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한국에 있어 과거청산의 세 범주
2. 상대적으로 성공한 과거청산 : 민주화 운동 기간의 과거청산
3. 미완의 과거청산 : 한국전쟁기의 과거청산
4. 진행 중의 과거청산 : 일제강점기의 과거청산
5. 각국의 과거 청산과 갈등 그리고 치유의 문제
6. 맺음말
2. 상대적으로 성공한 과거청산 : 민주화 운동 기간의 과거청산
3. 미완의 과거청산 : 한국전쟁기의 과거청산
4. 진행 중의 과거청산 : 일제강점기의 과거청산
5. 각국의 과거 청산과 갈등 그리고 치유의 문제
6. 맺음말
본문내용
않은 이웃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알게 해 준다.
이제 우리는 일제 강점기의 역사와 이념 갈등으로 인한 상처와 민주화 과정에서 빈발하였던 국가 폭력에 의한 희생 등의 과거를 청산할 필요가 있다. 과거 청산이란 과거사의 진상을 밝혀내고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시행하는 사법적 정치적 측면에서의 과거청산으로서 과거 규명과 과거사에 대한 비판을 통해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피해자에 대해 애도를 표하고 치유하고자 하는 노력으로서 사법적 정치적 문제만은 아닌 역사의식과 가치와 윤리의 문제로 해결하고자 하는 과거 성찰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경우 민주화 운동 기간의 국가 폭력에 대해서는 일부 과거 규명이 이루어진 바 있으나, 나머지 두 가지 과거사에 대해서는 과거 규명이 이루어진 바 없다. 또 현실적으로 보아 이 두 가지 과거사는 역사적 과거로서 현재 그에 대한 사법적 정치적 처벌의 대상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과거 청산은 과거 성찰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스페인에서는 프랑코의 전체주의 정권이 붕괴하고 민주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폭압적인 통치 아래에서 있은 수많은 인권침해에 대해 별다른 조사 없이 화해의 길로 나아갔다. 그들은 과거사 자체를 덮어버림으로써 민주화 과정에서 치러야 할 혼란을 피하고 국민 통합을 통해 민주화를 이루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스페인이 선택한 이러한 민주화의 과정은 어느 시기엔가는 전체주의 시절의 인권침해에 대한 조사와 반성이 없이는 진정한 민주주의가 가능해지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 전체주의 시절을 경험하지 않은 새로운 세대들이 권력을 담당하는 시기가지 유보된 과거 청산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스페인과는 달리 백인 정권에 의한 아파르트헤이트에 따른 흑인들의 엄청난 박해를 사법적인 처리 절차는 없이 진실만을 규명하고 화해의 길로 나아가는 정책을 선택하였다.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진실과화해위원회를 설치하고 투투 주교를 중심으로 과거사의 진실을 밝히기 위하여 피해자와 가해자가 진실을 이야기한다는 전제 아래 피해자에게는 보상을 가해자에게는 사면을 해 주는 방법을 선택하였다. 백인 정권 기간에 있었던 인권 침해의 사실을 모두 밝히는 대신 가해자와 피해자가 화해를 하는 방법을 통해 사회 통합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하고 진실 확인의 결과를 문서로 남기는 방법은 국민 모두가 전체주의 체재에서 경험한 것을 알게 함으로써 미래에 또다시 이러한 일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고 국민이 화합하여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과거 청산의 예로 인정된다.
