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한참 동안 손가락으로 똑똑 두드려 보셨어. 마치 잘 익은 수박을 고를 때처럼 말야. 그래서 그 와중에도 웃음이 터질 뻔했지.
할머닌 한참을 여기저기 두드려 보시더니 말씀하셨어.
“체했구나. 그래서 여기가 이렇게 꽉 막혀 있는걸.”
체했다는 말에 안심이 되기도 했지만 약간 미심쩍기도 했어. 할머니가 의사는 아니시잖아. 그렇지만 가만히 있기로 했어.
할머닌 나를 편안하게 바로 눕히시더니 내 배를 손으로 살살 문지르기 시작하였어. 까칠까칠한 할머니의 손바닥이 금방 느껴졌어.
난 무심코 벽에 걸려 있는 벽시계를 쳐다봤어. 시계 바늘이 새벽2시를 가리키고 있었어. 졸립고 피곤하실 텐데 한 마디 불평도 없이 일어나 내 배를 문질러주시는 고마운 우리 할머니. 만약 할머니가 지금 내 경우 였다면 나도 할머니처럼 일어나서 이렇게 할 수 있는가?
할머닌 손을 바꿔가며 삼십 분이 넘게 내 배를 문지르셨어. 아,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내 아픈 배가 조금씩 낫는 거야. 아빠 말씀처럼 할머니 손은 정말 약손인가봐.
안방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방으로 들어왔어. 할머닌 새벽의 그 소동 때문에 피곤하셨던지 아랫목에 계속 누워 계셨어. 내가 몇 번이나 할머니께 아침 진지 드시라고 말씀드렸지만 할머닌 꼼짝도 못 하셨어.
난 시간이 늦어 서둘러 등교 준비를 했어. 시간표를 보며 책가방을 쌌지. 미술 수업이 있어서 지난 시간에 만들다 만 공작물을 찾았어. 못쓰는 깡통으로 연필꽂이 통을 만든 거였어.
그런데 이게 좀처럼 보이지 않는 거야. 분명히 책상 옆에 놓아 뒀었는데 말야. 한참을 찾았어. 혹시나 싶어 할머니가 담배 놓아 두시는 곳까지 슬쩍 뒤졌지. 세상에! 내 공작물이 그 안에 있는 거야. 담배 꽁초를 수북이 담고서. 순간 나는 새벽녘 할머니의 수고도 까맣게 다 잊어버린ㄴ 채 할머니가 막 미운 거야. 할머니랑 한방을 쓰는 게 너무너무 싫은거야. 난 방문을 쾅 소리나게 닫아버리고 방을 나갔어.
수업을 끝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어. 근데 뜻밖에도 아빠가 집에 계신거야. 지금쯤 공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계셔야 할 아빠가 말야. 근데 아빠의 얼굴이 어쩐지 좀 어두워 보였어. 그래서 내가 조심스럽게 아빠한테 여쭤 봤어.
“아빠, 벌써 퇴근하고 오신 거예요?”
“아니, 퇴근한게 아니라 할머니가 아프셔서 방금 조퇴하고 왔다. 너 학교 가고 없을 때, 할머니가 갑자기 아프셔서 119구급차에 실려가셨어. 그래서 엄마가 식당에도 못 나가고 지금 병원에서 할머니 간호하고 계신다. 나도 지금 병원에 갈 테니까 집 잘 보고 있어.”
아빤 작업복을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급히 집을 나가셨어. 은근히 걱정이 되더군. 엄마가 종종 말씀하시던 그 나쁜 일이 마침내 할머니한테 일어나는 건 아닐까 하고.
난 방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왔어. 할머니가 안 계시니 방안이 훨씬 더 깨끗해 보였어. 물론 담배 냄새도 덜 나고. 난 모처럼 내 차지가 된 방안에서 자유롭게 숙제를 하기 시작했어.
