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옥의 작품세계 A+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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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김승옥의 작가세계

2. 김승옥 작품의 자기 성찰과 소설사적 의의

3. 근대적 자본주의와 개인의식의 고양

4. 고향의 상실과 귀향

5. 잃어버린 자아와 자기 세계의 확립

6. 무진기행 - 그 내면의식으로의 침잠

7. 도시적 일상으로부터 소외와 무관심의 세계

8. 맺음말

9. 참고자료

본문내용

돈이 매개할 때만 형성되기 때문이다. 이 소설에서는 죽음마저도 교환가치의 질서를 따르고 그럼으로써 인간의 죽음은 존엄성이 상실되어 버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이 인물군들은 남의 사건은 무엇이든, 하물며 죽음마저도 사소한 것으로 느끼는 극단적인 이기주의적 태도를 지녔다. 「무진기행」의 주인공 윤희중이 '타인이 하는 행위는 무위와 똑같은 무게밖에 가지고 있지 않은 장난이라고 생각'하듯 이들 두 사람은 그 사내의 아내의 죽음을 전해 듣고도 '네에 그거 안되셨군요'라고 각각 형식적인 조의를 표할 뿐이다. 그것은 그 사내 혼자 감당해야 할 그 혼자만의 슬픔일 뿐 그 이외의 타인에게는 그저 사소한 일일뿐인 것이다. 게다가 갈 곳 몰라 거리를 헤매던 그들은 '벽으로 나누어진 방들, 그것이 우리가 들어가야 할 곳'이라고 생각하며 같이 한방에 들자는 사내의 요청을 뿌리치고 각자의 방에 들게 된다. 고립과 무관심 속에 방치된 월부장수는 자살해 버린다. 그 사내의 자살을 예감하고도 그를 혼자 방에 밀어 넣었던 안은 그의 주검을 발견하고 나와 함께 가슴에 왠지 모를 두려움을 안고 헤어진다. 이렇게 윤희중의 부끄러움과 나와 안의 두려움의 감정은 자기 세계를 포기하고 현실 원칙에 순응하며 도시적 삶에 힘겹게 적응해 가는 60년대 도시인들의 쓸쓸한 내면 풍경이다.
8. 맺음말
지금까지 김승옥의 작품 분석을 중심으로 그가 노력했던 60년대 삶의 자기 세계의 구축과 그 의미, 감수성의 혁명이라는 김승옥의 주인공들이 보여주는 정서는 결국은 자본주의적 근대가 가진 현재의 부정성과 그것을 거부하는 환상적 기준에 근거한 자기 세계 사이의 간극에서 표출되는 감수성에 다름 아님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그의 자기 세계 구축은 객관 현실과의 변증법적 연관이 부재하였기에 현실에 대한 대립적 인식이 주축이 된 자의적, 주관적 세계였음을 생각해 보았다. 현실과 절연된 자기 세계는 이후에 사소한 것이 사소하지 않음에 대한 발견으로 대체되어 가지만 그것의 실질적 의미는 객관적 현실과 관계를 맺지 못하는 독선적 관념이 쉽사리 스러지고 결국은 현실 생활 논리를 수용하는 것이라는 것을 살펴보았다. 이러한 김승옥 소설이 보여주는 변신의 과정은 그의 초기 소설인 「환상수첩」, 「무진기행」, 「서울,1964년 겨울」 세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내면과 정확히 일치한다. 곧, 진정성을 향한 완고한 환상적 기준을 상정했던 「환상수첩」의 주인공, 현실 생활 논리에 수긍하여 살아가면서도 환상적 기준의 무의식적 이끌림에 갈등하는 「무진기행」의 주인공, 그리고 어떠한 진정성을 향한 열망도 가지지 못하고 맥락없는 사소한 것의 사소하지 않음의 발견으로 내달렸던 「서울,1964년 겨울」의 주인공들이 바로 그것이다. 감각적인 문체, 오롯이 한글을 배우며 자란 첫 세대로써 그가 보여주는 언의 조응력, 배경과 인물의 적적한 배치, 소설적 완결성 등 소설의 구성원리만을 문제삼을 경우 가장 극찬을 받았던 작가가 김승옥이었다. 4.19의 열광적인 분위기를 문학적 언어로 환치시키면서 전후세대문학의 그 무기력증을 단숨에 뛰어넘은 것도 바로 김승옥이다. 그러나 김승옥은 바로 그 자리에 멈춰 버렸다. 이 이후에도 물론 「서울의 달빛0장」 그리고 광주 항쟁으로 연재가 중단된 「먼지의 방」에까지 창작은 계속되지만, 그것은 아마도 김승옥 작품세계의 한 여운 정도에 불과한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의 문학은 4.19와 5.16으로 이어지는 회오리가 가라앉을 즈음 중단된 채 한 치의 움직임도 없었다. 그 까닭은 무엇일까?
