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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치적 권리를 찾는 데 집중하는 데서 한 단계 나아가, 환경·여성·소비자 문제 등 현대형 인권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 NGO가 정치적 성향이 강한 것은 한국 사회가 아직 정치적 힘 없이는 어떤 일도 해결되지 않는 권위주의 사회라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우리 사회와 NGO가 함께 뛰어넘어야 할 벽입니다.
송보경 =예컨대, 소비자 운동의 추동력은 시민이 직접 기업제품에 대한 정보를 생산하고 기꺼이 그 정보를 시민이 구매하는 데 있습니다. 우리 시민들은 아직 NGO가 생산한 정보와 서비스를 돈을 주고 구매하는 적극적 참여 의사가 없고, 무임 승차를 즐기는 경향이 강합니다. 시민 참여 없이는 한국 NGO의 미래는 절망적입니다. 시민들의 기부문화가 제대로 뿌리내리기 전에 시장만 거대하게 압축 성장한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입니다.
강철규 =시민들을 NGO로 끌어들이기 위해선 우리 NGO들이 시민의 아프고 가려운 곳을 보다 시원하게 긁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금융실명제, 소액주주운동 등 시민들이 고민하는 문제에 정면으로 부딪치면 성공합니다. 또, NGO 지도자는 청교도적이어야 합니다. 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묵묵히 자기 분야에서 철저히 도덕성을 지켜나가야 시민 모두의 지도자로 우뚝 설 수 있습니다.
송보경 =정부와 기업의 돈을 받느냐 안받느냐보다 ‘어떤 돈을 어떤 과정을 거쳐 받고, 어떻게 쓰고, 어떻게 결과를 공개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이석연 =최근 전경련이 1% 운동을 벌이기로 하는 것을 비롯해서 기업에 기부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합니다. 다만 NGO가 권력이나 재벌의 전위대로 오해받거나, 실제로 그렇게 전락하는 일을 막기 위해선 절차적 투명성이 절체절명의 과제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NGO들이 사안별로 느슨하게 연대하며 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바람직하나, 전국 단위의 하나의 거대조직으로 통합해 또 하나의 중앙집권적 세력으로 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다양성이야말로 NGO의 생명 아닙니까.
유재현 =NGO가 권력이나 재벌과 유착하는 데 있어 무엇이 유착이고, 아닌지 명확히 구분하는 잣대를 마련할 때입니다. 미국의 경우, 순수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하는 NGO는 자기들의 정치적 의사를 맘껏 표현하지만 국가에서 세금 면제 헤택을 받는 공익단체는 어떤 경우에도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지 않습니다. NGO 지도자가 정계에 진출해도, 기록이 남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유권자가 심판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직 우리는 NGO 지도자들이 정치권에 소모품으로 이용만 당하고, 결과적으로 NGO 전체에 악영향을 미친 채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우리도 우리 실정에 맞는 규율과 기준이 필요합니다.
강철규 =우리 사회가 복잡해지고, 안정화되면서 NGO에 요구하는 것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젠 전문성과 합법성을 기반으로 시민을 끌어안아야 합니다. 이슈를 발굴하는 직업 운동가의 감각 못지않게 이제는 전문가와 시민의 참여가 보다 활성화돼야 합니다.
유재현 =우리 기업들이 공익재단을 만든 뒤, 운영에서 과감하게 손을 떼는 것도 필요합니다. 록펠러 재단 등 외국 재단은 원래 소유자나 모기업과는 전혀 관계없는 공익단체입니다. 우리 기업은 돈을 낸 뒤 끊임없이 참견하고, 탈세 등의 수단으로 악용합니다. 시민이 선택한 공익적 인사가 객관적으로 기금을 관리하면 기업과 NGO 모두 떳떳해집니다.
( 사회=김형기 사회부차장 hgkim@chosun.com ) ( 정리=김수혜기자 sh-kim@chosun.com ) ( 사진=이응종기자 paryoan@chosun.com )
♠리더들의 어록
■영국 ‘세계 세이브더칠드런 연맹’ 부르크하르트 그내리히(47) 회장/복지
“(NGO 지도자에게 쏟아지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대해) 정치인은 권력을 위해, 기자는 헤드라인을 위해, 나는 오로지 어린이를 위해 뛴다.”
■일본 아시아의사연락협의회 스가나미 시게루(53) 회장/의료·봉사
“어느 사회건 제도권 밖의 집단이 실체와 순수성을 인정받으려면 시간이 걸린다. 문제는 그 세월을 어떻게 건전하고 탄탄하게 다지느냐다.”
