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본문내용
동문 밖 반리의 금강사터에 있는데 사방에 이웃이 없고 따이 자못 외진 곳에 몇 개의 기둥을 터에 의지하여 초가를 세웠는데 자못 밝게 드러난다. 안에는 작은 온돌이 하나 있고 밖에 끝마루와 시원한 마루가 반 칸 있는데 역시 해가 잘 들고 달이 잘 든다. 마루 처마 밑에 늙은 감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잎이 두터워 그늘이 지는데, 언제나 이 마루에 앉아 이 나무를 가까이 어루만진다.
屋圍而石墻以醜石素積高丈餘上施鹿角木墻去 僅半疋高而圍狹奉國法也然石墻高狹土俗皆然以防盲風 雪況吾居旣孤寇亦可慮使吾自計不得不爾但稍寬則有矣墻旣 眼無好狀雖栽植似亦無趣且吾時日不能自保無久遠心不暇以栽植
집 주위에 거친 돌로 성기게 쌓은 돌담이 있는데 높이는 열자 남짓하다. 그 위에 사슴 뿔같은 나무담을 설치하였는데 처마에서 반 필만큼의 높이로 좁게 두른 것은 국법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돌담이 높고 좁은 것은 풍속이 그러한 까닭으로 이로써 사나운 바람과 눈을 막는다. 상황이 내가 거처하는 곳이 이미 외롭고 또한 염려스러워 부득이 내 스스로 계획하여 다만 조금 넓힐 것이다. 담장이 이미 눈에 꺼리고 모양이 좋지 않아 비록 나무를 심어도 그리 취미가 없을 듯하다. 또 내 시일이 능히 스스로 보존하지 못하고 구원한 마음이 없으므로 틈을 내어 심지 못한다.
爲意今得君言栽檜老蒼之事能起吾趣自明春欲列栽柑橘榧爲意.屋墻外二十許步正北有古梨樹一株高丈餘枝 葉薄非好樹暫治而亭之環以苦竹然地勢高遠則北望滄海(海去亭一里許)楸子諸島歷歷眼底稍遠則西望城中村烟官柳及城南果園(在內城之南外城之內前泉之源乃官植橘柚之園外城爲泉重築里餘使泉在城內此園去吾亭半里呼聲不遠)橘林頗有景致最近則俯臨金剛社果園(亦官園)橘柚滿植園去亭可五六十許步限以石墻然有小竹逕可通時得逍遙其下玉葉金實靑黃橘爛劈之香 君所謂長歌橘柚林斯時也得不 然一延頸相憶耶惡地斯亭有少賴焉
이제 그대의 말에 능히 나무를 심어 노창하여지는 일이라기에내 취미로 삼아 내년 봄부터 감귤과 비자를 심고자 하는 뜻이 있다. 집의 담 밖 스무 걸음 정도의 정북에 오래된 배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높이는 열자 남짓하고 가지가 성기고 잎이 얇아 좋은 나무는 못되나 잠시 다스리어 정자 나무로 삼고, 고죽을 둘렀다. 그러나 지세는 높아 멀면 곧 북쪽으로 창해(바다는 정자에서 1리 쯤의 거리이다)가 보이는데, 추자의 모든 섬이 눈 아래 역력하다. 조금 머리 곧 서쪽을 보면 성안 마을 연기와 관의 버드나무 및 성 남쪽에 과원(내성의 남문 밖 외성의 안 바로 앞에 샘이 솟는 근원이다. 이에 관에서 심은 과원이 성 밖에 있고 샘이 있어서 1리 남짓 중축하여 샘이 성 안에 있게 하였다. 이 과원은 내 정자에서 반 리 정도에 있어 부르는 소리가 들릴만큼 멀지 않다.)이 있는데, 이 귤림이 자못 경치가 있고 가장 가까운 즉 금강사 과원(역시 관원)을 임함에 귤과 유자가 가득 심어져 있고 정자에서 오륙십 걸음 안에 있는데 돌담을 둘러 있다. 그러나 작은 대나무숲길이 가히 통할 수 있어 가끔 그 아래에서 거닐면 옥엽과 금실, 푸르고 누른 귤빛과 쪼개면 향기가 뿜어진다. 그대가 말한 바 길이 귤림하에서 노래함이 이 때라. 창연히 목을 뽑아 생각지 아니하랴. 모진 땅에 정자가 있어 조금 힘 입음이 있다.
