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 머리말
◆ 일연의 생애와 『삼국유사』가 찬술된 시대적 배경
◆ 불교인으로서의 일연 - 불국토로 가는 길
◆ 일연, 삼국유사 그리고 역사
◆ 문학가로서의 일연
1)이야기 문학-신화, 설화의 수집자로서의 일연
2)시 문학-향가 및 민요 수집자로서의 일연
3)찬시 창작자로서의 일연
4)자유로운 문체의 소유자로서의 일연
◆ 맺음말
◆ 참고자료
◆ 일연의 생애와 『삼국유사』가 찬술된 시대적 배경
◆ 불교인으로서의 일연 - 불국토로 가는 길
◆ 일연, 삼국유사 그리고 역사
◆ 문학가로서의 일연
1)이야기 문학-신화, 설화의 수집자로서의 일연
2)시 문학-향가 및 민요 수집자로서의 일연
3)찬시 창작자로서의 일연
4)자유로운 문체의 소유자로서의 일연
◆ 맺음말
◆ 참고자료
본문내용
창작자로서의 일연
일연의 찬시(讚詩)를 논하기 전에 먼저 찬(讚)의 개념부터 간단히 짚고 넘어가려 한다. 찬(讚)의 사전적 의미는 ‘남의 아름다운 행적을 기리는 글의 한 가지’ 이지만, 문학 용어로서의 찬(讚)은 중국 고문체(古文體)로서의 찬(讚)과 불교문학에서의 찬(讚)으로 나뉜다. 전자는 ‘明’, ‘助’, ‘明也’, ‘佐也’ 등으로 풀이되는데, 이는 ‘어떤 사실을 밝혀서 이해에 도움을 준다. ‘ 는 뜻이다. 인물, 문장(文章) 등을 찬미하거나(잡찬:雜讚), 사기(史記), 한서(漢書)등 사서류의 권말에 수록되거나(사찬:史讚), 사람의 죽음을 슬퍼하며 그의 덕을 기리는(애찬:哀 讚) 것 등이 있다. 한편 후자는 경전의 내용이나 기타 특정한 사례와 소재에 어느 정도 바탕을 두고 단지 그 내용만을 되풀이 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개인의 주관적인 흥취나 감흥 등을 포함시킨 것이다. 불덕(佛德), 불보살, 고승석덕(高僧釋德)의 영험과 복이(福異) 등 불교적인 여러 사적과 찬양의 글이 여기에 들어간다.
일연의 찬시는『삼국유사』안에서 44조에 48수가 전해진다. 찬시의 분포를 보면 『삼국유사』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기이(奇異)편에는 1조 1편밖에 실리지 않은 반면, 흥법(興法), 탑상(塔像), 감통(感通), 피은(避隱), 신주(神呪)편 등 불교관계기사에 나머지의 대부분이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이는 찬시의 창작 목적이 일단 불교 사상의 표출임을 뜻한다. 그러나 이 찬시들은 단지 불찬(不贊)으로만 보아 넘기기에는 상당한 시적 완결성과 문학성을 갖고 있다. 향가와 민요 등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는 등 일연은 시 문학 장르에 경도되어 있었다. 이러한 그의 관심이 창작자로서의 역량에도 영향을 끼친 듯하다. 일연은 한시의 틀 안에서 자신의 현실인식 및 시적 상상력을 풀어놓은 것이다.
일연의 찬시 중에는 시적 비유나 함의가 고도의 경지에 올라선 작품이 많은데, 순도가 처음 고구려에 불교를 전한 사실을 두고 쓴 <順道肇麗>조의 찬시를 살펴보도록 하자. 『一然의 讚詩에 나타난 現實認識 考』, 고려대학교 석사학위논문, 김종식, 1993.
鴨錄春深渚草鮮(압록춘심저초선) 압록강 봄 깊어 풀빛 고웁고
白沙鷗鷺等閑眠(백사구로등한면) 백사장 갈매기 한가히 조는데
忽驚柔櫓一聲遠(홀경유로일성원) 부드러운 노 젓는 소리에 물새들 놀라 멀리 날으네
何處漁舟客到烟(하처어주객도연) 어느 곳 고깃밴지, 안개 속에 이른 손님.
