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 농민시의 개념
○ 농민시의 성립시기
○ 현대 농민시의 시대 구분
○ 농민시 해설 및 감상
○ 농민시의 성립시기
○ 현대 농민시의 시대 구분
○ 농민시 해설 및 감상
본문내용
울적하게 그려지는데 이 울적한 광경이 바로 오늘의 농촌과 농민의 모습이다.
며누리
- 김상훈 -
닭이 횃대에서 내리면
시어머니가 잔소리를 시작한다
술과 구두신기를 배운 남편들은
사흘만에 한번씩 때리는 버릇이 있다
열녀비가 늘어선 산마을에
양반질이 분바르기를 금했다
시집살다가 죽은 넋이라는
접동새 울음에 울며 친한다
청춘이니 왜 쌓아둔 사랑이 없으랴만
예법 아래 파뿌리같이 늙어가야 하는 사람들
이 마을엔 열여덟 명의 며누리들이
‘해방’이라는 말도 모르고 시들어간다.
이 시는 당대 민중의 전형인 농민의 아내, 즉 ‘며누리’를 통해서 봉건적 삶의 질곡과 고단한 생활을 서술하고 있다. 당대 여성의 삶은 새벽부터 시작되는 ‘시어머니의 잔소리’와 ‘술과 구두신기를 배운’ 비도덕적인 남편에게 구박만 받고 살아가는, 오로지 시부모와 남편에게 순종하고 살아가는 여인들의 한을 형상화하고 있다. 그러한 삶은 ‘열여덟 명의 며누리’로 구체화된다. 그 며누리들은 ‘해방이라는 말도 모르고’ 늙어가는 농촌 여인들의 전형적인 삶의 모습인 것이다.
갈대
- 신경림 -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으로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이 시는 민중의 삶의 애환을 갈대에 비유하고 있다. 갈대는 소외당하는 민중이다. 그리고 울음은 삶이다. 민중이 산다는 것은 속으로 울고 있다는 것이다. 민중들은 현실을 온몸으로 살아가며 흔들리고 상처받는다. 그들은 삶의 상처를 속으로 여미며 울고 있다. 민중의 삶은 흔들리는 갈대이다. 삶이 흔들리는 것은 외부현실 즉, 바람이나 달빛에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울음 때문이라는 것은 패배의식에 젖어 있는 태도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예전에는 ‘까맣게 몰랐다’ 였으나 지금은 알게된다. 자신의 삶이 흔들리는 것이 다름아닌 자신의 울음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절망과 패배를 극복할 수 있다. 여기에서 ‘울음’은 가난한 민중들의 울분으로 구체화되고 갈대의 이미지에서 민중은 흔들리는 약한 존재이지만 세찬 바람에도 꺾이지 않는 힘이 내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4월은 갈아엎는 달 부분
-신동엽-
내 고향은
강언덕에 있었다
해마다 봄이 오면
태어나는 가난
지금도 흰물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무너진 토방가선
시퍼런 풀줄기 우그려 넣고 있을
아, 죄 없이 눈만 큰 어린것들.
미치고 싶었다.
4월이 오면
산천이 껍질을 찢고
속잎은 돋아나오는데,
4월이 오면
내 가슴에도 속잎은 돋아나고 있는데,
중략
강산을 덮어, 화창한
진달래는 피어나는데,
출렁이는 네 가슴만 남겨놓고, 갈아엎으면
이 균스러운 부패와 향락의 불야성 갈아엎었으면
갈아엎은 한강연안에다
보리를 뿌리면
비단처럼 물결칠, 아 푸른 보리밭.