又吾居幸近泉發源城南果園之東隅源發卽大(可如福泉洞水)流出東城底以資吾汲用(汲處僅四十步許)冷洌如氷(地本無氷賴此泉滌煩又州夏日氷內于此)但下流汚不可弄翫(汲先旣多勢不得不汗)至海口成潭(至此水淸又有淸潭深處人不得行可泛舟中産銀脣最多傍有蘆葦之屬稍有江湖之幽趣)産銀口魚或網得或釣得海有小魚數種亦可坐岸而釣如此似差可而興味甚淺不如淸江澗溪之樂盖坐處無小可者故也
또 내 거처는 다행히 샘이 가까운데 성 남쪽 과원의 동쪽에서 발원하여 크게 흘러(가히 복천동 물과 같다) 동성 밑으로 내리므로, 내가 이물을 길어다 쓴다(물 긷는 곳은 사십보 정도의 거리다). 물이 차고 시원하기가 얼음과 같은데(이 땅에는 본래 얼음이 없는데 이 샘에 힘입어 답답함을 씻는다. 또 이 곳이 어름일지라도 이 안에 얼음이 있다.) 다만 하류가 더러워 가히 구경할만 못하고(물 긷기를 이미 많이 하니 마를 수밖에) 바다 어귀에 이르러 못을 이룬다(이에 이르러 물은 맑고, 또 맑은 못을 이루어 깊은 것은 사람이 가기 어려워 배를 띄우는데 은순이 많이 나고 갈대부치가 있으며 강호는 고요하고 깊숙한 정취가 있다.). 은구어가 나는데 혹 그물로 잡고 혹 낚시로 잡는데 바다에 작은 고기류가 수종 있어 역시 언덕에 앉아 낚시를 하는데 이와 같은 것은 흥미가 심히 얕아서 청강간계의 즐거움만 같지 못하다. 대개 앉을 만한 곳이 작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다.
海釣則又風浪淘蹙絶少安帖之日尤無淡雅之味且所偕非土人卽方生(生名舜賢判官之妻 學儒於吾輩事頗聞風持意足多稍可談話而染俗乏雅於江湖無入處然海外遇斯人豈非幸甚歟)
바다 낚시는 곧 또한 풍랑이 출렁대어 잔잔한 날이 드물고 더욱이 담아한 맛이 없으며, 또한 함께하는 데 지방 사람이 아닌 즉 방생(생의 이름은 순현이다. 판관의 처남으로 나에게 유학을 배운바가 있는데, 풍문에 들으니 자못 뜻하는 바가 있어 가히 말할만 하나 속세에 물이들어 청아함이 모자라고 강호에 들 곳이 없다. 그러나 바다 밖에서 사람을 만남에 어찌 심히 다행이 아니랴)이다.
豈足發吾興旣無意中人可共如君所言略無心悰且國法可畏故其出甚稀一朔不過或一或二或踰朔不出梨亭亦不甚數出橘園尤稀往 獨步 增索寞耳(橘熟時則嫌亦宜遠官有直守)
이미 의중에 사람이 없으니 어찌 나의 흥이 일것이며 그대가 말한 바와 같이 대략 즐거운 마음이 없다. 또한 국법이 가히 두려운 까닭으로 외출이 심히 적어 한 단레 혹 한 번 혹 두 번에 불과하여 달이 지나도 나가지 않는 때가 있으며, 이정 또한 자주 나가지 않는다. 귤원은 더욱 가끔 가서 걸으니 삭막함이 더할 뿐이다(귤이 익으면 곧 혐의가 있어 멀리하는 것이나 관언이 지키고 있다.).
骨肉隔絶親知悠緬昔時遊從凋喪己多天外孤身幾嘗世故尋常處心固未嘗不怡然順理而忽念到亦未嘗不 然以感也.