■미국 정부책임강화사업 루이스 클락(52) 사무총장/내부고발자 보호
“NGO가 시민의 지지를 얻는 비결은 간단하다. 법을 지킬 것, 스캔들이 없을 것, 본분에 충실할 것. 무엇보다 철저하게 권력으로부터 독립할 것.”
■미국 소비자연맹 로다 카파트킨(여·69) 회장/소비자 운동
“내가 주력한 일이 뭐냐고? 기업과 정부로부터의 완전한 독립이다. 투명성 없이는 우리가 테스트한 상품 결과를 시민들이 믿게 만들 수 없다.”
■케냐 그린벨트운동본부 완가리 마사이(여·60) 대표/환경
“우리는 먹고 살기 위해 환경운동을 한다. 조상들은 ‘땅과 풀에 감사하며 살라’고 가르쳤지만, 백인들이 자연림을 남벌해 가뭄 등 환경재앙을 불렀다. 괴로울 때면 눈과 귀를 닫고 심장이 속삭이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미국 커먼코즈 존 가드너(78) 창립자/의회감시
“정치자금과 정보를 공개하라. 그럼 나는 누가 정부와 의회를 차지하든 신경쓰지 않겠다. 냉소와 좌절에 빠진 미국사회를 구할 길은 정치판의 ‘돈’과 ‘비밀’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것뿐이다.”
■태국 산악지역발전재단 투엔자이 디테스(여·49) 대표/환경
“방콕에서 왕족으로 태어났지만, 대학 졸업 후 25년간 북부 산지 소수민족들과 함께 살았다. NGO의 목표는 모두의 조화로운 삶이고, 나는 이것을 친환경과 반부패를 통해 이루고 싶다.”
■미국 ‘부패에 반대하는 납세자들’ 제임스 무어맨(64) 회장/예산 감시
“우리는 정부를 상대로 사기치는 기업을 적발, 소송을 통해 낭비된 혈세를 되찾는다. TAF 소속 변호사들은 이 분야 전문가들이다. 시민운동도 살아남는 시대 아닌가?”
■프랑스 전국농민연맹 뤽 귀요(52) 회장/농민
“무자비한 미국식 세계화가 내 고향 농촌을 파괴하는 데 분개했다. 셔츠가 땀에 젖은 사람만이 자기 권리를 지킬 수 있다.”
■일본 전국시민옴부즈맨 신카이 사토시(40) 사무국장/자치단체 부패 척결 “사용하지 않으면 없어지고 사용할수록 더 커지는 것이 있다. 바로 시민의 권리다.”
송보경 =예컨대, 소비자 운동의 추동력은 시민이 직접 기업제품에 대한 정보를 생산하고 기꺼이 그 정보를 시민이 구매하는 데 있습니다. 우리 시민들은 아직 NGO가 생산한 정보와 서비스를 돈을 주고 구매하는 적극적 참여 의사가 없고, 무임 승차를 즐기는 경향이 강합니다. 시민 참여 없이는 한국 NGO의 미래는 절망적입니다. 시민들의 기부문화가 제대로 뿌리내리기 전에 시장만 거대하게 압축 성장한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입니다.
강철규 =시민들을 NGO로 끌어들이기 위해선 우리 NGO들이 시민의 아프고 가려운 곳을 보다 시원하게 긁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금융실명제, 소액주주운동 등 시민들이 고민하는 문제에 정면으로 부딪치면 성공합니다. 또, NGO 지도자는 청교도적이어야 합니다. 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묵묵히 자기 분야에서 철저히 도덕성을 지켜나가야 시민 모두의 지도자로 우뚝 설 수 있습니다.
송보경 =정부와 기업의 돈을 받느냐 안받느냐보다 ‘어떤 돈을 어떤 과정을 거쳐 받고, 어떻게 쓰고, 어떻게 결과를 공개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이석연 =최근 전경련이 1% 운동을 벌이기로 하는 것을 비롯해서 기업에 기부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합니다. 다만 NGO가 권력이나 재벌의 전위대로 오해받거나, 실제로 그렇게 전락하는 일을 막기 위해선 절차적 투명성이 절체절명의 과제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NGO들이 사안별로 느슨하게 연대하며 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바람직하나, 전국 단위의 하나의 거대조직으로 통합해 또 하나의 중앙집권적 세력으로 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다양성이야말로 NGO의 생명 아닙니까.
