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창작론 황순원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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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소설창작론 황순원 학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며 한숨이나 연거푸 피어댔다. 우리는 그렇게 한동안 아무 말도 없었다.
옆집 함흥댁이 또 입방정을 떨어댄다. 이제부터 성삼이한테 잡히는 사람은 그야말로 뼈도 못 추릴 거라는 둥 연신 입에 침까지 튀어가며 한참을 떠들어대더니 내 반응이 영 시큰둥하자 겸연쩍은 듯 자리를 뜬다.
그제서야 아까 못다 한 대꾸를 마음속으로 되뇌어 본다.
’저두 살 길 찾으려면 어쩔 도리 있었겠어. 덕재 아니... 우리 바깥양반도 별 힘 못써보구 농민동맹 위원장을 떠맡아 왔기로서니 어디 날벌레 하나 못 죽이는 반푼이 인데 말이야.’
어느 날은 또 하루가 다르게 배가 불러가는 나에게 이런 말도 했더랬지.
‘꼬맹이 너는 대들보 아래에 숨어라. 아무리 금수 심보를 가졌대도 애 밴 아녀자에게 해코지하겠냐 만은 놀라 애 떨어지면 안 될 일이다. 조용히 숨어서 내 기척이 사라지면 열 백번쯤 세고 나오너라.’
내 속이 타들어가는 것도 모르고 그저 가만히나 있으란다.
하나둘씩 짐을 꾸리더니 간밤에 집과 평상 마루만 남기고 사라졌다. 이제 이 마을에는 덕재와 덕재 아버지와 나를 포함한 두세 가구가 남았고 사람이 없어선지 학들이 드나들어 옹기종기 모여있는 것이 꼭 백발노인의 형체 같아 보기보다 쓸쓸해 보이지는 않는다.
사람은 죄 사라졌을지언정 학은 고대로 남아 있으니 뛰놀던 철부지들과 주민들만 다시 돌아오면 다시 활기를 띨 수 있으련만...
덕재 말 그대로 시아버님을 데리고 아궁이 뒤편에 숨어 있으려니 건장한 사내들이 몰려 들어오는 소리가 났다. 걸려들면 총살감이라는 말에 그만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벽 틈 사이로 내다보니 덕재는 아닌 듯 고개를 가로저으며 홱 등을 돌리고 저들을 따라나서는 것이다.
“얘 은옥아, 너이 서방 잡혀갔는데 뭣 한다고 이제야 나와보니!”
역시 함흥댁은 동네 소식통이다. 흐릿한 웃음으로 답변을 대신한 채 돌아서며 생각해 본다.
그래, 이렇게 배는 남산만 해가지고 바짓가랑이를 잡을 수나 있었겠어. 믿는 구석이 있는 건지 무대뽀 심산인지... 그저 학을 만났기를 바라야지.
나중에야 들은 얘기지만 어린 시절 개구쟁이 둘이서 학이나 쫓으며 괴롭히고 다닌 줄 알았더니만 서울서 누가 학을 잡으러 왔다고 했을 때 둘이 혼비백산해서는 학을 풀어주었다지. 죽은 줄 알았던 학이 다시 하늘로 날아올랐을 때의 그 감격스러운 순간에 대해 남편은 몇 번이고 나에게 되뇌고는 했었다.
“얘, 아가. 오늘은 덕재 소식 못 들었니? 내 간밤에 꿈이 영 뒤숭숭한 것이 여간 걱정이 되는 것이 아니구나.”
“아버지, 별일 없을 거예요. 농민 동맹 부위원장이라는 거 어차피 좋아서 완장 찬 것도 아니잖아요.”
겉으로는 씩씩한 척 말은 그렇게 했지만 마음속에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불안감은 좀처럼 사그라들 줄을 모른다. 짐짓 태연한 척 날로 부풀어가는 배를 쓰다듬으며 혼잣말을 되뇌어본다.
‘아가, 다 괜찮아질 거야. 아버지가 너 태어나기 전엔 꼭 돌아오실 테니까. 부디 아무 걱정 말고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나는 그렇게 뱃속 아기에게 끊임없이 마음의 말을 전하며 마음속의 불안감을 잠재우려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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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지수7페이지
  • 등록일2023.12.28
  • 저작시기2023.12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1233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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