골육은 멀리 떨어지고 친지의 소식마저 끊기니 지난 날 함께 놀던 이도 벌써 죽은 이가 많으니 하늘가의 외로운 이몸 얼마나 세상 변고를 맛볼 것인가. 일찍이 편한 마음가짐으로 진실로 태연히 순리를 받아들이지 않으려 함이 아니로되 홀연히 생각이 미치어 또한 처량한 느낌이 없지 않다.
屋圍而石墻以醜石素積高丈餘上施鹿角木墻去 僅半疋高而圍狹奉國法也然石墻高狹土俗皆然以防盲風 雪況吾居旣孤寇亦可慮使吾自計不得不爾但稍寬則有矣墻旣 眼無好狀雖栽植似亦無趣且吾時日不能自保無久遠心不暇以栽植
집 주위에 거친 돌로 성기게 쌓은 돌담이 있는데 높이는 열자 남짓하다. 그 위에 사슴 뿔같은 나무담을 설치하였는데 처마에서 반 필만큼의 높이로 좁게 두른 것은 국법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돌담이 높고 좁은 것은 풍속이 그러한 까닭으로 이로써 사나운 바람과 눈을 막는다. 상황이 내가 거처하는 곳이 이미 외롭고 또한 염려스러워 부득이 내 스스로 계획하여 다만 조금 넓힐 것이다. 담장이 이미 눈에 꺼리고 모양이 좋지 않아 비록 나무를 심어도 그리 취미가 없을 듯하다. 또 내 시일이 능히 스스로 보존하지 못하고 구원한 마음이 없으므로 틈을 내어 심지 못한다.
爲意今得君言栽檜老蒼之事能起吾趣自明春欲列栽柑橘榧爲意.屋墻外二十許步正北有古梨樹一株高丈餘枝 葉薄非好樹暫治而亭之環以苦竹然地勢高遠則北望滄海(海去亭一里許)楸子諸島歷歷眼底稍遠則西望城中村烟官柳及城南果園(在內城之南外城之內前泉之源乃官植橘柚之園外城爲泉重築里餘使泉在城內此園去吾亭半里呼聲不遠)橘林頗有景致最近則俯臨金剛社果園(亦官園)橘柚滿植園去亭可五六十許步限以石墻然有小竹逕可通時得逍遙其下玉葉金實靑黃橘爛劈之香 君所謂長歌橘柚林斯時也得不 然一延頸相憶耶惡地斯亭有少賴焉
이제 그대의 말에 능히 나무를 심어 노창하여지는 일이라기에내 취미로 삼아 내년 봄부터 감귤과 비자를 심고자 하는 뜻이 있다. 집의 담 밖 스무 걸음 정도의 정북에 오래된 배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높이는 열자 남짓하고 가지가 성기고 잎이 얇아 좋은 나무는 못되나 잠시 다스리어 정자 나무로 삼고, 고죽을 둘렀다. 그러나 지세는 높아 멀면 곧 북쪽으로 창해(바다는 정자에서 1리 쯤의 거리이다)가 보이는데, 추자의 모든 섬이 눈 아래 역력하다. 조금 머리 곧 서쪽을 보면 성안 마을 연기와 관의 버드나무 및 성 남쪽에 과원(내성의 남문 밖 외성의 안 바로 앞에 샘이 솟는 근원이다. 이에 관에서 심은 과원이 성 밖에 있고 샘이 있어서 1리 남짓 중축하여 샘이 성 안에 있게 하였다. 이 과원은 내 정자에서 반 리 정도에 있어 부르는 소리가 들릴만큼 멀지 않다.)이 있는데, 이 귤림이 자못 경치가 있고 가장 가까운 즉 금강사 과원(역시 관원)을 임함에 귤과 유자가 가득 심어져 있고 정자에서 오륙십 걸음 안에 있는데 돌담을 둘러 있다. 그러나 작은 대나무숲길이 가히 통할 수 있어 가끔 그 아래에서 거닐면 옥엽과 금실, 푸르고 누른 귤빛과 쪼개면 향기가 뿜어진다. 그대가 말한 바 길이 귤림하에서 노래함이 이 때라. 창연히 목을 뽑아 생각지 아니하랴. 모진 땅에 정자가 있어 조금 힘 입음이 있다.
