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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이나, 분위기, 정황상의 증거 등등은 모두 박현규로 귀결된다. 영화의 후반까지도 박현규가 범인이 아니면 안되었을 정도로 박현규는 범인으로서 유력한 요인들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국과수에서 날라온 유전자 감식결과 서류 하나로 모든 것들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모든 정황은 박현규를 가르키는데 그 서류 하나만이 모든 것을 수포로 돌려버린 것이다. 이 결과에 맥이 풀리고 뒤통수맞은 듯한 느낌을 받은 것은 박두만과 서태윤 뿐만이 아닐 것이다.
게다가 마지막 장면에서 박두만이 카메라를 주시하는 장면은 정말 기가막힌 엔딩컷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박두만은 카메라를 주시했지만 영화를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바로 우리들을 주목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만약 범인이 이 영화를 보았다면? 어딘가에 살아있을 범인이 이 영화를 보다가 마지막 장면 박두원의 눈빛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감독은 아마도 이 영화를 본 범인에게 일말의 위기감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을 것이다. 기발하면서도 멋진 발상이다.
이 영화는 아마도 내가 본 한국영화 중 손에 꼽히는 영화가 될 것이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 세월이 지나도 이 영화가 가진 명작의 값어치는 더욱 진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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