1,2 행은 고요한 봄 풍경이다. 아직 문명이 전해지기 전의 한반도의 상태인 것이다. 이때 노 젓는 소리는 고요한 미명의 상태에 파란을 일으킨다. 이윽고 아직 자욱한 안개를 헤치고 귀한 손님이 배에서 내린다. 이 손님은 고구려에 불교를 처음 전한 순도라고 볼 수 있다. 한반도에 처음 불교가 전래된 것을 기리는 시임에도 직설적인 찬양 대신 자연물을 이용한 비유를 통해 오히려 더욱 엄숙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한, 불교적인 요소를 배제하고도 한 편의 서정시로서도 수준 높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일연의 찬시에는 불국토 건설의 염원, 불법(佛法)을 통한 왕권 강화, 사회 모순에 대한 비판과 고통 받는 백성들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상과 생각을 운문을 통해 시적으로 형상화하여 상당한 문학성을 획득하고 있다.
4)자유로운 문체의 소유자로서의 일연
고려 후기의 지적 성취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전자는 신유학을 기반으로 하는 사대부들이 현실과 근접한 새로운 세계관을 수립하고 표현하고자 고문(古文)을 확립하는 방향이었고, 후자는 선종을 지표로 하여 우리말에 가까운 한시 문으로 직감적이면서도 절실한 체험을 살리고자 하는 방향이었다. (조선왕조 개창 이후에는 후자는 일단 꺾이고 전자의 흐름이 우세했다고 볼 수 있다.) 일연은 후자에 속한다.
일연의 문체는 한문 문장의 보편적인 규범을 따르지 않아, 서로 다른 문화유산이 각기 그것대로 지닌 특성이 손상되지 않게 했으며, 우리말의 어순과 어휘를 받아들이기도 했다. 그 때문에 당대에는 한문학의 수준을 저하시켰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오늘날에는 민족 주체성을 찾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문학통사』2, 조동일, 지식산업사, 1994.
또한 일연은 불교를 바탕으로 사람의 생각을 속박하려는 모든 시도를 거부하고 거칠 것이 없이 행동하는 융통 자재한 인간형의 다양한 모습을 제시하고자 했다. 이러한 일연의 인생관과 세계관이 그의 문체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 맺음말
지금까지 『삼국유사』를 중심으로 일연의 불교도적 측면, 역사가적 측면, 그리고 문학가적 측면에 대해 살펴보았다. 『삼국유사』는 불교적인 색채가 깔려 있고 많은 분량을 불교에 관한 이야기에 할애한 불교 서적이다. 또한 일연이 대몽 항쟁 기에 민족혼을 되살릴 목적으로 많은 부분 직접 조사하고 사람들에게 들어 채록한 자료로 가득 찬 역사서이기도 하다. 그리고 신화, 전설, 민담, 향가, 민요 등을 수록하고 설화문학적인 표현법을 채택한, 후대 문학에 큰 영향을 끼친 문학 작품의 면모도 있다. 따라서 『삼국유사』를 한 가지 시각으로만 재단하는 것은 자칫 『삼국유사』와 일연에 대한 편협한 이해를 가져올 수 있다.
물론 『삼국유사』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저자 일연이 영남 지방에서 활동한 승려였다는 한계 때문에 불교와 신라 중심적인 서술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간혹 잘못된 인용이나 사적이 여과나 확인 없이 들어가 있다는 것 등이다. 그러나 이는 어느 한 가지로 특징 지워질 수 없는 일연과 『삼국유사』의 특징을 생각해볼 때 어느 정도 불가피한 일일 수 있다. 또한 그렇다고 해도 『삼국유사』는 고려 시대의 불교 사상, 우리 고대사 및 여러 문학 장르의 보고(寶庫)로서 여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 참고자료
삼국유사 (고운기. 현암사 2002. 11.20)
일연의 시대상황과 삶의 궤적 (채상식. 1982)
閔泳珪, <一然의 重編曹洞五位 二卷과 그 日本重刊本>(人文科學 3132, 연세대 인문과학 연구소, 1974)
金相鉉, 三國遺事에 나타난 一然의 佛敎史觀, 韓國史硏究 20, 1978.
