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노동운동의 방향

목차

Ⅰ. 21세기의 특색

Ⅱ. 21세기 한국 노동운동의 방향

1. 노동운동의 이념과 활동방향의 확립
2. 노조활동 내용의 다양화
3. 단체교섭구조의 다원화
4. 노조조직률의 제고와 조직체제의 개편
5. 노조조합설립과 운영의 민주화

본문내용

조합의 재정규모도 괄목할 만큼 커졌다. 그러나 조합원수의 증가나 재정규모의 확대와 비례하여 노동조합의 기능이 활성화되어 온 것은 아니다. 그 원인의 하나는 바로 조직내의 민주화 부재로 인한 노조내의 결속력과 대외적인 추진력의 약화에 있다 것이다.
민주적인 절차에 의하여 노조의 의사결정에 평조합원들이 관여하게 되면, 대 사용자 교섭에서 경직적인 자세로 나오고 파업성향이 높아진다는 전통적인 이론이 있지만, 현실은 그 반대라는 증거들이 최근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이태리 노동운동이 역사적으로 호전적이고 급진적인 이유는 노조내부의 민주주의에 기인하는 것으로 자주 지적되곤 하지만, 이태리 노조에 대하여 좀더 면밀히 관찰해 보면, 급진적 요구가 강했던 시기에는 1인1표제 등 민주적인 절차가 잘 지켜지지 않았던 시기였다. 그리고 최근 이태리 노조가 온건한 방향을 전략적인 변신을 하게 된 것도 의사결정 과정에 평조합원들의 의사가 크게 반영됫기 때문이다.(Lucio Baccaro, 2001, pp.185-6)
노조의 민주화를 위해서는 노조설립부터가 민주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환언하면, 조합원에 의한 조합의 지배는 민주적 선거제도를 통하여 조직이 편성되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물론 이를 위하여서는 필요시 정부가 개입하여 선거를 공영화해야 할 필요가 있겠지만, 깨끗한 비밀투표와 개표를 보장키 위한 제도적 장치 등을 노조 스스로가 먼저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한국 노조의 정치제도도 개선은 기업단위의 직선제 도입이나 임기단축에 그치고 있는데, 이 역시 현재의 한국 상황에서는 후보에 대한 정확한 정보없이 선거가 실시되고 있다는 점, 간부들의 잦은 교체로 간부의 장기적 육성과 경험축적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점 등의 문제점이 있다. (노진귀, 1998, pp.191-192) 이러한 문제점들을 개선하여 좀더 합리적인 민주적 선거제도를 정착해 나가야 할 것이다.
조합운영의 민주화는 조합원에 의한 조합의 지배가 선행되어야만 가능하다. 조합운영의 민주화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몇 가지 방안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첫째, 조합원의 조합활동에 대한 참여를 활성화하여, 노동조합의 조합 그 자체나 조합임원보다도 조합원의 권익증진에 더욱 힘 쓸 수 있도록 조합 의사 결정에 있어 조합원들의 좀더 폭넓은 참여를 제도화해야 할 것이다.
둘째, 소수의견도 경청하고 반영하는 열린 노조운영이 요청된다. 한국 노조의 경우, 집행부 안이 평조합원과 산하조직이 참여하는 토론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통과되는 오랜 관행이 있다. 이론적이고 실천적이고 자기비판적인 노조내부의 민주적인 토론을 통한 의견수렴의 장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며, 이는 내부적 결속을 다지는데도 크게 기여를 할 것이다.유르겐 하마마스의 소위 '의견교환문화(discourse culture)를 적극 개발해 나가야 할 것이다.(Habermas 1993, pp.1-17)
민주주의 국가에 있어서 노조는 민주주의를 배우는 하나의 실습장이다. 전체주의가 권력을 장악하면 노동조합부터 파괴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노조를 통하여 민주적인 선거와 민주적인 운영이 무엇인가를 배우며 자기의 권리와 남의 권리가 무엇인지도 배운다. 민주주의의 훈련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많은 근로자들에게는 노조가 민주주의를 배우는 유일한 곳인지도 모른다. 노조지도자들은 이러한 민주주의의 실습장으로서의 노동조합을 민주적으로 운영함으로써 나아가 정치적 민주주의의 정착에 기여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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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관계,   노조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