할머니가 병원에 입원하신 지 일 주일이 됐어. 그 동안 나는 딱 한 번 할머니를 문병 갔어. 할머니는 코에 가느다란 튜브를
할머닌 한참을 여기저기 두드려 보시더니 말씀하셨어.
“체했구나. 그래서 여기가 이렇게 꽉 막혀 있는걸.”
체했다는 말에 안심이 되기도 했지만 약간 미심쩍기도 했어. 할머니가 의사는 아니시잖아. 그렇지만 가만히 있기로 했어.
할머닌 나를 편안하게 바로 눕히시더니 내 배를 손으로 살살 문지르기 시작하였어. 까칠까칠한 할머니의 손바닥이 금방 느껴졌어.
난 무심코 벽에 걸려 있는 벽시계를 쳐다봤어. 시계 바늘이 새벽2시를 가리키고 있었어. 졸립고 피곤하실 텐데 한 마디 불평도 없이 일어나 내 배를 문질러주시는 고마운 우리 할머니. 만약 할머니가 지금 내 경우 였다면 나도 할머니처럼 일어나서 이렇게 할 수 있는가?
할머닌 손을 바꿔가며 삼십 분이 넘게 내 배를 문지르셨어. 아,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내 아픈 배가 조금씩 낫는 거야. 아빠 말씀처럼 할머니 손은 정말 약손인가봐.
안방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방으로 들어왔어. 할머닌 새벽의 그 소동 때문에 피곤하셨던지 아랫목에 계속 누워 계셨어. 내가 몇 번이나 할머니께 아침 진지 드시라고 말씀드렸지만 할머닌 꼼짝도 못 하셨어.
난 시간이 늦어 서둘러 등교 준비를 했어. 시간표를 보며 책가방을 쌌지. 미술 수업이 있어서 지난 시간에 만들다 만 공작물을 찾았어. 못쓰는 깡통으로 연필꽂이 통을 만든 거였어.
그런데 이게 좀처럼 보이지 않는 거야. 분명히 책상 옆에 놓아 뒀었는데 말야. 한참을 찾았어. 혹시나 싶어 할머니가 담배 놓아 두시는 곳까지 슬쩍 뒤졌지. 세상에! 내 공작물이 그 안에 있는 거야. 담배 꽁초를 수북이 담고서. 순간 나는 새벽녘 할머니의 수고도 까맣게 다 잊어버린ㄴ 채 할머니가 막 미운 거야. 할머니랑 한방을 쓰는 게 너무너무 싫은거야. 난 방문을 쾅 소리나게 닫아버리고 방을 나갔어.
수업을 끝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어. 근데 뜻밖에도 아빠가 집에 계신거야. 지금쯤 공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계셔야 할 아빠가 말야. 근데 아빠의 얼굴이 어쩐지 좀 어두워 보였어. 그래서 내가 조심스럽게 아빠한테 여쭤 봤어.
“아빠, 벌써 퇴근하고 오신 거예요?”
“아니, 퇴근한게 아니라 할머니가 아프셔서 방금 조퇴하고 왔다. 너 학교 가고 없을 때, 할머니가 갑자기 아프셔서 119구급차에 실려가셨어. 그래서 엄마가 식당에도 못 나가고 지금 병원에서 할머니 간호하고 계신다. 나도 지금 병원에 갈 테니까 집 잘 보고 있어.”
아빤 작업복을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급히 집을 나가셨어. 은근히 걱정이 되더군. 엄마가 종종 말씀하시던 그 나쁜 일이 마침내 할머니한테 일어나는 건 아닐까 하고.
난 방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왔어. 할머니가 안 계시니 방안이 훨씬 더 깨끗해 보였어. 물론 담배 냄새도 덜 나고. 난 모처럼 내 차지가 된 방안에서 자유롭게 숙제를 하기 시작했어.
할머니가 병원에 입원하신 지 일 주일이 됐어. 그 동안 나는 딱 한 번 할머니를 문병 갔어. 할머니는 코에 가느다란 튜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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