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서해 단편소설 줄거리 및 단어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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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최서해 단편소설 줄거리 및 단어정리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목차

「탈출기」 (1925)

「박돌의 죽음」 (1925)

「기아와 살육」 (1925)

「홍 염」 (1926)

본문내용

일어앉았다가는 다시 눕고, 누웠다가는 엎드리고 하며 몸 거접할 곳을 모른다. 시큼하고 넌들넌들한 검푸른 액(液)을 코와 입으로 토한다. 토할 때마다 그는 소름을 치고 가슴을 뜯는다. 뱃속에서는 꾸르르꿀 꾸르르꿀 하는 물소리가 쉬일 새 없다. 물소리가 몹시 나다가 좀 멎는다 할 때면 쏴― 뿌드득 뿌드득 쏴― 하고 설사를 한다. 마대 조각으로 되는 대로 기워서 입은 누덕바지는 벌써 똥물에 죽이 되었다. 최서해, 최서해 단편선 탈출기, 문학과 지성사, 2004. 36쪽
어머니는 토하는 박돌의 이마를 잡고 등을 친다. 어머니는 핏발이 울울한 박돌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눈이 휘둥그래서 급한 호흡을 치는 박돌이는 턱 드러누우면서 머리만 끄덕인다. 어머니는 박돌에게 두서없이 거듭거듭 묻는다. 박돌이는 머리를 꼬드기려다가 또 왝 하면서 모로 누웠다. 입과 코에서는 넌들넌들한 건물이 울꺽 주루룩 흘렀다. 꺼끌꺼끌한 거적자리 위에 누운 그의 배는 등에 착 달라붙었다. 그는 가슴을 치고 쥐어뜯고, 목을 늘였다 쪼그리면서 신음한다. 박돌이는 낯빛이 검푸르면서 도끼눈을 떴다. 목에서는 담 끓는 소리가 퍽 괴롭게 들렸다.
눈을 뜬 박돌이의 호흡은 급하고 높았다. 박돌이는 문득 주를 먹고 싶다 하지만, 줄이 있을리 없었다. 냉수라도 달라 말 하자마자 박돌이는 외마딧 소리를 치더니 도끼눈을 뜨면서 이를 빡 간다.
뒷집에 있는 젊은 주인은 부엌에 선 대로 구들을 올려다보면서 이마를 찡그렸다. 찢기고 뚫어지고 흙투성이 된 거적자리 위에서 신음하는 박돌이 모자의 그림자는 혼탁한 공기와 빤한 불빛 속에 유령같이 보였다.
왜 의원에게 보이지 않냐고 책망하듯 묻는 젊은 주인에게 돈 없는 사람이라 봐주지 않고 약도 지어주지 않았다고 말하는 박돌 어미는 소박을 맞아 가는 젊은 여자의 한탄같이 무엇을 저주하는 듯 떨렸다.
뜸이라도 떠보라는 젊은 주인의 말에 어찌 하는지 모르는 박돌 어미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젊은 주인을 쳐다보았다. 어젯밤 살한 고등어 대가리를 삶아 먹었다는 말에 젊은 주인의 입이 실룩 하였다. 박돌 어미는 매를 든 노한 상전 앞에 선 어린 종같이 젊은 주인을 쳐다본다.
자신의 집에 있는 쑥을 가져다 뜸이나 떠주라고 말한 주인은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가 버렸다. 박돌 어니는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다며 눈에는 또 눈물이 괴었다. 가슴은 빠지지하다. 어쩌면 좋을지 앞뒤가 캄캄할 뿐이다. 온 세상의 불행은 혼자 안고 옴짝달싹할 수 없이 밑도 끝도 없는 어둑한 함정으로 점점 밀려들어가는 듯하였다. 박돌의 괴로운 고함 소리에 비로소 자기를 의식한 박돌 어미는 쑥을 가지러 번쩍 일어섰다.
새벽빛이 어둑하던 방 안을 점점 점령한다. 박돌의 호흡은 점점 미미해지고 수족은 점점 꿋꿋하며 차다. 피부를 들먹거리던 맥박은 식어 가는 열과 같이 점점 사라져 버렸다. 이제는 구토도 멎고 설사도 멎었다. 몹시 붉던 낯은 창백하여졌다.
