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서론
2. 『창선감의록』과 『사씨남정기』작품설명
① 줄거리
② 작품분석
3. 당대에『창선감의록』이 조명받지 못한 이유
① 김만중과 조성기의 사회적 지위
② 『사씨남정기』와 『창선감의록』의 유사점
③ 정전의 선택
4. 『창선감의록』의 현대적 평가와 의의
① 구조적 측면에서 『창선감의록』의 특징
② 여성의식의 발현
5. 결론
2. 『창선감의록』과 『사씨남정기』작품설명
① 줄거리
② 작품분석
3. 당대에『창선감의록』이 조명받지 못한 이유
① 김만중과 조성기의 사회적 지위
② 『사씨남정기』와 『창선감의록』의 유사점
③ 정전의 선택
4. 『창선감의록』의 현대적 평가와 의의
① 구조적 측면에서 『창선감의록』의 특징
② 여성의식의 발현
5. 결론
본문내용
불초하여 저런 무리에게 빠져 훌륭한 동생과 어진 아내로 하여금 한을 품고 집을 떠나게 만들었던 것이야. 내 죄는 죽어야 마땅하지. 무슨 면목으로 다시 형옥과 임씨를 만날 수 있겠는가?”
화춘은 한밤 꿈속에서도 역시 형옥을 부르면서 흐르는 눈물로 칼머리를 적셨다. 우리들도 그 모습을 보면서 함께 슬퍼했다. 창선감의촉 pp317-318
화춘이 이미 잘못을 뉘우치고 관직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지만 그는 거절한다. 장자가 잘못을 깨달으면서 다시 장자의 자리로 돌아가지 않는다. 특히 화진의 부인인 윤옥화가 낳은 천린을 화춘의 양자로 삼아 장자로 정하는 것은 실질적인 의미에서 화부의 가장은 화진이라는 점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기존의 유교적 질서와는 차별화된다. 장자승계는 유교적 질서를 굳건히 하는 일이다. 이를 전복시키는 내용을 기존 질서와는 다른 현대적 인식으로 평가한다. 근대적인 가치관과 세계관으로 작품의 의의를 찾고 있다.
② 여성의식의 발현
소설의 일관된 주제는 악을 징계하고 착한 마음으로 의로움에 감복하도록 하는 데서 벗어나지 않는다. ‘창선감의’라는 제목이 표방한 뜻이다. 줄거리가 복잡하게 얽혀있긴 하지만 착한 이는 복을 받고 악한 이는 벌을 받는 구도다. 이 소설은 교훈적인 성격이 강하다. 작가는 국가와 안녕과 가문의 안녕은 기본적으로 인간 자체의 마음씨에 달려 있다고 확신한다. 『창선감의록』은 여성독자를 위해 씌여 진 것이다. 가문의 질서를 지키기 위해 여성들의 교육수단으로 여긴다. 여성들이 단순히 수동적으로 남성인물의 결정에 따라가지 않는다. 여성 인물도 가문의 질서 유지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이런 특징을 여성의 자아의식의 발현이라 여긴다. 여성성을 『창선감의록』에서 발견하기도 한다.
그 중 대표적인 여성 인물로 진채경이 있다. 그의 아버지는 엄숭과의 모함으로 처형당할 위기에 놓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 소식을 듣고 그의 어머니는 급히 상경한다. 그러나 딸은 무익한 존재라고 여기고 나누고 가려한다.
엄친이 대화중에 계시거든 소질이 비록 여자오나 어찌 차마 편안히 있으리오.
어머니의 결정에 반발하고 진채경은 여성이 무엇이 문제냐며 나선다. 당시 채경은 윤여옥과 곧 결혼하게 되어 있었다. 가만히만 있으면 행복이 보장된다. 그러나 여성이지만 소극적 삶에 만족하지 않는다. 진채경은 혼인날을 미루다가 아버지를 떠나보낸 다음 남장을 하고 몰래 도주한다. 여자의 몸이지만 아버지의 생명을 구하고 자신의 인간적 주체성도 지켰다. 임형택, “17세기 규방소설의 성립과 창선감의록”, (동방학지 17호, 연세대 국학연구원, 1988)
당시 여성들의 처지는 사실상 활동 범위가 규방에만 제한되었다. 인생을 나의 책임 하에서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없었다. 그러나 진채경은 이에 만족하지 않았다. 가부장적인 질서 하에서 자신의 삶을 소속시키지 않았다. 직접 자신의 사고와 행동으로 주체적인 사고로 삶을 살아간다. 규중처자로서 유교적 관습 하에 진채경의 행동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러나 저자는 진채경의 이런 행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유교의식에서 벗어나 여성의 자아의식의 확립에 후대 연구자들은 의의를 두고 있다. 영웅소설처럼 여성을 남성위주로 보지 않고, 규방소설처럼 여성을 가정 내에 가두지도 않는다. 여성들은 물론 가부장적인 질서인 가문의 질서를 지키려 노력한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여성들이 나서 남성과 비슷한 분량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점에서 여성의식의 확립으로 본다. 양민정, “초기 가문소설의 형성과 여성의 가문의식”, 2001
최근에 여성의 사회적인 입지가 확립되고 있다. 이런 현대적인 관점에서 『창선감의록』의 여성성을 들고 있다. 이 또한 기존의 유교적인 질서 내 갇힌 여성이 아닌 여성의 자아의식의 태동으로 해석한다.