又吾居幸近泉發源城南果園之東隅源發卽大(可如福泉洞水)流出東城底以資吾汲用(汲處僅四十步許)冷洌如氷(地本無氷賴此泉滌煩又州夏日氷內于此)但下流汚不可弄翫(汲先旣多勢不得不汗)至海口成潭(至此水淸又有淸潭深處人不得行可泛舟中産銀脣最多傍有蘆葦之屬稍有江湖之幽趣)産銀口魚或網得或釣得海有小魚數種亦可坐岸而釣如此似差可而興味甚淺不如淸江澗溪之樂盖坐處無小可者故也
또 내 거처는 다행히 샘이 가까운데 성 남쪽 과원의 동쪽에서 발원하여 크게 흘러(가히 복천동 물과 같다) 동성 밑으로 내리므로, 내가 이물을 길어다 쓴다(물 긷는 곳은 사십보 정도의 거리다). 물이 차고 시원하기가 얼음과 같은데(이 땅에는 본래 얼음이 없는데 이 샘에 힘입어 답답함을 씻는다. 또 이 곳이 어름일지라도 이 안에 얼음이 있다.) 다만 하류가 더러워 가히 구경할만 못하고(물 긷기를 이미 많이 하니 마를 수밖에) 바다 어귀에 이르러 못을 이룬다(이에 이르러 물은 맑고, 또 맑은 못을 이루어 깊은 것은 사람이 가기 어려워 배를 띄우는데 은순이 많이 나고 갈대부치가 있으며 강호는 고요하고 깊숙한 정취가 있다.). 은구어가 나는데 혹 그물로 잡고 혹 낚시로 잡는데 바다에 작은 고기류가 수종 있어 역시 언덕에 앉아 낚시를 하는데 이와 같은 것은 흥미가 심히 얕아서 청강간계의 즐거움만 같지 못하다. 대개 앉을 만한 곳이 작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다.
海釣則又風浪淘蹙絶少安帖之日尤無淡雅之味且所偕非土人卽方生(生名舜賢判官之妻 學儒於吾輩事頗聞風持意足多稍可談話而染俗乏雅於江湖無入處然海外遇斯人豈非幸甚歟)
바다 낚시는 곧 또한 풍랑이 출렁대어 잔잔한 날이 드물고 더욱이 담아한 맛이 없으며, 또한 함께하는 데 지방 사람이 아닌 즉 방생(생의 이름은 순현이다. 판관의 처남으로 나에게 유학을 배운바가 있는데, 풍문에 들으니 자못 뜻하는 바가 있어 가히 말할만 하나 속세에 물이들어 청아함이 모자라고 강호에 들 곳이 없다. 그러나 바다 밖에서 사람을 만남에 어찌 심히 다행이 아니랴)이다.
豈足發吾興旣無意中人可共如君所言略無心悰且國法可畏故其出甚稀一朔不過或一或二或踰朔不出梨亭亦不甚數出橘園尤稀往 獨步 增索寞耳(橘熟時則嫌亦宜遠官有直守)
이미 의중에 사람이 없으니 어찌 나의 흥이 일것이며 그대가 말한 바와 같이 대략 즐거운 마음이 없다. 또한 국법이 가히 두려운 까닭으로 외출이 심히 적어 한 단레 혹 한 번 혹 두 번에 불과하여 달이 지나도 나가지 않는 때가 있으며, 이정 또한 자주 나가지 않는다. 귤원은 더욱 가끔 가서 걸으니 삭막함이 더할 뿐이다(귤이 익으면 곧 혐의가 있어 멀리하는 것이나 관언이 지키고 있다.).
骨肉隔絶親知悠緬昔時遊從凋喪己多天外孤身幾嘗世故尋常處心固未嘗不怡然順理而忽念到亦未嘗不 然以感也.
골육은 멀리 떨어지고 친지의 소식마저 끊기니 지난 날 함께 놀던 이도 벌써 죽은 이가 많으니 하늘가의 외로운 이몸 얼마나 세상 변고를 맛볼 것인가. 일찍이 편한 마음가짐으로 진실로 태연히 순리를 받아들이지 않으려 함이 아니로되 홀연히 생각이 미치어 또한 처량한 느낌이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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