숫구멍에 놓은 뜸쑥이 타들어서 머리카락과 살타는 소리가 뿌지직뿌지직할 때마다 꼼짝 않고 늘어졌던 박돌이는 힘없이 감았던 눈을 떠서 애원스럽게 어머니를 쳐다보면서 괴로운 신음 소리를 친다. 그때마다 목에서 몹시 끓던 담 소리는 잠깐 그쳤다가 다시 그르렁그르렁한다.
박돌의 호흡은 각일각 미미하고 목에서 끓는 담 소리도 점점 가늘어진다. 페기 한번을 하건 박돌이의 목에서 뚝 하는 소리가 났다. 소리없이 눈을 휙 흡 뜨더니 이내 흰자위만 보였다. 그의 낯빛은 핼끔하고 푸르다.
어머니는 박돌의 낯을 들여다보면서 싸늘한 박돌의 가슴을 흔들었다. 박돌 어미는 울면서 박돌의 가슴에 쓰러졌다.
아침이 밝았다. 파리떼가 벽에 걸린 누더기와 시렁 위에 놓인 금난 사기 사발과 이 빠진 질대접 주변에서 웅성거린다. 부엌에는 마른 쇠똥, 짚부스러기, 흙구덩이에서 주워 온 듯한 나뭇가지가 지저분하고 뚜껑 없는 솥에는 국인지 죽인지 글어서 누릿한 위에 파리 떼가 어찌 욱실거리는지 물 담아 놓은 파리통 같다.
거적자리 위에 고요히 누운 박돌이의 감은 두 눈은 푹 꺼졌고 삐쭉하게 벌러진 입술 속에 꼭 악다문 누런 이빨이 보인다. 곁에 앉은 그 어머니는 가슴을 치면서 큰 소리 없이 꺽꺽 흑흑 느껴 울다가도 박돌의 낯에 뺨을 대고는 울고, 가슴에 손을 넣어 보고 한다. 그러나 박돌이는 고요히 누워 있다.
먹고 싶은 것도 못 먹고 입고 싶은 것도 못 입고 항상 배를 곯다가 간 박돌이 원통하고 하늘이 무정하여 박돌 어미는 울고 또 운다. 눈 앞에 서물거리던 아들이 죽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아 박돌이를 부르던 어미는 대답 없이 고요하자 참말인 것을 실감한다.
이렇게 다시 생각할 때 또 눈물이 쏟아지고 천지가 아득하였다. 자기가 발 붙이고 잡았던 모든 희망의 줄은 툭 끊어졌다. 더 바랄 것 없다 하였다. 그는 박돌의 뺨에 뺨을 비비면서 박돌의 가슴을 안고 쓰러졌다. 그의 가슴에는 엉클겅클한 연덩어리가 꾹꾹 쑤심질하는 듯하고 목구멍에서는 겻불내가 팽팽 돈다. 소리를 버럭버럭 가슴이 툭 터지도록 지르면서 물이든지 불이든지 헤아리지 않고 엄벙덤벙 날뛰었으면 속이 시원할 것 같다. 목구멍을 먼지가 풀썩풀썩하는 흙덩어리로 콱콱 틀어막아서 숨쉴 틈 없는 통 속에다가 온몸을 집어넣고 꽉 누르는 듯이 안타깝고 갑갑하여 울려야 소리가 나지 않는다. 최서해, 최서해 단편선 탈출기, 문학과 지성사, 2004. 44쪽
가슴이 뭉클하고 뿌지지하더니 목구멍에서 비린 냄새가 왈칵 코를 찌를 때, 그는 왝 하면서 어깨를 으쓱하였다. 그의 입에서는 검붉은 선지피가 울컥 나왔다.
‘제마! 애고― 아야! 내 제마!’하는 소리에 머리를 번쩍 든 어미는 음침한 곳에서 살이 피둥피둥하고 얼굴이 검붉은 자가 박돌의 못을 매어 끌고 험한 가시밭 속으로 달아나는 것을 본다. 박돌의 몸은 돌에 부딪히고 가시에 찢겨서 온몸이 피투성이되었다. 피투성이 속으로 울려 나오는 박돌의 신음 소리는 째릿째릿하게 들렸다.
몸을 부르르 떨면서 깨어난 어미는 이를 악물고 번쩍 일어서더니 창문을 냅다 차고 밖으로 뛰어나갔다. 먼지가 뿌연 그의 머리카락은 터부룩하여 머리를 흔드는 대로 산산이 흩날린다. 입과 코에는 피 흘린 흔적이 임리하고 저고리와 치마 앞은 피투성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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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09.10.21
  • 저작시기20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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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번호#557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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