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연구의 목적과 방법
2. 꿈 작용에 대한 해석 문제
3. 현몽 계시의 양상
4. 현몽 계시의 유형과 의미
5. 맺는 말
2. 꿈 작용에 대한 해석 문제
3. 현몽 계시의 양상
4. 현몽 계시의 유형과 의미
5. 맺는 말
본문내용
이 신꿈이다. 이러한 꿈은 심리적으로 흥분되거나 불안정한 상태와 함께 오는데 여러 상징적 몽상을 포함하면서도 동시에 신의 직접 계시가 들어 있다. 더구나 반복되어 나타나며 정도가 심해지면 비슷한 내용이 생시에도 눈에 보이게 되어 현실과 꿈의 경계가 모호하게 된다. 이는 꿈이 곧 현실일 수 있다는 것으로, 고대에 꿈속에서의 신의 직접계시를 실제적인 것으로 받아들였던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신꿈을 통한 계시를 무시하고 신의 입무 명령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신벌이라는 재앙이 함께 온다. 결국 예비 입무자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게 되고 무당이 되는 것이다. 신벌은 신이 인간에게 자신의 계시를 실현하도록 하는 안전장치이며, 무당에게 있어서는 사회적으로 부정되는 무가 되어야만 할 필연성을 갖게 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무당의 신꿈은 고대적 현몽 계시의 반복이라고 볼 수 있다. 고대에는 왕이나 관리, 혹은 승려 같은 특별한 존재들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신과 직접 교통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고 한다면, 현재에 와서는 의식의 세속화나 합리화 과정을 통해 무당과 같은 특별한 존재에 한해 신과 교통할 수 있는 능력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이는 꿈이 가지는 의미에 대한 사람들의 의식변화와 관련되어 있다고 본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들은 꿈이 조상을 포함하여 신들을 만날 수 있는 통로라는 가능성을 완전히 닫은 것은 아니다. 여기서 우리는 앞서 언급한 유문영의 주장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꿈이 무의식의 반영이든 숨겨진 욕망의 표출이든, 우리들에게 나타나는 몽상의 대부분은 꿈에 대한 인식을 포함하여 오랜 세월 축적된 민족문화의 ‘의상(意象)뱅크’를 벗어나지 못하며, 각 개인이 처한 특정한 상황에서 갖게 되는 특정한 꿈 내용에 대한 해몽에 있어서도 이러한 문화적 해석 틀을 유지하게 된다. 그리하여 여전히 우리들은 꿈을 통해 죽은 부모와 조부모, 형제자매를 만나게 되고 그들의 말에 귀기울이게 되며, 그와 관련된 여러 가지 종교신앙적 행위를 하게 되는 것이다.
5. 맺는 말
우리 속담에 ‘꿈보다 해몽’이라는 것이 있다. 어떤 꿈을 꾸었는가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다. 흉몽에 대해서는 해지기 전에 말하면 안 된다고 하며, 길몽은 그 일이 행해지기 전에 발설을 하지 말아야 좋다는 등의 금기가 따르기도 한다. 간밤 꿈자리가 어수선하면 부모는 그 자식에게, 아내는 남편에게 차 조심, 몸조심을 당부한다. 또는 실제로 생각지도 못한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하면 ‘꿈 땜’을 했다고도 한다.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의 꿈 유형도 조사되고, 실제로 어떤 꿈을 꾸면 복권이나 사볼까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모든 상황은 여전히 우리가 꿈이 가진 길흉의 예조라는 성격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민담에 속하는 수많은 꿈 이야기들은 민중들의 꿈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데, 대개 꿈의 영험성이나 신비성을 믿고 있다. 꿈의 영험성을 보여주는 현몽을 통한 신의 계시는 대개 따르기만 하면 되는 구체적 지시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시대가 현대에 가까울수록 암시적이거나 상징적 몽상으로 구성되는 꿈을 꾸는 것이 보통인데, 이 때는 해몽이 필요하다. 길몽으로 여겨지는 꿈은 구태여 해몽의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며, 그대로 믿고 있으면 좋게 된다. 그러나 대개 흉몽이나 악몽인 경우 혹은 이해할 수 없는 꿈은 그냥 넘기기 어려워 해몽을 원한다. 이처럼 꿈이 현실의 생활에 영향을 주는 어떤 행위를 가져오게 하기 위해서는 해몽에 대한 꿈꾼 사람의 수용태도가 중요하다. 실제로 꿈을 꾸고 난 사람의 심리적인 상태에 따라서 어떤 꿈은 의미를 갖기도 하고 잊혀지기도 한다.
