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교육]「만인보」의 서사 구성 방식 - 연작 형식을 통한 총체성의 구현, 이질적 요소의 병치를 통한 역사의 재발견, 전통적 시적 서사 양식의 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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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국어교육]「만인보」의 서사 구성 방식 - 연작 형식을 통한 총체성의 구현, 이질적 요소의 병치를 통한 역사의 재발견, 전통적 시적 서사 양식의 계승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목차

1. 연작 형식을 통한 총체성의 구현

2. 이질적 요소의 병치를 통한 역사의 재발견

3. 전통적 시적 서사 양식의 계승

본문내용

보가 근대적인 이야기시 이전에 ‘서사적 요소’를 내포하고 있던 시적 전통에 닿아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만인보의 개별 시편들이 “조선조 후기 한문학에서 민가(民家)적인 시적 양식으로 두드러졌던 악부시(樂府詩)나 다산 등의 서사한시에서 거의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연사이발(緣事而發)’의 구조, 즉 ‘사건의 점묘’와 그에 대한 ‘시인의 감회’ 양대 부분의 결합양상을 보이는 것이 보통”이라는 것이다.
조선 후기의 서사한시는 봉건체제의 모순을 그리면서 그로 인해 고통 받는 민중들의 삶을 구체적 인물의 형상을 통해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어 주관적 감정의 표출에 치우친 한시와는 차별점을 지닌다. 서사한시의 창작 계층은 사대부 지식인들이었는데, 이들은 기층민들에 대한 연민과 동정을 토대로 그들의 삶을 기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서사한시는 시적 대상인 민중과 창작 주체인 사대부 지식인 사이의 거리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당대의 서사한시는 시점이나 사건 전개의 구체적인 방식에 있어 차이를 보이기도 하지만 대체로 시인이 어딘가에 있다가 혹은 어딘가로 가는 도중에 보고 들은 내용을 작품화한다. 그렇기 때문에 시인이 사건의 중심에 선 인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먼저 들려주고 난 뒤 이에 대한 자신의 감회와 주관을 서술하는 형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
그대는 보지 못했소?// 동쪽 마을 처녀/ 저는 시집도 못 가면서/ 작년도 올해도 삯바느질/ 신부옷 짓고 있는 것을.// 명주며 능라 마름질하기/ 어려서부터 익은 솜씨인지라/ 신묘한 저 재주/ 천하에 견줄 데 드물다네.// 동쪽 마을 저 처녀/ 스무 살 한창 나이/ 삼단 같은 머리 땅에 치렁치렁/ 얼굴은 꽃처럼 피었는데// 낡고 해진 옷/ 얼룩덜룩 기워 입고./ 연지 분 어떻게 생겼나/ 얼굴에 화장 한번 못해 봤지.// 아침 끼니 거르고/ 저녁 끼니 거르고/ 바늘 쥐고 앉았으면/ 실이 헝클어져 나가질 않네.// …… <중략> …… // 허름한 집에 날이면 날마다/ 자라는 건 무엇이 있나요?/ 가난한 골목에 버드나무/ 시들한 기운이 도는구나.// 일마다 점차로 어려워 가니/ 괴로운 이 신세 어찌하랴!/ 예로부처 처녀가/ 빈한한 가정에 있고 보면/ 나이도 얼른 과년하고/ 용모도 이울기 십상이라지.
― 김규, 가난한 집 여자의 탄식(貧女歎) 전문.
이 시는 “부모님 모두 돌아가시고/ 오라비마저 고인이 되고” 하나 남은 올케마저 삼 년이나 병석에 누워 있어 삯바느질로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스무 살 처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도입부의 “그대는 보지 못했소?”는 그녀를 바라보는 시인의 존재를 분명히 한다. 관찰자의 위치에서 이야기를 시작한 시인은 가난을 벗어날 길 없는 그녀의 삶과 노동을 축약해서 제시하기도 하고 시들한 버드나무에 빗대어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그녀의 내면을 엿보기도 한다. 말미에 이르러 시인은 가난한 집에서 생계를 꾸리느라 “나이도 얼른 과년하고/ 용모도” 쉬이 이우는 것이 그녀에게만 있는 일이 아님을 확인시킨다.