이 시에는 그가 체험한 농민의 가난한 삶이 애절하게 형상화되어 있다. 이 체험의 틀은 어린 시절 그 가난한 봄날, 밥 구경 못하고 ‘풀줄기 우그려 넣는’ 배고픈 현실체험이다. 이를 통해 그는 민족 현실을 보았고, 그 가난으로 얼룩진 원초적 사회구조에 분노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농민적 삶이 지니는 조건들을 개혁하기 위한 분노와 아픔을 계급성으로 드러내게 된다. 이 시에서 현실 극복 양상은 시적 변혁 주체가 모순을 갈아엎고 ‘보리’를 뿌리고자 하는 행위로 형상화 된다. 시적 주체의 적극적인 현실대응은 농민들이 겪고 있는 비극적 삶에 대한 발견을 통해 새로운 사회에 도달하기 위한 전망으로 드러난다. 현실 모순에 대한 부정과 저항은 ‘갈아엎다’나 ‘보리를 뿌리다’로 전유되어 바로 그러한 의지를 형상화한 것이다. 이것은 모순된 현실과의 대결을 땅을 갈아엎고 씨앗을 뿌리는 것으로 비유하고 있는 바, 땅은 모순된 현실을 의미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렇듯 신동엽의 농민적 계급인식은 가난에서 출발하여 현실변혁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농무
-신경림-
징이 울린다 막이 내렸다
오동나무에 전등이 매어달린 가설 무대
구경꾼이 돌아가고 난 텅빈 운동장
우리는 분이 얼룩진 얼굴로
학교 앞 소줏집에 몰려 술을 마신다
답답하고 고달프게 사는 것이 원통하다
꽹과리를 앞장세워 장거리로 나서면
따라붙어 악을 쓰는 건 조무래기들뿐
처녀애들은 기름집 담벽에 붙어 서서
철없이 킬킬대는구나
보름달은 밝아 어떤 녀석은
꺽정이처럼 울부짖고 또 어떤 녀석은
서림이처럼 해해대지만 이까짓
신구석에 처박혀 발버둥친들 무엇하랴
비료값도 안 나오는 농사 따위야
아예 여편네에게나 맡겨 두고
쇠전을 거쳐 도수장 앞에 와 둘 때
우리는 점점 신명이 난다
한 다리를 들고 날나리를 불이거나
고개짓을 하고 어깨를 흔들꺼나
이 시는 1971년 『창작과 비평』 가을호에 발표되고 첫시집『농무』의 표제시가 된 신경림의 대표적인 농민시이다. 이 시에서 농민에 대한 인식은 시적화자가 주관적인 복백조의 ‘나’ 대신에 집단적이고 서술적인 화자인 ‘우리’로 설정하여 동질성으로 확보된다. 20행으로 이루어진 시에 연 구분도 없이 줄기차게 이어지는 가락은 농민적인 미의식의 반영이며, 종지부도 없이 처리한 것은 서술에 있어서의 통일성과 단순성을 통해 현실성을 획득하기 위한 기법으로 볼 수 있다.
이 시에서는 전형적인 농촌 풍경이 형상화되고 있다. 이러한 농촌 이미지는 비유적 이미지가 아니라 사실 그대로 그려낸 묘사적 이미지이다.
이 시에서 ‘꺽정이처럼 울부짖’는 농민은 억압과 소외에 대하여 격정적 감정을 분출하는 인물이다. 그 속에는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서림이처럼 해해대’는 ‘어떤 녀석’들도 있게 마련인 것이 농민의 계급적 실상이다. 꺽정은 저항으로 일관한 좌절된 농민의 표상이며, 서림은 어떻게든 생존해 보겠다는 현실 순응적 농민의 형상이다. 그러나 이들이 현실에 저항을 하든 순응을 하든. 어떠한 행동을 보이든지 그들은 짓밟히고 소외된 농민들임에 틀림 없다. 꺽정이와 서림으로 특정화된 춤꾼들은 죽음의 장소인 도수장을 도는 밤의 시간 속에서 농무의 신명이 고조된다. 시골 소읍, 농민들의 답답한
며누리
- 김상훈 -
닭이 횃대에서 내리면
시어머니가 잔소리를 시작한다
술과 구두신기를 배운 남편들은
사흘만에 한번씩 때리는 버릇이 있다
열녀비가 늘어선 산마을에
양반질이 분바르기를 금했다
시집살다가 죽은 넋이라는
접동새 울음에 울며 친한다
청춘이니 왜 쌓아둔 사랑이 없으랴만
예법 아래 파뿌리같이 늙어가야 하는 사람들
이 마을엔 열여덟 명의 며누리들이
‘해방’이라는 말도 모르고 시들어간다.
이 시는 당대 민중의 전형인 농민의 아내, 즉 ‘며누리’를 통해서 봉건적 삶의 질곡과 고단한 생활을 서술하고 있다. 당대 여성의 삶은 새벽부터 시작되는 ‘시어머니의 잔소리’와 ‘술과 구두신기를 배운’ 비도덕적인 남편에게 구박만 받고 살아가는, 오로지 시부모와 남편에게 순종하고 살아가는 여인들의 한을 형상화하고 있다. 그러한 삶은 ‘열여덟 명의 며누리’로 구체화된다. 그 며누리들은 ‘해방이라는 말도 모르고’ 늙어가는 농촌 여인들의 전형적인 삶의 모습인 것이다.
갈대
- 신경림 -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으로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이 시는 민중의 삶의 애환을 갈대에 비유하고 있다. 갈대는 소외당하는 민중이다. 그리고 울음은 삶이다. 민중이 산다는 것은 속으로 울고 있다는 것이다. 민중들은 현실을 온몸으로 살아가며 흔들리고 상처받는다. 그들은 삶의 상처를 속으로 여미며 울고 있다. 민중의 삶은 흔들리는 갈대이다. 삶이 흔들리는 것은 외부현실 즉, 바람이나 달빛에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울음 때문이라는 것은 패배의식에 젖어 있는 태도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예전에는 ‘까맣게 몰랐다’ 였으나 지금은 알게된다. 자신의 삶이 흔들리는 것이 다름아닌 자신의 울음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절망과 패배를 극복할 수 있다. 여기에서 ‘울음’은 가난한 민중들의 울분으로 구체화되고 갈대의 이미지에서 민중은 흔들리는 약한 존재이지만 세찬 바람에도 꺾이지 않는 힘이 내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4월은 갈아엎는 달 부분
-신동엽-
내 고향은
강언덕에 있었다
해마다 봄이 오면
태어나는 가난
지금도 흰물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무너진 토방가선
시퍼런 풀줄기 우그려 넣고 있을
아, 죄 없이 눈만 큰 어린것들.