흉몽이 더욱 관심을 끄는 것은 생활에 대한 불안 때문이다. 더구나 잘 나타나지 않는 죽은 가족들의 출현은 그 자체로서도 심리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특정한 존재가 나타날 때마다 나쁜 일이 있었다거나 하는 경험이 반복될 경우 해몽은 필수적이 되고, 그에 따른 대처 방안을 찾게 된다. 긍정적인 쪽으로 표현하면 조상의 음조를 받아 현실의 삶이 좀더 안정되고 풍요로워지길 기대하는 것이다. 그렇게 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무당이나 점쟁이를 찾기도 하는 것이다. 이는 가정신앙에서 모셔지는 각종 신격 가운데 조상신에 해당되는 다양한 신들의 좌정과 그에 대한 제의 및 신앙을 설명해주는 것들이다.
심마니들은 산삼을 캐러 가기 전에 정성을 모아 기도함으로써 길몽을 꾸려는 의지를 나타내게 된다고 한다. 임재해, 1992, 꿈이야기를 통해 본 꿈의 인식, 민족설화의 논리와 의식, 지식산업사. 160-181쪽.
이는 마치 고대 중국의 은주 시대에 왕이 새해를 맞으며 길몽을 꾸기 위해 신에게 경건하게 제사를 드리는 것과 같다. 새해를 맞이하여 꾸는 왕의 길몽은 한 해 동안 신의 음조를 확보하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들은 모두 꿈의 신비성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실제 생활에서 자신이 직접 체험한 이 신비한 경험을 근거로, 초월적 존재에 대한 신앙심과 종교적 행위가 생성된다고 할 수 있다.
예전처럼 명백하지는 않지만, 한국인에게 있어서 꿈은 여전히 신(령)과 소통할 수 있는 통로의 하나이며, 우리가 알 수 없는 어떤 세계, 즉 인간의 영혼과 관련된 어떤 세계의 존재를 막연하게나마 인식시켜 주고 있는 종교적 기제의 중요한 한 형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꿈에 대한 이런 인식은 생활에 대한 불안과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버무려져 꿈에 대한 해석을 시도할 때 우리가 사용하게 되는 여러 꿈 상징들의 의미에 대한 해석 틀을 한정하는 민족문화의 전승과 함께 지금도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다.
다만, 이와 관련하여 앞으로의 연구에서는 민간신앙과 관련한 꿈 체험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추적하여 꿈이 신과의 의사소통 통로로서 구체적으로 작용하는 과정을 포착하고 기술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 강신무의 입무 과정에서 나타나는 신꿈의 유형과 무의 의식변화에서 빙의 형태가 압도적인 양상을 차지하는 것이 샤머니즘 연구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도 필요할 것으로 본다.
이런 점에서 무당의 신꿈은 고대적 현몽 계시의 반복이라고 볼 수 있다. 고대에는 왕이나 관리, 혹은 승려 같은 특별한 존재들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신과 직접 교통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고 한다면, 현재에 와서는 의식의 세속화나 합리화 과정을 통해 무당과 같은 특별한 존재에 한해 신과 교통할 수 있는 능력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이는 꿈이 가지는 의미에 대한 사람들의 의식변화와 관련되어 있다고 본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들은 꿈이 조상을 포함하여 신들을 만날 수 있는 통로라는 가능성을 완전히 닫은 것은 아니다. 여기서 우리는 앞서 언급한 유문영의 주장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꿈이 무의식의 반영이든 숨겨진 욕망의 표출이든, 우리들에게 나타나는 몽상의 대부분은 꿈에 대한 인식을 포함하여 오랜 세월 축적된 민족문화의 ‘의상(意象)뱅크’를 벗어나지 못하며, 각 개인이 처한 특정한 상황에서 갖게 되는 특정한 꿈 내용에 대한 해몽에 있어서도 이러한 문화적 해석 틀을 유지하게 된다. 그리하여 여전히 우리들은 꿈을 통해 죽은 부모와 조부모, 형제자매를 만나게 되고 그들의 말에 귀기울이게 되며, 그와 관련된 여러 가지 종교신앙적 행위를 하게 되는 것이다.