스페인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 이러한 과거사를 과거 규명 없이 과거를 은폐해 버리거나 과거 성찰로 나아간 것은 두 나라가 처한 정치적인 상황에서 선택할 수밖에 없는 과거청산 방법이었다. 스페인의 경우 프랑코 정권의 기득권 세력이 엄존하는 상황에서 허약한 민주화 정권은 과거 규명으로 나아갈 수 없었던 것이다. 그들이 과거사를 규명하고자 할 때 기득권 세력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은 분명했고 또 다른 내란에 휩싸일 위험이 있었다. 스페인 내란의 기억이 기억 속에 남아있는 스페인 국민으로서는 인권 침해의 사례를 밝히는 일보다 내란을 피하는 것이 더 중요한 선택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에도 이와 비슷한 설명이 가능하다. 아파르트헤이트를 시행하여 인권을 침해한 백인들이 국민의 10%를 조금 상회하였지만 그들이 국가 경제력의 거의 전부와 경찰력을 장악한 상황에서 과거 규명으로 나아가기는 어려움이 많았고 이는 사회 혼란을 유발할 위험이 컸던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과거 규명보다는 과거 성찰의 방법으로 진실을 확인하는 선에서 화해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6. 맺음말
한국의 과거청산 역시 일제강점기가 끝난 직후에는 외세의 영향과 국가 수립이라는 현실적인 이유로 인하여 과거 규명이 이루어지지 못하였고, 한국 전쟁을 전후한 시기의 민간인 학살 문제 역시 권력의 연속성으로 인하여 과거 규명이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민주화 기간의 인권 침해에 관하여는 어느 정도 과거 규명이 이루어졌지만 아지 미흡하다는 지적 또한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이러한 과거청산의 불철저는 우리 사회의 갈등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 과거 규명과 청산 작업이란 사회적 차원에서 집단 기억을 만드는 과정으로 이해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과거에 있은 사실을 철저하게 조사하여 진실을 밝히고 사회가 지향하는 이상과 가치를 바탕으로 그 중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을 선택하여 기억하는 행위로 설명할 수 있다. 물론 이상과 가치에 대한 구성원 사이의 이견 때문에 갈등을 유발할 소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엄정한 의미의 과거 규명이 불가능한 현재의 상황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의 확인과 기억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현재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친일 과거 청산을 위하여 시도하고 있는 친일인명사전의 편찬 작업은 친일과 관련된 사실을 객관적으로 기록하고 정리하는 작업으로 의미를 지닌다. 이러한 작업이 올바로 이루어진 후에 우리는 사회적 합의를 통한 과거의 청산이 가능해질 것이다. 한국 전쟁을 전후한 시기의 민간인 학살 사건이나 민주화 기간의 인권 침해 사건 역시 이러한 객관적 사실의 확인을 통한 사회적 합의의 도출하고 집단의 기억을 만들어 나감으로써 다시는 이러한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참고문헌>
김동춘, 전쟁과 사회, 돌베개, 2000
김삼웅 외, 친일파 - 그 인간과 논리, 학민사, 1990
김삼웅, 친일정치 100년사, 동풍, 1995
김재승, 만주벌의 이름 없는 전사들, 혜안,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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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길성, 친일과 반일, 다락원, 2004
이제 우리는 일제 강점기의 역사와 이념 갈등으로 인한 상처와 민주화 과정에서 빈발하였던 국가 폭력에 의한 희생 등의 과거를 청산할 필요가 있다. 과거 청산이란 과거사의 진상을 밝혀내고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시행하는 사법적 정치적 측면에서의 과거청산으로서 과거 규명과 과거사에 대한 비판을 통해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피해자에 대해 애도를 표하고 치유하고자 하는 노력으로서 사법적 정치적 문제만은 아닌 역사의식과 가치와 윤리의 문제로 해결하고자 하는 과거 성찰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경우 민주화 운동 기간의 국가 폭력에 대해서는 일부 과거 규명이 이루어진 바 있으나, 나머지 두 가지 과거사에 대해서는 과거 규명이 이루어진 바 없다. 또 현실적으로 보아 이 두 가지 과거사는 역사적 과거로서 현재 그에 대한 사법적 정치적 처벌의 대상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과거 청산은 과거 성찰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스페인에서는 프랑코의 전체주의 정권이 붕괴하고 민주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폭압적인 통치 아래에서 있은 수많은 인권침해에 대해 별다른 조사 없이 화해의 길로 나아갔다. 그들은 과거사 자체를 덮어버림으로써 민주화 과정에서 치러야 할 혼란을 피하고 국민 통합을 통해 민주화를 이루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스페인이 선택한 이러한 민주화의 과정은 어느 시기엔가는 전체주의 시절의 인권침해에 대한 조사와 반성이 없이는 진정한 민주주의가 가능해지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 전체주의 시절을 경험하지 않은 새로운 세대들이 권력을 담당하는 시기가지 유보된 과거 청산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스페인과는 달리 백인 정권에 의한 아파르트헤이트에 따른 흑인들의 엄청난 박해를 사법적인 처리 절차는 없이 진실만을 규명하고 화해의 길로 나아가는 정책을 선택하였다.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진실과화해위원회를 설치하고 투투 주교를 중심으로 과거사의 진실을 밝히기 위하여 피해자와 가해자가 진실을 이야기한다는 전제 아래 피해자에게는 보상을 가해자에게는 사면을 해 주는 방법을 선택하였다. 백인 정권 기간에 있었던 인권 침해의 사실을 모두 밝히는 대신 가해자와 피해자가 화해를 하는 방법을 통해 사회 통합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하고 진실 확인의 결과를 문서로 남기는 방법은 국민 모두가 전체주의 체재에서 경험한 것을 알게 함으로써 미래에 또다시 이러한 일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고 국민이 화합하여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과거 청산의 예로 인정된다.