高雲基, 一然의 世界認識과 詩文學 硏究, 연세대 박사학위논문, 1994 참조.
일연의 찬시(讚詩)를 논하기 전에 먼저 찬(讚)의 개념부터 간단히 짚고 넘어가려 한다. 찬(讚)의 사전적 의미는 ‘남의 아름다운 행적을 기리는 글의 한 가지’ 이지만, 문학 용어로서의 찬(讚)은 중국 고문체(古文體)로서의 찬(讚)과 불교문학에서의 찬(讚)으로 나뉜다. 전자는 ‘明’, ‘助’, ‘明也’, ‘佐也’ 등으로 풀이되는데, 이는 ‘어떤 사실을 밝혀서 이해에 도움을 준다. ‘ 는 뜻이다. 인물, 문장(文章) 등을 찬미하거나(잡찬:雜讚), 사기(史記), 한서(漢書)등 사서류의 권말에 수록되거나(사찬:史讚), 사람의 죽음을 슬퍼하며 그의 덕을 기리는(애찬:哀 讚) 것 등이 있다. 한편 후자는 경전의 내용이나 기타 특정한 사례와 소재에 어느 정도 바탕을 두고 단지 그 내용만을 되풀이 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개인의 주관적인 흥취나 감흥 등을 포함시킨 것이다. 불덕(佛德), 불보살, 고승석덕(高僧釋德)의 영험과 복이(福異) 등 불교적인 여러 사적과 찬양의 글이 여기에 들어간다.
일연의 찬시는『삼국유사』안에서 44조에 48수가 전해진다. 찬시의 분포를 보면 『삼국유사』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기이(奇異)편에는 1조 1편밖에 실리지 않은 반면, 흥법(興法), 탑상(塔像), 감통(感通), 피은(避隱), 신주(神呪)편 등 불교관계기사에 나머지의 대부분이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이는 찬시의 창작 목적이 일단 불교 사상의 표출임을 뜻한다. 그러나 이 찬시들은 단지 불찬(不贊)으로만 보아 넘기기에는 상당한 시적 완결성과 문학성을 갖고 있다. 향가와 민요 등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는 등 일연은 시 문학 장르에 경도되어 있었다. 이러한 그의 관심이 창작자로서의 역량에도 영향을 끼친 듯하다. 일연은 한시의 틀 안에서 자신의 현실인식 및 시적 상상력을 풀어놓은 것이다.
일연의 찬시 중에는 시적 비유나 함의가 고도의 경지에 올라선 작품이 많은데, 순도가 처음 고구려에 불교를 전한 사실을 두고 쓴 <順道肇麗>조의 찬시를 살펴보도록 하자. 『一然의 讚詩에 나타난 現實認識 考』, 고려대학교 석사학위논문, 김종식, 1993.
鴨錄春深渚草鮮(압록춘심저초선) 압록강 봄 깊어 풀빛 고웁고
白沙鷗鷺等閑眠(백사구로등한면) 백사장 갈매기 한가히 조는데
忽驚柔櫓一聲遠(홀경유로일성원) 부드러운 노 젓는 소리에 물새들 놀라 멀리 날으네
何處漁舟客到烟(하처어주객도연) 어느 곳 고깃밴지, 안개 속에 이른 손님.