소설이란 한 개인의 운명과 그 개인을 둘러싼 복잡한 제현실 즉 총체성이 통일적으로 결합될 때 미적 근거가 발생한다. 따라서 소설의 위대함이란 그 시대를 올바르게 반영, 재현함으로써 현실의 객관적 발전의 과정을 형상화된 인식으로 독자에게 제시, 그 독자로 하여금 널려 있는 현실 속에서 그 본질을 인식하게끔 했을 때 비로소 성립된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김승옥 소설의 성과는 극히 제한적이다. 그가 모색한 '남과 다른 자기 세계'란 여러 혼재한 삶 속에서 일관되게 작용하고 있는 본질적 일면만을 지나치게 확대함으로써 오히려 더욱 분산시키고 있다. 새로운 것, 기발한 것에 대한 과도한 강조는 역사의 진행을 필연성의 과정으로 파악하지 않고 우연적인 것의 연속으로 묘사하기에 이른다. 결국 그의 소설은 현실에서 벗어난 극도의 추상성과 주관성에 뒤덮이게 되는 것이다. 사회는 개인 의식을 형성시키는 구체적 계기로써, 개인은 사회발전의 추동력으로써 변증법적인 관계를 이룬다. 그러나 김승옥에게는 사회는 '남과 같은' 세계를 강제할 뿐이며, 개인은 그런 사회의 압력을 거부할 때만 자기 세계의 확립을 가질 수 있다고 파악된다. 이토록 사회란, 역사란, 현실이란 거부의 대상이기에 그의 초기 소설엔 이런 삶의 구체적 요인들이 들어설 여지가 없었으며, 오로지 관념만으로 '자기 세계'를 만들어 가는 인간들만이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현실이 매개되지 않은 관념이란 구체적 현실에 맞부딪쳤을 때 여지없이 무너지기 마련인데 김승옥도 그런 전기를 맞는다. 그것은 그가 현실의 한복판에 섰을 때(구체적으로 말하면 그가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했던 1965년, 작품으로는 「서울, 1964년 겨울」을 발표), 이 때를 기점으로 그의 문학세계는 변모한다. 그러나 그 변모의 계기는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또는 구체적 현실세계를 올바르게 본 자리에서 이루어지지 않고, 현실 세계의 절대적인 압력에 눌려 '자기세계'를 포기하는 가운데 이루어진다.
김승옥이 그의 삶의 원리이자 창작 방법으로 힘겹게 확보한 것은 남과 다른 자기 세계의 확립이었다. 이 원리는 기성의 모든 틀을 거부하겠다는 강렬한 의지이자 4.19 체험을 매개로 형성된 것이었기에 그토록 단호하고 독선적일 수 있었다. 이 원리로 그는 전후 세대 문학을 넘음과 동시에 또한 이 원리로 인해 한 걸음도 더 나갈 수 없었다.
9. 참고자료
한형구, 김승옥론, 민음사
유종호, 감수성의 혁명, 민음사
김승옥, 김승옥 소설전집, 문학동네
김명석, 김승옥 문학의 감수성과 일상성, 푸른 사상
김진기, 조미숙, 이명희 , 현대 소설의 이해, 보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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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08.01.31
  • 저작시기2008.1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449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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