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호메로스의 세계 - 피에르 비달나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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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너무 가까이 다가오는 사람들을 죽이거나 삼켜버린다. 이런 이중성은 선과 악 사이의 흔한 대비를 여성을 매개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 우리는 청소년의 성년식을 암시하는 대목에서도 그와 비슷한 이중성을 찾아볼수 있다.
평등은 아테네에서조차 오로지 남성 시민들, 말하자면 소수에게 한정되어 있었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호메로스의 시들은 사회적인 계층 상승보다는 전락의 예를 많이 보여준다. 예컨대 이타케의 돼지치기 에우마이오스는 원래 왕자였으나 포이니케 뱃사람들에게 유괴되었다가 라에르테스에게 팔려왔다. 그리고 오디세우스가 거짓으로 꾸며낸 크레테 사람은 부잣집의 아들이었는데 부귀와 가난을 잇달아 경험하는 것으로 나온다. 호메로스가 자기 시를 음송하는 시대에는 직접적인 소유든 간접적인 소유든 토지 재산이 부의 토대였다. 하지만 호메로스는 그점에 관해서 거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그는 밭보다 양 떼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그건 아마도 목축과 농업이 대립하던 당대의 현실과 관계가 있을 것이다. 목자들과 경작자들 사이의 갈등은 오랜 옛날부터 거의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지중해 지역 경제의 주된 특성 중의 하나다. 목축은 농업이나 원예보다 훨씬 더 방대한 공간을 필요로 한다. 아가멤논은 토지 소유자라기보다는 ‘백성들의 목자’이고, 트로이인들은 ‘말을 길들이는 사람들’이다. 호메로스의 시에 전원에 대한 언급이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 비유에서는 자주 나타나기까지 한다. 사자와 멧돼지가 농부들을 위협하는 세계로 말이다. 이는 아마도 현실 세계에서 귀족 전사들이 자행하는 약탈을 빗댄 것이다 장인이라는 사회적 범주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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