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당신의 바다」
1. 소통의 부재
2. 가정의 이중성
3. 결핍과 폭력성
「포옹」
1. 결핍
2. 위로
3. 극복의지
행복고물상
1. 유약한 남성상
2. 불구로부터 야기된 여성의 야수성
3. 원초적 본능과 폭력적인 삶과의 싸움
유령의 집
1. 유령의 집과 삶과의 유사성
2. 유령가족
「등뼈」
1. 일탈된 여성성에의 거부
2. 집착과 욕망
3. 등의 의미
4. 내면화
<천운영 소설의 구조적 유사성>
1. 결핍
2. 추하거나 기형적인 육체
3. 공격성 · 야수성
1. 소통의 부재
2. 가정의 이중성
3. 결핍과 폭력성
「포옹」
1. 결핍
2. 위로
3. 극복의지
행복고물상
1. 유약한 남성상
2. 불구로부터 야기된 여성의 야수성
3. 원초적 본능과 폭력적인 삶과의 싸움
유령의 집
1. 유령의 집과 삶과의 유사성
2. 유령가족
「등뼈」
1. 일탈된 여성성에의 거부
2. 집착과 욕망
3. 등의 의미
4. 내면화
<천운영 소설의 구조적 유사성>
1. 결핍
2. 추하거나 기형적인 육체
3. 공격성 · 야수성
본문내용
었다. 여차하면 남자를 송두리째 집어삼키겠다는 듯 쏘아 붙이는 그 달콤하게 위협적인 시선은 남자의 욕망을 겨낭하여 설치된 덫이었다. 남자는 그 덫에 빠지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고 지금까지는 잘해왔다. 용역사무실과 공사장을 전전하는 남자에게 여자의 존재는 덥석 받아들이기에 너무 버겁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여자가 사라지고 나자 남자는 덫이 있던 주변을 헤매며 여자를 찾기 시작했다. (p155)
남자는 여자의 시선이 너무 강해서 남자를 압도하려고 했기 때문에 여자를 거부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러한 남자의 의식에서 여자는 여성스럽고 순종적이어야 적당하다. 작가 천운영이 지적하고자 한 점은 바로 이것이 아닐까? 다시 말해, 작가는 「등뼈」의 ‘여자’를 통해서 남자들이 자신들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만든 이상적인 여성상과 그것이 마치 여성의 진정한 모습인 것처럼 일반화시켜 여자들을 옥죄고 제약하는 사회현실에 반기를 들었다고 볼 수 있다.
천운영의 여러 작품들에서 대부분의 여성 인물들이 기괴한 얼굴과 몸의 형상을 하고 있는 것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여성의 몸을 상품화하여 날씬하고 젊고 섹시한 몸만을 요구하는 남성적 시선에 대해 전복적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2. 집착과 욕망
남자는 여자가 발라준 살을 아무 생각 없이 받아먹곤 했다. 하지만 누군가 먹고 난 뼈를 다시 주워들거나 애써 조개의 관자를 뜯어내는 여자의 모습은 궁핍하고 비천한 동물을 연상시켰다. (p153)
여자가 떠난 뒤 남자는 살 속에 숨은 뼈에 집착하기 시작했다.---(중략)---정형외과를 찾아다닌 것은 꼭 뼈 사진을 찍기 위해서만은 아니었다. 남자가 가진 뼈에 대한 집착은 이미 사라져버린 여자에 대한 집착이었다. (p150)
남자는 여자가 떠난 뒤 살 속에 숨은 뼈에 집착하기 시작한다. 주위 사물들에서 뼈를 연상해 내고, 원인을 알 수 없는 요추 디스크로 고통 받다가, 급기야 뼈를 찍은 엑스레이 필름을 닥치는 대로 모으며, 결국 아무런 식욕조차 느끼지 못하게 되어 그의 몸엔 뼈만 두드러지게 된다. 여자가 떠난 후 이 남자가 보여주는 모든 증상들은 그러니까 모두 ‘뼈’에 대한 집착으로 수렴된다. 그런데 왜 하필 ‘뼈’일까?
