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보고 신설한 제사 공장을 보고 놀랜 것은 자기가 어렸을 적만 해도 불과 몇백 채 되지 않든 시골 읍내가 아주 대도회지로 변한 것이다. 그러나 희준이로 하여금 제일 놀라게 한 것은 그 동안에 자기집 변한 것이었다. 그는 고향에 돌아오기 전에도 자기집이 원터로 이사 간 줄은 알았다. 읍내 집을 팔고 누구라든가 그 전의 소작인 집을 사서 줄여 앉았다는 말은 모친의 편지로 듣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어쩐지 예전 집이 보고 싶어서 그날 차에서 내리는 길로 일부러 찾아가 보았다.
희준이가 그 뒤에 이런 말을 하자 모친은 별안간 눈물을 텀벙텀벙 쏟고 비줄비줄 울었다. 읍내 집은 비록 초가일망정 안팍채가 드높은 것이 큰집 살림을 하기에도 무난하였다. 그 집이 바로 장거리에 있었다 그의 조부가 생존했을 때에는 사랑채에서 큰 객주 영업을 하였다 한다.
희준이가 중학을 마치기 수년 전까지 땅마지기나 남았던 것도 그의 조부가 모은 재산이었다. 그런데 그날 그 집을 찾아가서 보니 옛날의 집 모양은 간 곳이 없고 그 터전에 신작로만 넓혀졌다.
-장거리를 넓히는 바람에 바깥채는 헐리었다. 안채는 새로 짓고 전방을 꾸민 모양이었다. 그 때 희준이는 마치 길을 잃은 나그네와 같이 한동안 우두커니 서서 자기집의 옛터를 바라보았다.
마을 사람들은 오늘도 논으로 밧흐로 헤젓다. 오후의 태양은 오히려 불비를 퍼붓는 듯이, 뜨거운데, 이따금 바람이 솔솔 분대야. 그것은 화염을 부채질하는 것뿐이었다.
숨이 콱!콱! 막힌다. 논꼬에 고인 물이 부글부글 끌어 오른다. 거기에 텀벙! 뛰어드는 개고리는 두 다리를 쭉 뻣고 뻐드러진다. -그 놈은 비시감치 잡버지면서 입을 딱딱 벌리었다.
인순이는 빈 집에서 인학이를 보고 있었다. 그는 아침 나절 서늘한 무렵에는 감나무 밑에 깔아 놓은 매방석 위에서 삭!삭!자고 있었다. 인순이는 그 옆에 앉아서 군소리를 하면서 부친의 버선굼치를 기웠다.
간봄에 보통학교를 졸업한 인순이는 고만 앞길이 콱 막히고 말았다. 부모가 시집보낼 걱정을 하며 수군거리는 것이 은근히 무서웠다. 그는 그들을 떠나서는 도무지 살 수 없을 것 같았다.
\"아 나는 어떻게 하나?……\"
그는 지향없는 앞길을 놓고 자기의 조고만 가슴을 태웠다. 그는 자나 깨나 무시로 만단 궁리를 해보아도 도모지 이러타 할 묘책이 나서지 안았다. 그것은 마치 캄캄한 어둔 밤중에 명멸하는 등불을 켜들도 외로히 산골길을 헤매는 사람처럼 밤새도록 그 생각을 되풀이할 뿐이었다. 그의 인생의 조고만 등불은 아직 \'광명\'을 비취기는 너무도 희미하였다. 그보다도 그의 주위에는 야채와 가튼 \'암흑\'이 둘러썼다.
감나무 밑헤도 볏이 들자, 어린애는 땀흘린 머리를 긁으며 부수수 일어나 앉는다.
\"엄마……응 응\"
\"오 우리 아가 깼나! 어마닌 밧매러 갔는데, 조금 있으면 오신다.\"
누이는 동생을 안어 일으키며 수건으로 땀을 씻는다.
인순이 집은 마을 한 가운데에 박혔다. 수십호 되는 소작인의 집은 뉘집이나 모두 그렇지만 인순이 집도 한낮이 되면 볏을 피할 곳이 없었다. 감나무 그늘에 볏이 들면 부엌 그늘이 겨우 어린애의 포대기만큼 가리는데 그것이 동남향인 까닭에 거기도 부득부득 햇볕이 꽁무니를 디밀었다.
\"엄마한테 강-엉……\"
\"더운데 어듸를 가자늬! 밥주려?\"
\"실허! 그까진 보리……\"
인학이는 두 발을 바둥바둥한다.
\"그럼 어떻하니!-- 아이 더워라!\"
인순이는 진땀이 송골송골 나서 이마 털이 함함한 것을 손바닥으로 씻어 넘기며 그의 쌍꺼풀진 눈을 할끗 흘겼다. 속눈썹이 기드란 눈은 호수물같이 그윽히 빛난다. 하긴 그도 햇보리 꼽살미에 배탈을 알고 난 지가 얼마 안된다.
