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문학사] - 매월당 김시습과 그의 작품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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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에 그치지 않는다는 평가까지 있기도 했는데, 거듭된 연구로 금오신화가 전등신화의 수준을 크게 능가하는 문학적 성취를 보여줌을 밝혀내었다. 금오신화에 수록된 다섯 작품은 공통적으로 중국이 아닌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등장인물도 모두 우리나라 사람이어서 한국인의 풍속과 사상, 감정이 표현되어 있다. 또한 귀신·염왕·용왕·염부주·용궁 같은 비현실적이고 특이한 소재가 주제와 결합되어 뛰어난 문학적 성취를 보인다. 그리고 금오신화의 다섯 작품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모두 기이한 체험을 한 후 세상을 스스로 떠난다. 이것은 대부분 고전 소설에서 종결부가 행복한 결말로 끝나는 것과는 다르다. 주인공은 운명에 순종하거나 패배를 자인하지 않으며, 자신의 욕망을 충족할 수 없는 훼손된 세계를 떠나버리는 비장한 결단을 행한다. 여기에 작품의 비극적 성격과 초월의 의지가 내포되어 있다. 이런 점은 작자 김시습이 속세를 떠나 산수간을 유랑하며 방외인으로서의 삶을 살았던 것과도 상통하기도 한다. 또한 그 문장이 유려하고 다량의 시가 삽입되어 서정적 성격을 드러낸다. 이렇듯 금오신화는 단순히 소설 형식의 효시가 되는 작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작품성이 뛰어나 설화문학의 경지에 오랫동안 맴돌던 서사문학을 소설문학의 세계로 끌어올린 획기적인 작품이 되었다.
그의 가치관과 사상은 유·불·도 삼교를 두루 섭렵하여, 율곡 이이는 그를 \'백대(百代)의 스승\'이라고 추앙하기도 했다. 하지만 동시에 퇴계 이황에게서 일종의 괴인이라고 폄하 받는 등 기구한 생애만큼 후세의 평가도 일정하지 않았다. 비록 그에게서 시대를 잘못 만난 천재로 관리로서 이름을 떨치거나 정치적으로 성공하지는 못하는 불우한 모습을 볼 수도 있지만, 동시에 정계 진출이 좌절되었기에 유교에 국한되지 않고 유·불·도 삼교를 아우르는 사유가 가능했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 덕분에 그가 우리나라의 문학사나 사상사에 길이 남는 인물이 될 수 있었다.
※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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