5. 맺는 말
우리 속담에 ‘꿈보다 해몽’이라는 것이 있다. 어떤 꿈을 꾸었는가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다. 흉몽에 대해서는 해지기 전에 말하면 안 된다고 하며, 길몽은 그 일이 행해지기 전에 발설을 하지 말아야 좋다는 등의 금기가 따르기도 한다. 간밤 꿈자리가 어수선하면 부모는 그 자식에게, 아내는 남편에게 차 조심, 몸조심을 당부한다. 또는 실제로 생각지도 못한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하면 ‘꿈 땜’을 했다고도 한다.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의 꿈 유형도 조사되고, 실제로 어떤 꿈을 꾸면 복권이나 사볼까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모든 상황은 여전히 우리가 꿈이 가진 길흉의 예조라는 성격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민담에 속하는 수많은 꿈 이야기들은 민중들의 꿈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데, 대개 꿈의 영험성이나 신비성을 믿고 있다. 꿈의 영험성을 보여주는 현몽을 통한 신의 계시는 대개 따르기만 하면 되는 구체적 지시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시대가 현대에 가까울수록 암시적이거나 상징적 몽상으로 구성되는 꿈을 꾸는 것이 보통인데, 이 때는 해몽이 필요하다. 길몽으로 여겨지는 꿈은 구태여 해몽의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며, 그대로 믿고 있으면 좋게 된다. 그러나 대개 흉몽이나 악몽인 경우 혹은 이해할 수 없는 꿈은 그냥 넘기기 어려워 해몽을 원한다. 이처럼 꿈이 현실의 생활에 영향을 주는 어떤 행위를 가져오게 하기 위해서는 해몽에 대한 꿈꾼 사람의 수용태도가 중요하다. 실제로 꿈을 꾸고 난 사람의 심리적인 상태에 따라서 어떤 꿈은 의미를 갖기도 하고 잊혀지기도 한다.
흉몽이 더욱 관심을 끄는 것은 생활에 대한 불안 때문이다. 더구나 잘 나타나지 않는 죽은 가족들의 출현은 그 자체로서도 심리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특정한 존재가 나타날 때마다 나쁜 일이 있었다거나 하는 경험이 반복될 경우 해몽은 필수적이 되고, 그에 따른 대처 방안을 찾게 된다. 긍정적인 쪽으로 표현하면 조상의 음조를 받아 현실의 삶이 좀더 안정되고 풍요로워지길 기대하는 것이다. 그렇게 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무당이나 점쟁이를 찾기도 하는 것이다. 이는 가정신앙에서 모셔지는 각종 신격 가운데 조상신에 해당되는 다양한 신들의 좌정과 그에 대한 제의 및 신앙을 설명해주는 것들이다.
심마니들은 산삼을 캐러 가기 전에 정성을 모아 기도함으로써 길몽을 꾸려는 의지를 나타내게 된다고 한다. 임재해, 1992, 꿈이야기를 통해 본 꿈의 인식, 민족설화의 논리와 의식, 지식산업사. 160-181쪽.
이는 마치 고대 중국의 은주 시대에 왕이 새해를 맞으며 길몽을 꾸기 위해 신에게 경건하게 제사를 드리는 것과 같다. 새해를 맞이하여 꾸는 왕의 길몽은 한 해 동안 신의 음조를 확보하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들은 모두 꿈의 신비성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실제 생활에서 자신이 직접 체험한 이 신비한 경험을 근거로, 초월적 존재에 대한 신앙심과 종교적 행위가 생성된다고 할 수 있다.
예전처럼 명백하지는 않지만, 한국인에게 있어서 꿈은 여전히 신(령)과 소통할 수 있는 통로의 하나이며, 우리가 알 수 없는 어떤 세계, 즉 인간의 영혼과 관련된 어떤 세계의 존재를 막연하게나마 인식시켜 주고 있는 종교적 기제의 중요한 한 형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꿈에 대한 이런 인식은 생활에 대한 불안과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버무려져 꿈에 대한 해석을 시도할 때 우리가 사용하게 되는 여러 꿈 상징들의 의미에 대한 해석 틀을 한정하는 민족문화의 전승과 함께 지금도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다.
다만, 이와 관련하여 앞으로의 연구에서는 민간신앙과 관련한 꿈 체험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추적하여 꿈이 신과의 의사소통 통로로서 구체적으로 작용하는 과정을 포착하고 기술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 강신무의 입무 과정에서 나타나는 신꿈의 유형과 무의 의식변화에서 빙의 형태가 압도적인 양상을 차지하는 것이 샤머니즘 연구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도 필요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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