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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은 장면이 많다. 빈센트의 적격여부를 검사하던 검사원이 그 동안 빈센트가 위장된 ‘빌린 사다리’였다는 것을 눈감아주었다는 것이 드러난 장면. 아마도 그 검사원은 빈센트를 보고 부적격자였던 아들의 희망을 보았을 것이다. 검사원은 아들을 운명에 구속받지 말고 자신의 운명을 개척할 수 있는 사람으로 키우게 될 것이다.
그리고 제롬 유진 모로우의 자살도 인상적이다. 유진은 빈센트와 함께 하면서 그가 자신의 운명을 바꾸는 것을 지원하고 응원한다. 하지만 정작 유진은 자신에게 정해진 인생 이외의 길을 스스로 개척하지 못한다. 우월한 조건에 따라 사회에서 제공해주는 안정적인 인생 안에서 살아왔던 그는 하반신 불구가 된 후, 인생의 정체성을 상실해버린 것이다. 결국 그는 소각로의 재가 되어 버린다. 그는 빈센트처럼 운명을 개척할 줄 몰랐던 것이다. 은메달을 목에 걸고 과거의 영광에 갇힌 채 말이다.
그가 마지막에 빈센트에게 남긴 머리카락. 이전까지 빈센트에게 제공했던 신체조직과는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가진다. 우정의 표식인 것처럼도 보인다, 아니면, 그는 빈센트를 동경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해내지 못한 인생을 살아가는 빈센트와 신체의 일부로서라도 함께 하고싶었던 것은 아닐까?
영화에서만의 일은 아니다. 살아가다 보면 자신이 타고난 인생의 굴레에 갇혀서 자신의 가능성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운명이 정해져 있든 정해지지 않았든, 우리가 현재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왜냐하면 아무도 미래가 어떻게 될 지 모르기 때문이다. 영화 ‘가타카’를 보고 새삼스레 느끼는 부분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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