스페인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 이러한 과거사를 과거 규명 없이 과거를 은폐해 버리거나 과거 성찰로 나아간 것은 두 나라가 처한 정치적인 상황에서 선택할 수밖에 없는 과거청산 방법이었다. 스페인의 경우 프랑코 정권의 기득권 세력이 엄존하는 상황에서 허약한 민주화 정권은 과거 규명으로 나아갈 수 없었던 것이다. 그들이 과거사를 규명하고자 할 때 기득권 세력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은 분명했고 또 다른 내란에 휩싸일 위험이 있었다. 스페인 내란의 기억이 기억 속에 남아있는 스페인 국민으로서는 인권 침해의 사례를 밝히는 일보다 내란을 피하는 것이 더 중요한 선택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에도 이와 비슷한 설명이 가능하다. 아파르트헤이트를 시행하여 인권을 침해한 백인들이 국민의 10%를 조금 상회하였지만 그들이 국가 경제력의 거의 전부와 경찰력을 장악한 상황에서 과거 규명으로 나아가기는 어려움이 많았고 이는 사회 혼란을 유발할 위험이 컸던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과거 규명보다는 과거 성찰의 방법으로 진실을 확인하는 선에서 화해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6. 맺음말
한국의 과거청산 역시 일제강점기가 끝난 직후에는 외세의 영향과 국가 수립이라는 현실적인 이유로 인하여 과거 규명이 이루어지지 못하였고, 한국 전쟁을 전후한 시기의 민간인 학살 문제 역시 권력의 연속성으로 인하여 과거 규명이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민주화 기간의 인권 침해에 관하여는 어느 정도 과거 규명이 이루어졌지만 아지 미흡하다는 지적 또한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이러한 과거청산의 불철저는 우리 사회의 갈등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 과거 규명과 청산 작업이란 사회적 차원에서 집단 기억을 만드는 과정으로 이해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과거에 있은 사실을 철저하게 조사하여 진실을 밝히고 사회가 지향하는 이상과 가치를 바탕으로 그 중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을 선택하여 기억하는 행위로 설명할 수 있다. 물론 이상과 가치에 대한 구성원 사이의 이견 때문에 갈등을 유발할 소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엄정한 의미의 과거 규명이 불가능한 현재의 상황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의 확인과 기억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현재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친일 과거 청산을 위하여 시도하고 있는 친일인명사전의 편찬 작업은 친일과 관련된 사실을 객관적으로 기록하고 정리하는 작업으로 의미를 지닌다. 이러한 작업이 올바로 이루어진 후에 우리는 사회적 합의를 통한 과거의 청산이 가능해질 것이다. 한국 전쟁을 전후한 시기의 민간인 학살 사건이나 민주화 기간의 인권 침해 사건 역시 이러한 객관적 사실의 확인을 통한 사회적 합의의 도출하고 집단의 기억을 만들어 나감으로써 다시는 이러한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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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직 외, 세계의 과거사 청산, 푸른역사, 2005
최길성, 친일과 반일, 다락원,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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