여자는 “동그랗게 솟은 어깨뼈와 새가슴, 시폰감의 치마 사이로 드러난 무릎뼈와 퀭하니 드러난 발목의 복사뼈까지.”(p139-140) 뼈가 유난히 도드라졌으며 생선뼈나 닭의 다리뼈, 갈비뼈 또는 조개껍데기의 관자 같은 보통 사람들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뼈에 붙은 살들만을 골라 먹었다. 따라서 남자의 뼈에 대한 집착은 떠난 여자를 불완전하게나마 보유하고자 하는 남자의 뼈와 여자에 대한 동일시가 빚어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3. 등의 의미
남자는 자신의 등을 한 번도 제대로 바라본 적이 없었다. 누군들 자기 등을 제대로 볼 수 있겠는가. 하물며 더러운 때조차 누군가에게 부탁을 해야만 벗길 수 있는 곳이니까. 가려워도 여드름이 나도 상처가 생겨도 남의 힘을 빌려야만 처리할 수 있는 곳. 몸무게의 70퍼센트를 버티고 있으면서 제대로 돌보아지거나 가꾸어질 수 없는 등의 천형(p146)
여자가 떠난 후, 남자는 등에 통증을 느끼고 병원에서 엑스레이 사진을 찍는다. 필름을 통해 본 자신의 등뼈. 남자는 자신의 등뼈사진 위로 여자의 등을 겹쳐 그려본다. 남자는 “여자의 몸 중앙을 가로지르던 등뼈의 명쾌한 자국을 선명히 기억하고 있다.”(p148) 남자는 이제와 생각한다.
그때 왜 여자의 등을 쓰다듬어주지 못했을까. 어느 누구도 자신의 등을 쓰다듬을 수는 없는 법이다. 타인만이 그 등을 쓰다듬고 보듬어 줄 수 있다. 여자가 남자의 발길질을 견뎌낸 것은 남자에게 그 등이 주는 처참함을 보여주고 싶어서였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 등을 감싸주기를 원했는지도. (p148)
남자는 욕조에 들어가 샤워기의 물줄기를 맞고 있는데 여자가 알몸으로 나타나 그의 앞에 등을 돌린 채 앉는 환상을 보게 된다. “누군가를 배려하거나 배려 받는 일에 익숙하지”(p151) 않았던 남자는 그제야 “여자의 뼈 마디마디를 세며 섬세하게 등을 어루만(p157)”져 준다. 그러자 “남자는 이제 등의 통증을 느끼지”(p158) 못한다. 물리치료와 약물치료에도 낫지 않았던 남자의 등의 통증은 여자의 등을 어루만져 줌으로써 깨끗이 사라진다.
남자의 환상 속에서 여자 또한 “그의 등뼈에 숨어 남자의 등을 하염없이 쓰다듬”(p158)는다. 남자는 떠난 여자를 내면화함으로써 그녀의 빈자리를 채우고 마음 속 상처를 쓰다듬는 것이다.
4. 내면화
여자의 몸이 따뜻하다고 생각하는 찰나 여자는 또다시 사라지고 없었다. 여자가 있던 자리에는 노란 잠수함이 떠 있었다. 노란 잠수함마저 어느 결엔가 물속 깊숙이 숨어버렸다. 물밑에 숨은 잠수함이 남자를 향해 수많은 어뢰를 발사하기 시작했다. 남자는 잠수함을 찾기 위해 욕조 속에 손을 넣고 휘저었다. ---(중략)---갑자기 핵무기함을 탑재한 타이푼호가 물을 차고 올라왔다. 잠망경을 올려 남자 쪽을 살피는 듯하더니 뾰족한 머리를 들고 남자를 향해 최고 속도로 달려 잠시 후 등을 뚫고 나왔다. 남자는 자신의 몸에 커다란 구멍이 난 것을 발견했다.(P158)
노란 잠수함은 여자가 ‘노란 잠수함’이란 카페에서 남자를 떠났고 남자와 여자가 처음 만난 장소가 모형 판매소 앞이었다는 데에서 알 수 있듯이 여자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작가는 바다에 대한 유별난 애착을 보이는데, 이 소설에서도 노란 잠수함은 심해의 이미지와 연결되며 남자가 모형 잠수함을 손에 들고 목욕탕에 들어가는 장면의 “어서 내 몸을 끌고 바다 저 깊숙한 심연 속으로 가라. 남자는 뱃속에서 울려오는 고함을 듣고 있었다. 그 소리는 어쩌면 바다가 아니라 수억만년 전 우주에서 보낸 전갈인지도 몰랐다.”(p157)라는 말처럼 바다는 강렬한 원시성(여성)의 의미를 환기시킨다.
