 검토

본문내용

강조하고 있는 것은 북한의 경제관리방식에 거의 혁
신이 일어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북한의 경제계획에 있어서는 고르
바초프가 언급한 바와 같이 "현란한 구호보다 신중한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으
며, 노동생산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물적 보상제도를 과감히 확대할 필요가 있다
고 본다.
다섯째, 포괄적인 요인으로 '자주노선'의 한계가 노정되었다는 점이다. 북한의
자립적(autarchy)민족경제 친설노선은 자급자족(autarky)과 구별 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대외경제관계에서 매우 소극적인 노선임에는 분명하다. 자본주의친과
는 물론이며 COMECON 가입 거부 등 사회주의 국가간의 대외관계도 제한적임
에는 틀림없다. 이런 결과로 북한 자체의 자본, 과학기술력, 자원만으로는 세계
적 수준의 선진과학기술과 고도한 생산력의 발전을 따라잡는데 명백한 한계를
노정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는 정치사상사업의 강화를 통한 전군
중적 운동만으로는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님도 자명하다. 북한에서도 현 시기
세계경제발전의 기본추세가 고도로 발전된 과학기술에 기초하여 생산의 증대를
꾀하는 것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상무장에 의한 인민대중의 자주성
고양 및 집단적 노력동원"으로 인민경제의 주체화, 현대화, 과학화를 실현하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기존노선의 고수는 기술발전과 생산력 증대의 과제에 효과적으
로 대처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으며, 바로 여기에 '자주노선'의 고민과 한계가 있
는 것이다. 더욱이 남북한간의 경제력의 격차에 의한 압박감도 증대하고 있다.
김정일이 지적했듯이 "남과 북 사이에 경제전은 경제분야에서의 날카로운 계급
투쟁이다‥‥북과 남 사이의 경제전에서 중요한 문제는 인민들이 먹고 입고 산
는 문제이다. 인민들에게 빈 밥그릇을 놓고 사회주의제도가 좋다고 교양하여서
는 그들이 사회주의 제도의 우월성을 인식할 수 없으며, 사회주의적 애국주의사
상을 가질 수 없는" 것이라고 하면서, 경공업의 발전과 이를 통한 인민생활의 향
상을 더욱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앞에서 본바와 같은 '자주노선의 큰 틀 안에서의 부분적 개혁,
개방조치'라는 일정한 경제정책의 변화만으로는 지금 처해있는 상황을 효과적으
로 타개하기에는 불충분한 것으로 보여 진다. 그런 의미에서 북한의 부분적 정
책변화는 '자주노선'의 견지라는 원칙의 고수에 따르는 '불가피한 차선책'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북한경제는 자립적 민족경제노선과 군중노선에 입
각하여 사회주의의 완전승리를 위한 도정에 나서고 있으나, 그 과정에서 자립경
제노선의 한계, 남한과의 경제력 격차확대, 군사비의 과중한 부담 등 북한이 처
한 제반 특수 조건들로 인하여 난관에 처해있다. 이들 문제점의 근본적인 해결
을 위해서는 현사회주의 개혁론의 긍정적 측면을 수용하는 과제가 요청되고 있
다. 이러한 과제의 요청은 북한의 사회주의건설 초기단계에서 장점으로 작용했
던 자립적 민족경제노선과 군중노선의 편향적 강조가 사회주의에 대한 개념의
수정, 물질적 생활수준의 향상, 정치적 민주주의의 화대를 요구하는 현 단계에서
는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 참고문헌
- 곽승지, 김정일시대의 북한이데올로기, 통일정책연구, 2000
- 박형중, 북한적 현상의 연구: 북한 사회주의건설의 정치경제학, 1994
- 신일철, 북한 주체철학의 비판적 분석, 사회발전연구소, 1987
- 이만우, 북한의 통일정책, 한국과 국제정치, 1987
- 이종석, 새로쓴 현대 북한의 이해, 역사비평사, 2000
- 마르크스, 공산당 선언, 마르크스 · 엥겔스 저작선,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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