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수용과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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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Ⅰ.미디어 수용과 교육
① 미디어 교육의 의미
② 우리나라 미디어 교육의 상황
③ 미디어 교육의 발전을 위한 과제

Ⅱ.인터넷 문화와 교육
1. 인터넷 활용 수업의 필요성
2. 인터넷 활용 수업이 전통적인 수업과 다른 점
3. 인터넷 활용 수업의 장점
4. 인터넷 활용 수업의 단점
5. 인터넷 활용 수업에서 고려할 사항
6. 교사와 학습자의 역할 및 학습 내용의 변화

본문내용

째, 세대차이가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기성세대가 겪은 세계와는 전혀 다른 인터넷과 게임촹영상촹음반촹가상공간 등의 환경 속에서 자라왔으며, 이러는 가운데 아이들과 어른들 세계는 전혀 다른 코드로 구성되었다. 그러니 이들이 서로를 이해하기는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예컨대, 아이들이 온종일 스타크래프트에 대해 말하고 즐기는 반면, 어른들은 단지 게임에 빠져 있다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제재를 가하는데, 아이들 입장에서 보면 이는 '세상 저편에서 오는 폭력'과도 같은 것이다. 아이들은 이제 '오빠부대'를 넘어 음반시장의 주역으로 성장하였다. 산업화시대의 부분적이며 주변적인 하위문화에 맴돌았던 과거와는 달리 어엿한 주류문화의 일부를 형성한 것이다.
이제 아이들은 가정과 학교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과거 청소년들이 저항의 형태로 나직한 목소리로 냈던 것과는 달리 현재의 청소년들은 분명하게 '우리는 다름'을 과시하고 있다. 학생과 기성세대를 잇는 저변의 무게있는 가교문화가 존재한다면, 이런 저항들은 사회 내로 흡수될 수도 있다. 그러나 유럽의 선진국이 갖고 있는 중후한 전통적 가치, 특히 세대와 세대를 잇는 가치체계가 우리에게는 없다. 이러한 이유로 교사와 학생의 대립은 세대차를 넘어 이질적인 문화의 충돌로 나타나는 것이다.
셋째, 학교붕괴 현상이 과학고 등의 특수목적 고등학교나 서울 강남의 인문계 고등학교, 지방의 신흥명문 고등학교에서는 덜 발견되며, 실업계 고등학교와 가난한 지역의 중촹고등학교에 광범위하게 확산되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면, 그 원인이 '교육경쟁'과 연관되어 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즉 교육을 통한 계층이동의 가능성은 갈수록 줄어드는데 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만 늘어나니, 성공가능성이 희박한 학생집단에서 이같은 현상이 더욱 극심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화로 인해 똑같이 급격한 교육의 변화를 요구받고 있지만, 복지가 발달한 서구사회에서는 교실위기 상황에 대한 보고가 별로 제출된 바 없는 반면 경쟁이 극심한 미국에서는 학생들의 총기난사 같은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점도 학교붕괴의 원인을 추정할 수 있게 하는 단서이다. 일본교직원조합에서도 학급붕괴 현상이 사회적 이슈가 될 정도로 심각해진 원인을 학교에서의 경쟁 탓이라 보고 있다.
좀더 자세히 조사해보아야 하겠지만, 교사들은 학교붕괴 현상이 지난 5년 사이에 급격히 확산촹심화되었으며 최근 가속도가 붙고 있다고 느끼는 것 같다. 즉, 학교붕괴 현상이 대체로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교육개혁' '교육의 수월성(秀越性) 확보'를 외치면서 이른바 '교육개혁'을 추진한 김영삼정권 아래서 심화되었으며, IMF사태 이후 신자유주의 담론이 우세해지면서 이러한 경쟁강화책이 더욱 위세를 떨침에 따라 학교붕괴 현상이 더욱 극심해졌다고 보는 것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학교붕괴는 교사 개인의 노력을 통해서도 어느정도 극복될 수 있다. 초년 교사들이 이러한 상황을 많이 겪는다는 것은, 이 문제가 교사들의 노력을 통해서 어느정도는 극복이 가능한 것임을 보여준다. 그래서 일부 교사들은 교과서를 던진 채 흥미로운 퍼즐게임이나 '도전 골든벨' 게임을 수업에 원용하기도 하고, 협동교수법(team--teaching)을 통한 통합수업 방식을 모색해보기도 한다. 또 일부 교사들은 기업의 지도자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교사 개인의 노력이 웬만큼 성공을 거두더라도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은 되지 못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학교붕괴 문제는 좀더 구조적인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지금 교사들의 처지는, 흡사 컨베이어씨스템에서 불량률 제로의 전문성 고양을 위해 일해오다가 어느날 갑자기 다양한 인간을 양성하라는 지침을 받고 넋을 잃고 있는 형국이다. 교사들은 업무가 폭증하는데다가, 그 업무 자체가 과연 적절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회의하고 있다. 지금 교사들이 처한 심리적 공황상태는, 한식집 주방장에게 느닷없이 뷔페 음식을 만들라는 주문이 떨어졌을 때 겪는 혼란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모든 음식점을 뷔페식으로 전환하려는 교육관료들의 요구는 분명 음식점 자체를 다양화하려는 좀더 근원적인 정책으로 선회했어야 한다. 지금이라도 학교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차터스쿨(charter school)이나 대안학교 같은 학교재구조화운동과 그에 관련된 정책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교육과정과 교과서 정책에 대한 전면 수정 역시 필요하다. 지금처럼 서울시내 공업고의 사회과 수업과 제주도 인문고의 사회과 수업이 동일한 교육과정과 교과서를 통해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학교붕괴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면 오히려 이상하다. 중앙의 획일적 규제방식에 바탕을 둔 지금까지의 교육과정은 소품종다량생산 체제에는 효율적이었지만, 현재 우리가 지향하는 다품종소량생산 체제에는 비효율적인 방식이다. 교육청과 학교가 각기 다양한 실험적 교육과정을 채택할 수 있고, 교사들도 교재 및 교육내용을 자유로이 선택하여 창의적인 교육을 펼쳐나갈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더 근본적으로는 학교붕괴 자체를 인정하거나 이를 촉진하는 것이 옳은 방책일 수 있다. 학교 대신 사회교육기관이나 싸이버학교가 그 기능을 대행하도록 촉진해야 하고, 학교에서도 가능한 한 학생들을 밖으로 내보냄으로써 그 기능을 축소해야 한다. 이는 현재 정부가 방과후 특기촹적성교육, 체험학습, 수행평가 등을 활성화하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최근 일본의 교원단체에서 주5일제 수업을 소리높여 외치는 것은 교원의 노동량 감소를 위해서가 아니다. 학교 안에서의 가르침보다 학교 밖의 가르침이 더 유용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처음 듣는 이에게 학교붕괴라는 개념은 다소 선정적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는 현실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그대로 직면하려는 자세이다. 특히 당사자인 교사들에게 이 점은 매우 중요하다. 정부나 언론에서도 이 문제를 특정 학교나 교사의 자질 문제로 접어두어서는 안된다. 구조적 변동기에 발생하는 하나의 사회병리로 보고 문제를 함께 해결해가려는 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것이다. (계간 창작과 비평 1999년 가을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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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03.11.01
  • 저작시기20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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