환상 속에서 남자와 여자가 하나가 되는 것은 노란 잠수함이 남자의 몸에 커다란 구멍을 내며 뚫고 나가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남자는 여자의 떠남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지극히 위장된 형태로 저항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내면화랑 상관없는 글로
남자는 여자의 시선이 너무 강해서 남자를 압도하려고 했기 때문에 여자를 거부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러한 남자의 의식에서 여자는 여성스럽고 순종적이어야 적당하다. 작가 천운영이 지적하고자 한 점은 바로 이것이 아닐까? 다시 말해, 작가는 「등뼈」의 ‘여자’를 통해서 남자들이 자신들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만든 이상적인 여성상과 그것이 마치 여성의 진정한 모습인 것처럼 일반화시켜 여자들을 옥죄고 제약하는 사회현실에 반기를 들었다고 볼 수 있다.
천운영의 여러 작품들에서 대부분의 여성 인물들이 기괴한 얼굴과 몸의 형상을 하고 있는 것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여성의 몸을 상품화하여 날씬하고 젊고 섹시한 몸만을 요구하는 남성적 시선에 대해 전복적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2. 집착과 욕망
남자는 여자가 발라준 살을 아무 생각 없이 받아먹곤 했다. 하지만 누군가 먹고 난 뼈를 다시 주워들거나 애써 조개의 관자를 뜯어내는 여자의 모습은 궁핍하고 비천한 동물을 연상시켰다. (p153)
여자가 떠난 뒤 남자는 살 속에 숨은 뼈에 집착하기 시작했다.---(중략)---정형외과를 찾아다닌 것은 꼭 뼈 사진을 찍기 위해서만은 아니었다. 남자가 가진 뼈에 대한 집착은 이미 사라져버린 여자에 대한 집착이었다. (p150)
남자는 여자가 떠난 뒤 살 속에 숨은 뼈에 집착하기 시작한다. 주위 사물들에서 뼈를 연상해 내고, 원인을 알 수 없는 요추 디스크로 고통 받다가, 급기야 뼈를 찍은 엑스레이 필름을 닥치는 대로 모으며, 결국 아무런 식욕조차 느끼지 못하게 되어 그의 몸엔 뼈만 두드러지게 된다. 여자가 떠난 후 이 남자가 보여주는 모든 증상들은 그러니까 모두 ‘뼈’에 대한 집착으로 수렴된다. 그런데 왜 하필 ‘뼈’일까?
여자는 “동그랗게 솟은 어깨뼈와 새가슴, 시폰감의 치마 사이로 드러난 무릎뼈와 퀭하니 드러난 발목의 복사뼈까지.”(p139-140) 뼈가 유난히 도드라졌으며 생선뼈나 닭의 다리뼈, 갈비뼈 또는 조개껍데기의 관자 같은 보통 사람들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뼈에 붙은 살들만을 골라 먹었다. 따라서 남자의 뼈에 대한 집착은 떠난 여자를 불완전하게나마 보유하고자 하는 남자의 뼈와 여자에 대한 동일시가 빚어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3. 등의 의미
남자는 자신의 등을 한 번도 제대로 바라본 적이 없었다. 누군들 자기 등을 제대로 볼 수 있겠는가. 하물며 더러운 때조차 누군가에게 부탁을 해야만 벗길 수 있는 곳이니까. 가려워도 여드름이 나도 상처가 생겨도 남의 힘을 빌려야만 처리할 수 있는 곳. 몸무게의 70퍼센트를 버티고 있으면서 제대로 돌보아지거나 가꾸어질 수 없는 등의 천형(p146)
여자가 떠난 후, 남자는 등에 통증을 느끼고 병원에서 엑스레이 사진을 찍는다. 필름을 통해 본 자신의 등뼈. 남자는 자신의 등뼈사진 위로 여자의 등을 겹쳐 그려본다. 남자는 “여자의 몸 중앙을 가로지르던 등뼈의 명쾌한 자국을 선명히 기억하고 있다.”(p148) 남자는 이제와 생각한다.