그는 몸부림치고 우는 인학이를 간신히 달내서 둘러업고 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어쩐지 예전 집이 보고 싶어서 그날 차에서 내리는 길로 일부러 찾아가 보았다.
희준이가 그 뒤에 이런 말을 하자 모친은 별안간 눈물을 텀벙텀벙 쏟고 비줄비줄 울었다. 읍내 집은 비록 초가일망정 안팍채가 드높은 것이 큰집 살림을 하기에도 무난하였다. 그 집이 바로 장거리에 있었다 그의 조부가 생존했을 때에는 사랑채에서 큰 객주 영업을 하였다 한다.
희준이가 중학을 마치기 수년 전까지 땅마지기나 남았던 것도 그의 조부가 모은 재산이었다. 그런데 그날 그 집을 찾아가서 보니 옛날의 집 모양은 간 곳이 없고 그 터전에 신작로만 넓혀졌다.
-장거리를 넓히는 바람에 바깥채는 헐리었다. 안채는 새로 짓고 전방을 꾸민 모양이었다. 그 때 희준이는 마치 길을 잃은 나그네와 같이 한동안 우두커니 서서 자기집의 옛터를 바라보았다.
마을 사람들은 오늘도 논으로 밧흐로 헤젓다. 오후의 태양은 오히려 불비를 퍼붓는 듯이, 뜨거운데, 이따금 바람이 솔솔 분대야. 그것은 화염을 부채질하는 것뿐이었다.
숨이 콱!콱! 막힌다. 논꼬에 고인 물이 부글부글 끌어 오른다. 거기에 텀벙! 뛰어드는 개고리는 두 다리를 쭉 뻣고 뻐드러진다. -그 놈은 비시감치 잡버지면서 입을 딱딱 벌리었다.
인순이는 빈 집에서 인학이를 보고 있었다. 그는 아침 나절 서늘한 무렵에는 감나무 밑에 깔아 놓은 매방석 위에서 삭!삭!자고 있었다. 인순이는 그 옆에 앉아서 군소리를 하면서 부친의 버선굼치를 기웠다.
간봄에 보통학교를 졸업한 인순이는 고만 앞길이 콱 막히고 말았다. 부모가 시집보낼 걱정을 하며 수군거리는 것이 은근히 무서웠다. 그는 그들을 떠나서는 도무지 살 수 없을 것 같았다.
\"아 나는 어떻게 하나?……\"
그는 지향없는 앞길을 놓고 자기의 조고만 가슴을 태웠다. 그는 자나 깨나 무시로 만단 궁리를 해보아도 도모지 이러타 할 묘책이 나서지 안았다. 그것은 마치 캄캄한 어둔 밤중에 명멸하는 등불을 켜들도 외로히 산골길을 헤매는 사람처럼 밤새도록 그 생각을 되풀이할 뿐이었다. 그의 인생의 조고만 등불은 아직 \'광명\'을 비취기는 너무도 희미하였다. 그보다도 그의 주위에는 야채와 가튼 \'암흑\'이 둘러썼다.
감나무 밑헤도 볏이 들자, 어린애는 땀흘린 머리를 긁으며 부수수 일어나 앉는다.
\"엄마……응 응\"
\"오 우리 아가 깼나! 어마닌 밧매러 갔는데, 조금 있으면 오신다.\"
누이는 동생을 안어 일으키며 수건으로 땀을 씻는다.
인순이 집은 마을 한 가운데에 박혔다. 수십호 되는 소작인의 집은 뉘집이나 모두 그렇지만 인순이 집도 한낮이 되면 볏을 피할 곳이 없었다. 감나무 그늘에 볏이 들면 부엌 그늘이 겨우 어린애의 포대기만큼 가리는데 그것이 동남향인 까닭에 거기도 부득부득 햇볕이 꽁무니를 디밀었다.
\"엄마한테 강-엉……\"
\"더운데 어듸를 가자늬! 밥주려?\"
\"실허! 그까진 보리……\"
인학이는 두 발을 바둥바둥한다.
\"그럼 어떻하니!-- 아이 더워라!\"
인순이는 진땀이 송골송골 나서 이마 털이 함함한 것을 손바닥으로 씻어 넘기며 그의 쌍꺼풀진 눈을 할끗 흘겼다. 속눈썹이 기드란 눈은 호수물같이 그윽히 빛난다. 하긴 그도 햇보리 꼽살미에 배탈을 알고 난 지가 얼마 안된다.
그는 몸부림치고 우는 인학이를 간신히 달내서 둘러업고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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