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영의 소설연구

목차

Ⅰ. 서 언

Ⅱ. 생애와 문학 활동

Ⅲ. 작품에 관한 연구
1. 농촌 사회 현실과 농민들의 삶
2. 도시의 궁핍과 지식인의 대응

Ⅳ. 소설 서술 기법과 작가의 현실의식

Ⅴ. 결 어

본문내용

받아들이거나 비현실적 제재를 선정하는 등의 문제점이 있음을 볼 수 있었다. 해방 후의 작품에서는 좌파적 시각이 엿보이는데, 이는 당시의 시대에 대한 작가의 '판단'의 결과로 보았다. 도시를 배경으로 한 작품에서는 지식인이 작중인물로 설정된 것이 많은데, 이들은 대체로 궁핍한 조건 속에 있으며 그럼에도 상황에 대한 태도에서는 무력한 모습으로 되어 있어 시대에 대한 작가의 태도가 유보되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해방 후 발표된 작품에서는 좌파적 시각이 주목되는데, 분명한 태도 표명이 아닌 암시적 수준에 그치고 있어 그것을 작가적 기질이나 시대의 영향이 아닌가 추정하였다. 또한 지식인을 부정적으로 묘사한 특색도 볼 수 있었는 바, 이는 주제 부각을 위한 장치로 볼 수 있음을 밝혔다.
소설 서술 기법은 작품의 '전달'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고 볼 수 있는데, 이 작가의 경우 일부 작품에 나타나는 풍자적 색채, 몇 작품에 보이는 인물의 성격 부여의 뛰어난 성과, 농촌 배경 소설에 보이는 서정적 문체 같은 것은 돋보이는 작가의 역량이라 할 만하다. 반면, 작품 서술에서 전반적으로 취하고 있다고 보이는 리얼리즘적 방법에서 보이는 취약성, 갈등의 조성과 해결에 나타나는 밋밋함, 불필요한 것처럼 보이는 삽화의 잡다한 나열, 장르의 본질에 대한 인식의 불충분함 등은 작품의 성과를 훼손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듯하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작가의 현실의식이라는 면에서 봤을 때는, 당대 현실을 구성하는 근본 基底에 대한 인식의 미비로 인하여 동시대 현실에 대해 뚜렷한 입장 표명이 유보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으며, 해방 후 발표된 작품에서는 좌파적 시각이 혼란기의 한 代案으로서 제시되기는 하였으나 명백하고 강력한 모습은 아니어서 그것이 작가의 기질적 요인이나 시대 상황의 영향이 아닐까 추측해 보았다. 아울러 이런 문제를 논의하면서 사상성이나 역사의식 등을 기준으로 작가의 우열을 가름하는 일이 문학 연구의 본질에서 벗어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위와 같은 논의를 바탕으로 하여 종합적으로 이근영의 작품에 대한 필자 나름의 의견을 말하는 것으로 이 연구를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해방 전이나 후의 작품을 망라하여 동시대 현실의 문제를 제재로 하여 쓰여진 작품들은, 그 현실 인식이나 소설 서술 기법의 측면에서 부분적인 성과는 인정할 수 있으나, 전반적으로 여러 면에서 취약성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견해다. 반면, 비교적 그런 것을 떠나 창작된 작품들은 그 문학적 성취가 상대적으로 인정될 수 있을 것 같은데, 풍자적 색채의 작품들이나 인물의 성격이 잘 부각된 작품이 거기에 해당된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이근영 작품 가운데는 '農牛', '금송아지', '밤이 새거든', '適任者', '말하는 벙어리', '安老人' 등이 문학적 성취도가 높은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작가로서는 버리다시피 하여 작품집에 싣지도 않았던 작품이나 통제된 시대에 消日 삼아 쓴 작품들이 여기에 속하는 것을 보면, 또 하나의 역설을 보는 듯하기도 하여 작가의 의욕이나 욕심이 작품의 성과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이 아니라는 진리를 새삼 확인하게 된다.
끝으로, 분단된 우리 민족의 통일이 빨리 이루어져, 북한에서 쓴 작품들이 모두 자유롭게 검토되고 논의되어 이 작가에 관한 종합적인 연구가 수행됨으로써 우리 소설사에서 정당한 자리매김이 이루어지기를 고대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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