1,2 행은 고요한 봄 풍경이다. 아직 문명이 전해지기 전의 한반도의 상태인 것이다. 이때 노 젓는 소리는 고요한 미명의 상태에 파란을 일으킨다. 이윽고 아직 자욱한 안개를 헤치고 귀한 손님이 배에서 내린다. 이 손님은 고구려에 불교를 처음 전한 순도라고 볼 수 있다. 한반도에 처음 불교가 전래된 것을 기리는 시임에도 직설적인 찬양 대신 자연물을 이용한 비유를 통해 오히려 더욱 엄숙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한, 불교적인 요소를 배제하고도 한 편의 서정시로서도 수준 높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일연의 찬시에는 불국토 건설의 염원, 불법(佛法)을 통한 왕권 강화, 사회 모순에 대한 비판과 고통 받는 백성들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상과 생각을 운문을 통해 시적으로 형상화하여 상당한 문학성을 획득하고 있다.
4)자유로운 문체의 소유자로서의 일연
고려 후기의 지적 성취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전자는 신유학을 기반으로 하는 사대부들이 현실과 근접한 새로운 세계관을 수립하고 표현하고자 고문(古文)을 확립하는 방향이었고, 후자는 선종을 지표로 하여 우리말에 가까운 한시 문으로 직감적이면서도 절실한 체험을 살리고자 하는 방향이었다. (조선왕조 개창 이후에는 후자는 일단 꺾이고 전자의 흐름이 우세했다고 볼 수 있다.) 일연은 후자에 속한다.
일연의 문체는 한문 문장의 보편적인 규범을 따르지 않아, 서로 다른 문화유산이 각기 그것대로 지닌 특성이 손상되지 않게 했으며, 우리말의 어순과 어휘를 받아들이기도 했다. 그 때문에 당대에는 한문학의 수준을 저하시켰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오늘날에는 민족 주체성을 찾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문학통사』2, 조동일, 지식산업사, 1994.
또한 일연은 불교를 바탕으로 사람의 생각을 속박하려는 모든 시도를 거부하고 거칠 것이 없이 행동하는 융통 자재한 인간형의 다양한 모습을 제시하고자 했다. 이러한 일연의 인생관과 세계관이 그의 문체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 맺음말
지금까지 『삼국유사』를 중심으로 일연의 불교도적 측면, 역사가적 측면, 그리고 문학가적 측면에 대해 살펴보았다. 『삼국유사』는 불교적인 색채가 깔려 있고 많은 분량을 불교에 관한 이야기에 할애한 불교 서적이다. 또한 일연이 대몽 항쟁 기에 민족혼을 되살릴 목적으로 많은 부분 직접 조사하고 사람들에게 들어 채록한 자료로 가득 찬 역사서이기도 하다. 그리고 신화, 전설, 민담, 향가, 민요 등을 수록하고 설화문학적인 표현법을 채택한, 후대 문학에 큰 영향을 끼친 문학 작품의 면모도 있다. 따라서 『삼국유사』를 한 가지 시각으로만 재단하는 것은 자칫 『삼국유사』와 일연에 대한 편협한 이해를 가져올 수 있다.
물론 『삼국유사』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저자 일연이 영남 지방에서 활동한 승려였다는 한계 때문에 불교와 신라 중심적인 서술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간혹 잘못된 인용이나 사적이 여과나 확인 없이 들어가 있다는 것 등이다. 그러나 이는 어느 한 가지로 특징 지워질 수 없는 일연과 『삼국유사』의 특징을 생각해볼 때 어느 정도 불가피한 일일 수 있다. 또한 그렇다고 해도 『삼국유사』는 고려 시대의 불교 사상, 우리 고대사 및 여러 문학 장르의 보고(寶庫)로서 여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 참고자료
삼국유사 (고운기. 현암사 2002. 11.20)
일연의 시대상황과 삶의 궤적 (채상식. 1982)
閔泳珪, <一然의 重編曹洞五位 二卷과 그 日本重刊本>(人文科學 3132, 연세대 인문과학 연구소, 1974)
金相鉉, 三國遺事에 나타난 一然의 佛敎史觀, 韓國史硏究 20, 1978.
高雲基, 一然의 世界認識과 詩文學 硏究, 연세대 박사학위논문, 1994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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