그때 왜 여자의 등을 쓰다듬어주지 못했을까. 어느 누구도 자신의 등을 쓰다듬을 수는 없는 법이다. 타인만이 그 등을 쓰다듬고 보듬어 줄 수 있다. 여자가 남자의 발길질을 견뎌낸 것은 남자에게 그 등이 주는 처참함을 보여주고 싶어서였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 등을 감싸주기를 원했는지도. (p148)
남자는 욕조에 들어가 샤워기의 물줄기를 맞고 있는데 여자가 알몸으로 나타나 그의 앞에 등을 돌린 채 앉는 환상을 보게 된다. “누군가를 배려하거나 배려 받는 일에 익숙하지”(p151) 않았던 남자는 그제야 “여자의 뼈 마디마디를 세며 섬세하게 등을 어루만(p157)”져 준다. 그러자 “남자는 이제 등의 통증을 느끼지”(p158) 못한다. 물리치료와 약물치료에도 낫지 않았던 남자의 등의 통증은 여자의 등을 어루만져 줌으로써 깨끗이 사라진다.
남자의 환상 속에서 여자 또한 “그의 등뼈에 숨어 남자의 등을 하염없이 쓰다듬”(p158)는다. 남자는 떠난 여자를 내면화함으로써 그녀의 빈자리를 채우고 마음 속 상처를 쓰다듬는 것이다.
4. 내면화
여자의 몸이 따뜻하다고 생각하는 찰나 여자는 또다시 사라지고 없었다. 여자가 있던 자리에는 노란 잠수함이 떠 있었다. 노란 잠수함마저 어느 결엔가 물속 깊숙이 숨어버렸다. 물밑에 숨은 잠수함이 남자를 향해 수많은 어뢰를 발사하기 시작했다. 남자는 잠수함을 찾기 위해 욕조 속에 손을 넣고 휘저었다. ---(중략)---갑자기 핵무기함을 탑재한 타이푼호가 물을 차고 올라왔다. 잠망경을 올려 남자 쪽을 살피는 듯하더니 뾰족한 머리를 들고 남자를 향해 최고 속도로 달려 잠시 후 등을 뚫고 나왔다. 남자는 자신의 몸에 커다란 구멍이 난 것을 발견했다.(P158)
노란 잠수함은 여자가 ‘노란 잠수함’이란 카페에서 남자를 떠났고 남자와 여자가 처음 만난 장소가 모형 판매소 앞이었다는 데에서 알 수 있듯이 여자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작가는 바다에 대한 유별난 애착을 보이는데, 이 소설에서도 노란 잠수함은 심해의 이미지와 연결되며 남자가 모형 잠수함을 손에 들고 목욕탕에 들어가는 장면의 “어서 내 몸을 끌고 바다 저 깊숙한 심연 속으로 가라. 남자는 뱃속에서 울려오는 고함을 듣고 있었다. 그 소리는 어쩌면 바다가 아니라 수억만년 전 우주에서 보낸 전갈인지도 몰랐다.”(p157)라는 말처럼 바다는 강렬한 원시성(여성)의 의미를 환기시킨다.
환상 속에서 남자와 여자가 하나가 되는 것은 노란 잠수함이 남자의 몸에 커다란 구멍을 내며 뚫고 나가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남자는 여자의 떠남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지극히 위장된 형태로 저항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내면화랑 상관없는 글로
소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