미치고 싶었다.
4월이 오면
산천이 껍질을 찢고
속잎은 돋아나오는데,
4월이 오면
내 가슴에도 속잎은 돋아나고 있는데,
중략
강산을 덮어, 화창한
진달래는 피어나는데,
출렁이는 네 가슴만 남겨놓고, 갈아엎으면
이 균스러운 부패와 향락의 불야성 갈아엎었으면
갈아엎은 한강연안에다
보리를 뿌리면
비단처럼 물결칠, 아 푸른 보리밭.
이 시에는 그가 체험한 농민의 가난한 삶이 애절하게 형상화되어 있다. 이 체험의 틀은 어린 시절 그 가난한 봄날, 밥 구경 못하고 ‘풀줄기 우그려 넣는’ 배고픈 현실체험이다. 이를 통해 그는 민족 현실을 보았고, 그 가난으로 얼룩진 원초적 사회구조에 분노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농민적 삶이 지니는 조건들을 개혁하기 위한 분노와 아픔을 계급성으로 드러내게 된다. 이 시에서 현실 극복 양상은 시적 변혁 주체가 모순을 갈아엎고 ‘보리’를 뿌리고자 하는 행위로 형상화 된다. 시적 주체의 적극적인 현실대응은 농민들이 겪고 있는 비극적 삶에 대한 발견을 통해 새로운 사회에 도달하기 위한 전망으로 드러난다. 현실 모순에 대한 부정과 저항은 ‘갈아엎다’나 ‘보리를 뿌리다’로 전유되어 바로 그러한 의지를 형상화한 것이다. 이것은 모순된 현실과의 대결을 땅을 갈아엎고 씨앗을 뿌리는 것으로 비유하고 있는 바, 땅은 모순된 현실을 의미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렇듯 신동엽의 농민적 계급인식은 가난에서 출발하여 현실변혁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농무
-신경림-
징이 울린다 막이 내렸다
오동나무에 전등이 매어달린 가설 무대
구경꾼이 돌아가고 난 텅빈 운동장
우리는 분이 얼룩진 얼굴로
학교 앞 소줏집에 몰려 술을 마신다
답답하고 고달프게 사는 것이 원통하다
꽹과리를 앞장세워 장거리로 나서면
따라붙어 악을 쓰는 건 조무래기들뿐
처녀애들은 기름집 담벽에 붙어 서서
철없이 킬킬대는구나
보름달은 밝아 어떤 녀석은
꺽정이처럼 울부짖고 또 어떤 녀석은
서림이처럼 해해대지만 이까짓
신구석에 처박혀 발버둥친들 무엇하랴
비료값도 안 나오는 농사 따위야
아예 여편네에게나 맡겨 두고
쇠전을 거쳐 도수장 앞에 와 둘 때
우리는 점점 신명이 난다
한 다리를 들고 날나리를 불이거나
고개짓을 하고 어깨를 흔들꺼나
이 시는 1971년 『창작과 비평』 가을호에 발표되고 첫시집『농무』의 표제시가 된 신경림의 대표적인 농민시이다. 이 시에서 농민에 대한 인식은 시적화자가 주관적인 복백조의 ‘나’ 대신에 집단적이고 서술적인 화자인 ‘우리’로 설정하여 동질성으로 확보된다. 20행으로 이루어진 시에 연 구분도 없이 줄기차게 이어지는 가락은 농민적인 미의식의 반영이며, 종지부도 없이 처리한 것은 서술에 있어서의 통일성과 단순성을 통해 현실성을 획득하기 위한 기법으로 볼 수 있다.
이 시에서는 전형적인 농촌 풍경이 형상화되고 있다. 이러한 농촌 이미지는 비유적 이미지가 아니라 사실 그대로 그려낸 묘사적 이미지이다.
이 시에서 ‘꺽정이처럼 울부짖’는 농민은 억압과 소외에 대하여 격정적 감정을 분출하는 인물이다. 그 속에는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서림이처럼 해해대’는 ‘어떤 녀석’들도 있게 마련인 것이 농민의 계급적 실상이다. 꺽정은 저항으로 일관한 좌절된 농민의 표상이며, 서림은 어떻게든 생존해 보겠다는 현실 순응적 농민의 형상이다. 그러나 이들이 현실에 저항을 하든 순응을 하든. 어떠한 행동을 보이든지 그들은 짓밟히고 소외된 농민들임에 틀림 없다. 꺽정이와 서림으로 특정화된 춤꾼들은 죽음의 장소인 도수장을 도는 밤의 시간 속에서 농무의 신명이 고조된다. 시골 소읍, 농민들의 답답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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