유재현 =NGO가 권력이나 재벌과 유착하는 데 있어 무엇이 유착이고, 아닌지 명확히 구분하는 잣대를 마련할 때입니다. 미국의 경우, 순수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하는 NGO는 자기들의 정치적 의사를 맘껏 표현하지만 국가에서 세금 면제 헤택을 받는 공익단체는 어떤 경우에도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지 않습니다. NGO 지도자가 정계에 진출해도, 기록이 남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유권자가 심판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직 우리는 NGO 지도자들이 정치권에 소모품으로 이용만 당하고, 결과적으로 NGO 전체에 악영향을 미친 채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우리도 우리 실정에 맞는 규율과 기준이 필요합니다.
강철규 =우리 사회가 복잡해지고, 안정화되면서 NGO에 요구하는 것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젠 전문성과 합법성을 기반으로 시민을 끌어안아야 합니다. 이슈를 발굴하는 직업 운동가의 감각 못지않게 이제는 전문가와 시민의 참여가 보다 활성화돼야 합니다.
유재현 =우리 기업들이 공익재단을 만든 뒤, 운영에서 과감하게 손을 떼는 것도 필요합니다. 록펠러 재단 등 외국 재단은 원래 소유자나 모기업과는 전혀 관계없는 공익단체입니다. 우리 기업은 돈을 낸 뒤 끊임없이 참견하고, 탈세 등의 수단으로 악용합니다. 시민이 선택한 공익적 인사가 객관적으로 기금을 관리하면 기업과 NGO 모두 떳떳해집니다.
( 사회=김형기 사회부차장 hgkim@chosun.com ) ( 정리=김수혜기자 sh-kim@chosun.com ) ( 사진=이응종기자 paryoan@chosun.com )
♠리더들의 어록
■영국 ‘세계 세이브더칠드런 연맹’ 부르크하르트 그내리히(47) 회장/복지
“(NGO 지도자에게 쏟아지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대해) 정치인은 권력을 위해, 기자는 헤드라인을 위해, 나는 오로지 어린이를 위해 뛴다.”
■일본 아시아의사연락협의회 스가나미 시게루(53) 회장/의료·봉사
“어느 사회건 제도권 밖의 집단이 실체와 순수성을 인정받으려면 시간이 걸린다. 문제는 그 세월을 어떻게 건전하고 탄탄하게 다지느냐다.”
■미국 정부책임강화사업 루이스 클락(52) 사무총장/내부고발자 보호
“NGO가 시민의 지지를 얻는 비결은 간단하다. 법을 지킬 것, 스캔들이 없을 것, 본분에 충실할 것. 무엇보다 철저하게 권력으로부터 독립할 것.”
■미국 소비자연맹 로다 카파트킨(여·69) 회장/소비자 운동
“내가 주력한 일이 뭐냐고? 기업과 정부로부터의 완전한 독립이다. 투명성 없이는 우리가 테스트한 상품 결과를 시민들이 믿게 만들 수 없다.”
■케냐 그린벨트운동본부 완가리 마사이(여·60) 대표/환경
“우리는 먹고 살기 위해 환경운동을 한다. 조상들은 ‘땅과 풀에 감사하며 살라’고 가르쳤지만, 백인들이 자연림을 남벌해 가뭄 등 환경재앙을 불렀다. 괴로울 때면 눈과 귀를 닫고 심장이 속삭이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미국 커먼코즈 존 가드너(78) 창립자/의회감시
“정치자금과 정보를 공개하라. 그럼 나는 누가 정부와 의회를 차지하든 신경쓰지 않겠다. 냉소와 좌절에 빠진 미국사회를 구할 길은 정치판의 ‘돈’과 ‘비밀’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것뿐이다.”
■태국 산악지역발전재단 투엔자이 디테스(여·49) 대표/환경
“방콕에서 왕족으로 태어났지만, 대학 졸업 후 25년간 북부 산지 소수민족들과 함께 살았다. NGO의 목표는 모두의 조화로운 삶이고, 나는 이것을 친환경과 반부패를 통해 이루고 싶다.”
■미국 ‘부패에 반대하는 납세자들’ 제임스 무어맨(64) 회장/예산 감시
“우리는 정부를 상대로 사기치는 기업을 적발, 소송을 통해 낭비된 혈세를 되찾는다. TAF 소속 변호사들은 이 분야 전문가들이다. 시민운동도 살아남는 시대 아닌가?”
■프랑스 전국농민연맹 뤽 귀요(52) 회장/농민
“무자비한 미국식 세계화가 내 고향 농촌을 파괴하는 데 분개했다. 셔츠가 땀에 젖은 사람만이 자기 권리를 지킬 수 있다.”
■일본 전국시민옴부즈맨 신카이 사토시(40) 사무국장/자치단체 부패 척결 “사용하지 않으면 없어지고 사용할수록 더 커지는 것이 있다. 바로 시민의 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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