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페미니즘 이론의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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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한국에서 여성으로 이론하기

2. 80년대 여성운동론: 진보적 여성운동론의 정립

3. 90년대 페미니즘 이론

4. 탈식민주의 페미니즘의 경우

5. 글을 마치면서
여성주의 ( Feminism )

본문내용

.
양자 사이의 가장 큰 차이는, 맑스주의가 이같은 모순들의 교차를 통일적이고 총체적인 틀로 분석해내려 했다면, 포스트모더니즘과 탈식민주의는 총체성이라든가 모순들 사이의 위계적 관계 설정에 공히 비판적이라는 점이겠다. 물론 성급한 총체화로 나아가기보다 국면국면에서 다양한 모순들이 어떻게 얽히고 상호규정하는가를 읽어내는 편이 더 나을 때는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그것이 일체의 총체적 상을 처음부터 배제하는 것이어서는 곤란한데, 포스트모더니즘과 탈식민주의의 이론틀은 이런 경향이 강하다.
이와 관련하여 두 가지만 더 언급하고 글을 마치기로 한다. 앞서 이론의 폭증이라고 했는데, 한편에서는 그야말로 제대로 된 이론이 나오지 않는다는 소리도 들린다. 풍요 속의 빈곤이라고나 할까? 여기서 말하는 '이론'이란 물론 현재 한국사회에서 여성운동의 지형과 방향을 전체적으로 짚어내는 여성운동론을 말한다. 이 같은 총괄적 논의가 아예 필요없다는 시각이 아닌 한, 이렇다할 정리가 아직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음은 문제이다.
또 한가지, 페미니즘은 끊임없이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자세를 갖출 필요가 있다. 페미니즘 이론의 근본적으로 정치적인 성격, 그리고 구체적인 여성들의 경험과 삶에서 출발하는 현장성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 때 페미니즘 이론은 또 하나의 전문적 방법론을 익히고 적용하는 일에 그치게 될 것이며, 학계의 신종 상품이 되어 학문적 상업주의에 휘둘리는 지경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위 글은 한국과학기술원 김영희 교수님의 글로써 2001년 겨울비평이론학교 강의 교재임을 밝힘니다.)
여성주의 ( Feminism )
페미니즘이란 용어는 이제 어느덧 일반인에게 낯설지 않은 문학용어가 되고 있다. 그러나 그 이론의 본질을 이해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단순히 남성 중심의 비평관에 반기를 들고 여성 중심의 새로운 비평관을 강변하고 있다는 정도의 이해가 일반적이다. 사실 페미니즘의 골자도 이 일반적 이해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페미니스트들이 지향하는 바는 일상 생활에서부터 문학작품에 이르기까지 지금껏 주인공이 되어왔던 남성이란 자들의 여성을 향한 전횡과 억압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으며 이제 여성들이 주체가 되어 삶의 모든 영역에서 적어도 남성과 동등한 지위에서 사회적 기능을 분담하고 그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받으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페미니즘은 사실상 삶의 전 영역에서 소외당하여 왔음을 뒤늦게 깨달은 일부 지각있는 여성들에 의해 불이 붙은 문학이론 중의 하나이다. 특이한 것은 일반적으로 새로운 문학이론이 앞선 이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단계적 발전을 이루어온 데 비해 페미니즘은 기존의 문학이론을 단숨에 전복시키며 전 문학 이론의 여성 중심의 재평가를 요구하고 있다는 면에서 가히 혁명적 이론임에 틀림없다.
현대 패미니즘의 대표 주자인 케이트 밀레트 (Kate Millett)는 그녀의 저작 "성의 정치학" (Sexual Politics)에서'가부장제'(patriarchy)란 용어를 사용하여 가부장제는 여성을 남성에 종속시키든가 여성을 열등한 남성으로 취급한다고 폭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여성은 사회와 가정에서 직,간접적으로 속박되며 민주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성이 애초부터 종속되어 왔던 상투적 성역할 체계에 의해 계속 강제당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녀는 '성별'(sex)과 '(사회학적)성'(gender)을 구별하여 성별은 생물학적으로 결정되지만 '성'은 사회적 상황에서 획득한 성적인 정체성을 의미하는 심리학적 개념이라고 지적한다. 그녀는 사회 체제 속에서 영구화된 성별 역할이 여성을 억압하고 있으며 지배와 종속의 불평등한 관계 속에서 성 역할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성의 정치'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사회와 가정에서 우월적 지위를 유지해 온 남성과 종속적 지위에 머물러 온 여성간의 지배와 종속의 관계는 사회 체제 속에서 영구화되어 성의 정치를 이루게 된다고 본다.
이러한 남성과 여성간의 지배와 종속의 관계는 남성 중심의 문학적 가치와 전통을 형성하였고 남성 작가들은 독자들이 으레 남성인 것으로 간주해 작품을 써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TV 광고의 대부분이 여성의 노출을 더욱 자극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다름아닌 광고의 주 공략 대상이 남성임을 드러내는 좋은 예이다. 그러나 이 예에서 여성 시청자 역시 '남성으로서' 시청하도록 강요받고 있으며 여성도 남성으로서 생각하도록 억압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쇄뇌에 대항하기 위해 케이트 밀레트는 "성의 정치"에서 남성 작품 속에서 발견되는 성의 억압적인 표현을 폭로한다. 그녀는 로렌스, 헨리 밀러, 메일러, 장 즈네의 소설에서 성적인 묘사에 스며있는 남성 지배를 꼬집고 있다.
초창기의 강경한 페미니스트들의 남성과 여성을 바라보는 정치적 성향은 다양한 논쟁을 통해 어느 정도 절충안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바는 삶의 전영역에서 그 동안 점유해오던 남성의 지위를 모두 빼았아 오겠다는 야심이라기 보다는 부당하게 빼았겨왔던 그들의 영역을 회복하고 그 동안 그들이 수행해온 사회적 기능 가치를 새롭게 평가받아냄으로써 남성과 대등한 지위를 회복하겠다는 데에 있다. 즉 남성 중심의 사회구조라는 부당한 편중을 극복하고 남성과 여성이 수평을 이루는 사회 구조를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과격한 페미니스트들에 의해 주장된다는 남성으로부터 그간 받아온 수모를 보복하고 여성 중심의 사회 구조를 이루려 한다는 남성의 위기의식은 다름아닌 남성 중심의 사회구조의 틀이 손상될 것을 우려하는 지극히 불평등한 남성주의자들의 기우가 아닐까 생각된다.
우리는 남성과 여성으로 성을 나누기 이전에 인간임을 잊어서는 안 되며 페미니즘의 이해에 있어서 지극히 남성 중심의 현실적 사회구조의 부당성을 인정하기에도 인색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극단적인 페미니스트들이 주장하는 여성 중심의 사회구조라는 역차별적 발상도 지양해야 하며 진정한 페미니즘은 남성과 여성이 서로의 사회적 기능 가치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평등한 사회구조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페미니스트들의 경고로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산책로 관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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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05.04.20
  • 저작시기20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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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번호#293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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