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소설론 작품론 《임진록》연구

목차

서론

본론
1. 《임진록》이본의 전개와 그 배경
2. 각 계열 이본들의 구조와 서술의도
1) 역사계열《임진록》과 그 변형계열
2) 《흑룡일기》
3) 최일영계열의 《임진록》
4) 이순신계열의 《임진록》
5) 관운장계열의 《임진록》

결론

본문내용

이여송의 꿈에 관운장이 나타나서 이여송의 능력으로는 왜의 수군에 대적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하면서 이순신을 천거하는 내용이 서술되어 있다. 그리고 풍신수길의 지시를 받은 왜장 하라북에게 관운장이 패배한 이야기도 실려 있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관운장의 실패담이 실려 있다는 사실이다. 남한산성에 피난해 있던 선조의 꿈에 관운장이 나타나서 음조(陰助)를 약속하며 환궁하라고 지시했는데, 관운장의 신병들이 하라북의 백마의 피로 인해 꼼짝할 수 없어졌기 때문에 선조가 환궁을 포기하고 남한산성으로 되돌아갔다는 이야기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이 이야기가 갖는 구조상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일 것이다. 민중이 믿고 의지하는 신장(神將) 관운장도 결국 조선을 지켜주지 못했다고 하는 다급한 상활을 도출해 내어 조선국의 멸망이 목전에 다가와 있음을 강조함으로써 다음 단락에서 제시되는 명의 청병의 의미를 더욱 강조하는 것이 그 목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관운장계열의 《임진록》 한문본에 있어서 청병과 이여송의 형상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큰 것이다.
(2) 관운장계열 《임진록》 한문본에 덧붙여진 한글본
관운장계열의 한글본군들은 동계열의 한문본들과 유사한 내용을 보이며 한문본의 내용을 거의 수용하고 있으면서 일부 허구설화의 내용을 덧붙인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임철호, 앞의 책, 181-229쪽.
관운장계열 《임진록》 한글본의 특징으로는 우선 한문본에서 강조되던 이여송의 영웅화에 대한 첨삭을 들 수 있다. 관운장계열의 한문본에는 이여송의 영웅화가 무엇보다도 눈에 띈다. 한글본은 한문본의 내용을 수용하면서도 다소 이여송의 악인화가 진전되거나 이여송의 실패담이 덧붙여져 있는 한편 조선 관군의 승리와 노력에 대한 내용도 서술되어 있다. 그 내용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이항복의 임명에 대한 내용
한문본에서는 이여송이 이항복의 재주를 감탄하여 사신으로 임명했다고 서술되어 있는 반면, 한글본에서는 이여송이 이항복을 죽이려는 의도에서 사신으로 임명했다고 변이되어 있어 이여송의 악인화가 진전되어 있다.
이여송의 실패담
한문본에서는 이여송이 봉산에서 왜병을 공격하자 왜병이 도주했다고 되어 있는데, 한글본에서는 이여송이 왜병에게 태반의 군사를 잃은 것으로 나와 있다.
이여송의 단맥행위
한글본에서는 이여송이 조선의 인재를 없애기 위해 맥을 끊어야 한다며 명황제의 허가를 받아 조선의 산천을 단맥하고 다녔으며, 그로 인해 속리산에서 산신에게 죽임을 당했기 때문에 산신이 지켜주는 조선을 명황제가 두려워하게 되었다고 확실히 표현하고 있다.
또한 관운장계열 한문본에서는 관운장의 패배담이 서술되어 있는데 반해, 한글본에서는 관운장의 패배담은 생략되고, 그 대신 관운장이 의병장 곽재우를 도와 왜적을 물리치고 왜란을 종식시킨 것으로 서술되어 있다.
결론.
이 글은 《임진록》군의 다양한 이본계열의 성격을 우선 밝혀내고, 그것을 근거로 하여 작품의 전승과 변이 및 성격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수 십 여종의 이본이 전하는 《임진록》은 후대로 이어지는 개작, 변이 과정에서 당대인들의 역사인식과 서사적 관심이 새롭게 변이되며 개입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그것은 대단히 미묘하고도 다양한 면모로 나타난다. 하지만 현실을 직시하지 않으려 하는 문학으로서의 《임진록》, 즉 인과관계 없는 허구의 나열이나 역성혁명에 대한 불안으로 내용의 가감(加減)에 영향을 미친 기득권층 등의 존재는 《임진록》이 지닌 과오로서 지적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임란 이후 민족 전체의 역사인식과 그것을 아울러 조율하려는 당대 집권층의 지배 이데올로기, 그것에 이어지는 민중의 취향과 문학적 목적의 변이를 총체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임진록》은 그 문학사적 의의와 가치를 지닌다고 할 것이다.
《임진록》은 왜와의 전란을 다룬 역사군담소설로서, 당대의 역사와 문화, 정치사상 등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에, 앞으로는 《임진록》에 대해서 문학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논의될 것이 아니라 동 분야에 관한 학제적 연구가 필요하고, 또 전쟁 상대인 인접국 왜와의 비교연구가 활성화되어 더 큰 연구 방향성의 제재가 정립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참고문헌.
구인환, 《임진록》, 신원문화사, 2004.
소재영, 《임병양란과 문학인식》, 한국연구원, 1980.
임철호, 《임진록 이본연구 1》, 전주대학 출판부, 1996.
정홍준, 《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2》, 한국역사연구회, 1996.
최문정, 《임진록연구》, 도서출판 박이정, 2003.

키워드

고전소설,   작품론,   임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