5. 결론
지금까지 『창선감의록』에 대한 당대의 평가와 현대적 관점에서의 평가를 통해 이 작품이 사장된 이유에 대해 김만중의 『사씨남정기』와 비교하면서 고찰해 보았다. 조성기의『창선감의록』이 김만중의 『사씨남정기』에 비해 당대에 주목받지 못한 이유는, 일단 작자의 사회적 위상의 차이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김만중이 뛰어난 가문에서 태어난 시대의 지성인선구적 문화인으로서 조선 후기 문화사상에서 그 권능과 위상을 확보하고 있었다면 사재동, “서포 김만중의 문화사적 위상”, 2006
, 조성기는 뛰어난 학식을 갖추었으나 허약한 신체로 인해 골방에서 평생 학문에만 몰두하였다. 그들의 이런 사회적 위상의 차이는 정전의 선택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사씨남정기』의 유명세에는 이 소설이 장희빈 사건과 긴밀히 얽혀 있다는 사실도 큰 몫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대의 연구에서도 『창선감의록』이 저평가된 이유는 작자와 이본에 관한 논란 때문이었다. 작자의 논란은 김태준이 『조선소설사』에서 처음 제기한 이후로 계속되어 왔다. 진경환, “창선감의록의 작자 재론”, 1992
최근 조성기가 창작했다는 것이 정설이 되었지만 『창선감의록』의 작자에 대한 논란은 작품의 저평가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작품내용의 윤리적이고 유교적인 성격 역시 『창선감의록』이 현대의 연구에서 외면당한 이유 중 하나이다.
이렇게 『창선감의록』과 『사씨남정기』에 작용한 과거와 현대의 담론을 살펴보면서 우리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 과거의 연구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받아들이거나, 반대로 이를 전적으로 비판하고 부정하는 것 모두 옳지 못할 것이다. 과거의 연구에 대해 평가내리기 보다는 당대에 『창선감의록』에 작용한 담론이 그러했다고 이해하는 편이 올바를 것이다. 이는 현대의 연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현대의 담론을 과거의 연구에 비해 발전되고, 우월한 연구라고 여기는 시각은 진화론적 관점으로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현대의 담론은 과거의 담론과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시각이 필요하다. 그 이유는 과거와 현대에서 담론을 체계적으로 구성해내는 것, 즉 담론의 규칙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담론이 시대적 상황이나 평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그 시대의 담론이 어떻게 작품을 바라보고 있는지에 대해 관심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화춘은 한밤 꿈속에서도 역시 형옥을 부르면서 흐르는 눈물로 칼머리를 적셨다. 우리들도 그 모습을 보면서 함께 슬퍼했다. 창선감의촉 pp317-318
화춘이 이미 잘못을 뉘우치고 관직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지만 그는 거절한다. 장자가 잘못을 깨달으면서 다시 장자의 자리로 돌아가지 않는다. 특히 화진의 부인인 윤옥화가 낳은 천린을 화춘의 양자로 삼아 장자로 정하는 것은 실질적인 의미에서 화부의 가장은 화진이라는 점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기존의 유교적 질서와는 차별화된다. 장자승계는 유교적 질서를 굳건히 하는 일이다. 이를 전복시키는 내용을 기존 질서와는 다른 현대적 인식으로 평가한다. 근대적인 가치관과 세계관으로 작품의 의의를 찾고 있다.
② 여성의식의 발현
소설의 일관된 주제는 악을 징계하고 착한 마음으로 의로움에 감복하도록 하는 데서 벗어나지 않는다. ‘창선감의’라는 제목이 표방한 뜻이다. 줄거리가 복잡하게 얽혀있긴 하지만 착한 이는 복을 받고 악한 이는 벌을 받는 구도다. 이 소설은 교훈적인 성격이 강하다. 작가는 국가와 안녕과 가문의 안녕은 기본적으로 인간 자체의 마음씨에 달려 있다고 확신한다. 『창선감의록』은 여성독자를 위해 씌여 진 것이다. 가문의 질서를 지키기 위해 여성들의 교육수단으로 여긴다. 여성들이 단순히 수동적으로 남성인물의 결정에 따라가지 않는다. 여성 인물도 가문의 질서 유지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이런 특징을 여성의 자아의식의 발현이라 여긴다. 여성성을 『창선감의록』에서 발견하기도 한다.