“봄이면/ 소작인 농투산이 절반이/ 산으로 들로 헤매어/ 초근목피 찾아야” 사는 현실 속에서 “못 먹는 풀뿌리/ 잘못 먹고/ 입에 거품 물로 쓰러진 아낙”(화양댁, 만인보 7)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고은의 태도도 이와 다르지 않다. 소작료 때문에 1년 내 농사일을 하고도 먹을 것을 구할 수 없어 산으로 들로 풀뿌리를 캐고 다니는 사람들 사이에서 여인의 죽음은 슬퍼할 일도 아닌 현실을 보여줌으로써 그토록 허망한 죽음이 그녀에게만 닥친 일은 아님을 암시한다. 그리고 시인은, 여인의 어린 아들만이 홀로 그녀의 죽음을 슬퍼하다 지쳐 잠든 서글프리만큼 고요한 밤 풍경을 통해 그녀의 죽음을 애도한다. 만인보의 시편들 중에서는 이보다 적극적으로 시인이 직접 자신의 목소리로 추임새를 넣는 경우도 적지 않아서, 특정 인물에 얽힌 이야기를 먼저 제시하고 그에 대해 시인 자신의 논평을 덧붙이는 형식의 것들을 종종 발견하게 된다. 객관적 사실의 전달이나 주관적 감정의 표출 어느 한쪽에 배타적으로 치우치지 않으려는 노력이 사실과 논평으로 나뉘는 형식으로 귀결된 것이다.
이에 대해 그 자체 완결성을 지니는 이야기에 시인의 주관적 견해를 덧붙임으로써 만인보의 상당 수 시편에서 이야기와 시인의 분리를 목격하게 된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한다. 독자의 입장에서는 시의 뒷부분에 제시되는 시적 화자의 목소리에 압도되어 이야기에 몰입할 기회를 차단당할 수 있으며, 그 때문에 중심이 되어야 할 이야기가 생명력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 비판의 요지이다. 그러나 시적 대상에 대한 객관적 거리를 확보함으로써 사실성을 강화되는 한편으로 사실의 기술에 함몰되지 않는 서정시의 본령을 따르고자 한 고뇌가 서사한시의 양식적 특성과 연결고리를 찾도록 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리고 시인의 논평이 과도한 요설로 흐르지 않고 압축적으로 시정을 표현하거나 시정을 시적 화자의 입을 통해서 직접 토로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매개를 거쳐 드러내는 경우, 시의 서사적 요소와 서정적 환기력의 긍정적 상호작용을 이끌어낼 수 있다.
덧붙여 전통적인 서사 양식 중 전(傳)도 입전한 인물의 집안, 신분, 성명, 거주지 등에 대한 서술을 담고 있는 인정기술(人定記述), 그 인물이 살아 왔던 행적(行蹟), 그리고 입전자의 평가인 논찬(論贊)의 3단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전에서 인물의 행적을 기술하는 부분과 평가를 엄밀하게 분리한 것은 행적, 즉 사실을 기술하는 데 있어 작가의 주관적인 견해가 개입되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반영한 것이었다. 이는 후대로 올수록 행적에 대한 기록에 작가의 주관적인 견해를 녹여내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전 형식의 2단 구성으로의 변형을 가져오게 된다. 서사한시와 전의 관련성을 따로 논의하지 않더라도 만인보가 개별 주체들의 삶을 다루는 데 있어 ‘전’과 유사성을 지닌다는 점을 이해하는 데 장애가 되지는 않는다. ‘인물의 서사’를 대표하는 ‘전’ 양식이 역사적 인물에 대한 기술에서 시작해 허구적 인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물들의 생애로 그 대상을 넓혀간 것도, 평범한 인물을 역사 속에서 다루고자 하는 시인의 의도와 관련지어 해석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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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14.10.06
  • 저작시기20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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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번호#94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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