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 연극의 이해

목차

1. 국물 있사옵니다

2. 꼭두 꼭두

3. 쿠니나라

4. 냉정과 열정사이

5.하얀 동그라미

6. 바그다드 햄릿

본문내용

급하게 움직였을 것이 분명한데도 숨이 흩어지지 않는 그들의 연기가 더욱 이 연극에 빛을 더해주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극의 인원 감축과 시간 절감을 위하여 원작에 나오는 첫 부분인 염소 집단농장 '갈린스크'와 과일 집단농장 '로자 룩셈부르크'의 골짜기 쟁취를 위한 논쟁을 배우들의 단 몇 마디의 설명으로 생략하다시피 하였는데 이것은 좀 심하지 않았나 싶다. 아무리 우리 식으로 각색을 하였다 하지만 연극의 시작이 되는 서막을 생략한 것은 Brecht의 본래 의도를 잘 살리지 못한 것 같다. Brecht의 연극은 정치적, 사회적 목적을 갖는데 그의 연극의 그러한 목적들이 시작되고 갈등이 시작되는 서두 부분을 없애버린 것은 좀 무리가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외 부분은 원작에 충실하고 Brecht의 본래 연극의 뜻을, 그리고 그의 서사적 기법을 잘 살린 것 같았다.
내용에서 보면, '사천의 선인'의 셴테처럼 착한 인물로 순례가 등장하는데 그녀 역시 '거절할 줄 모르는 여자'에 가까웠다. 그녀는 자신이 어떤 위험에 처하게 될지 알고 있으면서도, 그리고 자신의 약혼자 칠복에게서 의심받게 되리라는 것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장자의 아들 귀동이를 자신의 아들로 받아들인다. 과연 그녀의 선택이 자신에게도 이롭고 아이에게도 이로운 것이었는지는 그녀가 기갑병들에게 쫓기고, 꾀병부려 징병을 피했던 가짜 병자 남편에게 구박받는 등 온갖 고생을 다한 후에 마지막 아츠닥의 판결에 의해 드러난다. 아츠닥의 백묵원 판결은 본래 중국에서 유래한 것인데 원래 중국에서는 아이를 낳은 생모의 편을 들어준다. 하지만 Brecht의 작품에서 그는 아이를 기른 어머니의 편을 들어준다. 아츠닥은 서로 아이를 요구하는 두 어머니를 백묵으로 그린 원안에 서게 하고 서로 아이를 당기게 한다. 하지만 중국의 얘기와 달리 여기서는 기른 어머니인 순례가 아이가 아파하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아이의 손을 놓아 버린다. 이렇게 함으로서 아츠닥은 순례를 귀동이의 어머니로 판결을 내리게 된다. 여기서 나는 Brecht와 같은 의견이다. 그가 기른 어머니의 편을 들어준 것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 생각해 보면 우리 사회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우리가 몇 십 년 전만 하여도 생계가 어려워, 먹고 살 수가 없어 해외입양을 얼마나 많이 했던가. 우리의 아이를 버린 어머니들은 단지 열 달 동안 아이를 키워준 것이고 해산의 고통만을 느꼈을 뿐이다. 하지만 아이를 기른 어머니는 아이와 함께 호흡하고 아이와 함께 삶을 꾸려가며 아이의 미래를 만들었다. 아이를 낳은 어머니는 아이와 떨어진 후 아이와의 교감 형성이 되지 않았지만 아이를 기른 어머니는 아이와 같이 생활하며 교감을 키워왔기에 진정한 어머니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아츠닥의 판결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또 순례는 자신이 아이의 교육에 진력하였으므로 자신의 아이라 주장하였는데 여기서 Brecht의 의도는 교육을 통해 노동이라는 말을 나타내고자 한 것이었고, 그녀가 귀동이를 위해 발휘한 유용성은 귀동이의 양육과 교육에서 생산성을 나타내고자 한 것이었다. 또 아츠닥을 통하여 그는 아이에 대한 합법적인 권리보다 아이에게 적합한 어머니를 찾도록 하였다.
과연 그의 의도는 내게 잘 적중한 것 같다. 이 연극을 통해 나는 이전까지 생각하지 못하던 합법적 문제를 뒤집어 생각하게 되고 사회적 문제점들을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나는 아츠닥의 경우를 보고 우리의 이 사회가 반드시 적법성의 문제만을 따질 필요는 없다는 것, 그리고 생산성의 문제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우리는 이 사회를, 아니 그보다 우리 자신을 먼저 이 연극의 내용에 맞춰 어떤 길이 바른 길인지를 찾아내야 할 것이다.
6. 바그다드 햄릿
극단 창파·와우의 ‘바그다드 햄릿’(소희정 번안·연출)은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이라크 사태와 연결시켜 인간의 악하고 이기적인 속성을 풍자한 연극이다. 사익을 위해 독재를 행하면서도 한편으론 고뇌하는 이중적인 모습과 전쟁을 상업화하는 부조리한 행위들을 희화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전쟁의 부당함을 고발한다. 젊은 연극인들의 실험성과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13일까지 대학로극장(016)285-4846. 전쟁에 희생당한 이들을 위로하는 무대도 있다. 정선혜무용단의 무용극 ‘굿모닝 바그다드’는 이라크 국민들을 애도하고,현지에 파병된 한국군의 안녕을 기원하면서 이라크의 평화와 세계인의 화해 메시지를 전하는 공연이다
2. 『바그다드 햄릿』은...
지금 이 시간에도 진행 중인 이라크 전쟁은 현대사회의 불안정하고 모순된 사회구조의 이면을 대변하고 있다. 『바그다드 햄릿』은 전쟁에 대한 부당함, 더 나아가 전쟁의 주체자인 인간의 이기심, 권력욕, 폭력성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어 풍자한다. 『바그다드 햄릿』은 이라크전쟁을 직접적으로 묘사하진 않지만 간접적인 비판과 풍자를 통해 전쟁의 부당함과 인간의 이기적인 욕망의 폐해를 관객들에게 인식시키고자 한다.
3. 색다른 버전-폭소 한마당『바그다드 햄릿』
셰익스피어의 ‘햄릿’은 오늘날까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공연되어지고 있는 명작 중에 하나이다. 이러한 ‘햄릿’은 많은 작가들이나 연출가들을 통해 새롭게 해석되어지거나 해체되어 여러 가지 형태로 무대에 올려졌고, 지금도 올려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기국서, 이윤택 등에 올려졌으며 그러한 예술적 시도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한 흐름 속에 한 부분을 차지하는 『바그다드 햄릿』은 기존의 작품들과는 다르게 또 다른 차별성을 지닌다. 대체적으로 ‘햄릿’ 의 번안극, 또는 재구성극들은 무겁고 중엄한 분위기의 극이었다면 『바그다드 햄릿』은 엉뚱한 상황으로 인한 패러디, 해프닝, 과장된 연기스타일 등으로 시종일관 관객들의 웃음샘을 자극한다.
이러한 관객들의 웃음 뒤에는‘정체성 인식’이라는 중요한 과제가 남을 것이다.
4. 젊은 연극인들의 발랄한 『바그다드 햄릿』
기존의 연극 형식과 다른 만큼 젊은 연기자들의 새로운 감각이 필수적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연극과를 졸업한 재능 있고 성실한 신인 연기자들을 이번 작품에 출연시켜 『바그다드 햄릿』에 발랄한 감각을 불어넣고 있다.

키워드

국물 있사옵니다,   꼭두 꼭두,   쿠니나라,   냉정과 열정사이,   하얀 동그라미,   바그다드 햄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