그 중 대표적인 여성 인물로 진채경이 있다. 그의 아버지는 엄숭과의 모함으로 처형당할 위기에 놓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 소식을 듣고 그의 어머니는 급히 상경한다. 그러나 딸은 무익한 존재라고 여기고 나누고 가려한다.
엄친이 대화중에 계시거든 소질이 비록 여자오나 어찌 차마 편안히 있으리오.
어머니의 결정에 반발하고 진채경은 여성이 무엇이 문제냐며 나선다. 당시 채경은 윤여옥과 곧 결혼하게 되어 있었다. 가만히만 있으면 행복이 보장된다. 그러나 여성이지만 소극적 삶에 만족하지 않는다. 진채경은 혼인날을 미루다가 아버지를 떠나보낸 다음 남장을 하고 몰래 도주한다. 여자의 몸이지만 아버지의 생명을 구하고 자신의 인간적 주체성도 지켰다. 임형택, “17세기 규방소설의 성립과 창선감의록”, (동방학지 17호, 연세대 국학연구원, 1988)
당시 여성들의 처지는 사실상 활동 범위가 규방에만 제한되었다. 인생을 나의 책임 하에서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없었다. 그러나 진채경은 이에 만족하지 않았다. 가부장적인 질서 하에서 자신의 삶을 소속시키지 않았다. 직접 자신의 사고와 행동으로 주체적인 사고로 삶을 살아간다. 규중처자로서 유교적 관습 하에 진채경의 행동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러나 저자는 진채경의 이런 행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유교의식에서 벗어나 여성의 자아의식의 확립에 후대 연구자들은 의의를 두고 있다. 영웅소설처럼 여성을 남성위주로 보지 않고, 규방소설처럼 여성을 가정 내에 가두지도 않는다. 여성들은 물론 가부장적인 질서인 가문의 질서를 지키려 노력한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여성들이 나서 남성과 비슷한 분량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점에서 여성의식의 확립으로 본다. 양민정, “초기 가문소설의 형성과 여성의 가문의식”, 2001
최근에 여성의 사회적인 입지가 확립되고 있다. 이런 현대적인 관점에서 『창선감의록』의 여성성을 들고 있다. 이 또한 기존의 유교적인 질서 내 갇힌 여성이 아닌 여성의 자아의식의 태동으로 해석한다.
5. 결론
지금까지 『창선감의록』에 대한 당대의 평가와 현대적 관점에서의 평가를 통해 이 작품이 사장된 이유에 대해 김만중의 『사씨남정기』와 비교하면서 고찰해 보았다. 조성기의『창선감의록』이 김만중의 『사씨남정기』에 비해 당대에 주목받지 못한 이유는, 일단 작자의 사회적 위상의 차이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김만중이 뛰어난 가문에서 태어난 시대의 지성인선구적 문화인으로서 조선 후기 문화사상에서 그 권능과 위상을 확보하고 있었다면 사재동, “서포 김만중의 문화사적 위상”, 2006
, 조성기는 뛰어난 학식을 갖추었으나 허약한 신체로 인해 골방에서 평생 학문에만 몰두하였다. 그들의 이런 사회적 위상의 차이는 정전의 선택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사씨남정기』의 유명세에는 이 소설이 장희빈 사건과 긴밀히 얽혀 있다는 사실도 큰 몫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대의 연구에서도 『창선감의록』이 저평가된 이유는 작자와 이본에 관한 논란 때문이었다. 작자의 논란은 김태준이 『조선소설사』에서 처음 제기한 이후로 계속되어 왔다. 진경환, “창선감의록의 작자 재론”, 1992
최근 조성기가 창작했다는 것이 정설이 되었지만 『창선감의록』의 작자에 대한 논란은 작품의 저평가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작품내용의 윤리적이고 유교적인 성격 역시 『창선감의록』이 현대의 연구에서 외면당한 이유 중 하나이다.
이렇게 『창선감의록』과 『사씨남정기』에 작용한 과거와 현대의 담론을 살펴보면서 우리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 과거의 연구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받아들이거나, 반대로 이를 전적으로 비판하고 부정하는 것 모두 옳지 못할 것이다. 과거의 연구에 대해 평가내리기 보다는 당대에 『창선감의록』에 작용한 담론이 그러했다고 이해하는 편이 올바를 것이다. 이는 현대의 연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현대의 담론을 과거의 연구에 비해 발전되고, 우월한 연구라고 여기는 시각은 진화론적 관점으로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현대의 담론은 과거의 담론과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시각이 필요하다. 그 이유는 과거와 현대에서 담론을 체계적으로 구성해내는 것, 즉 담론의 규칙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담론이 시대적 상황이나 평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그 시대의 담론이 어떻게 작품을 바라보고 있는지에 대해 관심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