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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적이었다. 화려한 근대적 문화의 유행과 그것을 향유하고자 하는 욕구와 함께, 이를 막는 현실이 가져다주는 절망이 언제나 함께한다. 이러한 당시의 시대상이 만문만화를 통해 전달되면서 전통적인 장르인 문학이나 미술에 담긴 세태보다 훨씬 리얼하게 다가온다. 만문만화에 적혀있는 예스러운 어투와 표기법들은 유쾌하면서도 당시의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당시의 인물들의 모습과 이야기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달라 보이지는 않는다. 암울한 식민지 현실은 물론이거니와, 조혼이나 전근대적인 가족 관계로 인한 이혼이며 결혼 사기 사건, 자살과 같은 21세기의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이 그대로 일어났다. 또한 식민 통치가 우리 나라에 가져온 변화와 영향이 여전히 그림자를 남기고 있음을 생각할 때, 과거의 모습에 많은 관심을 모아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이 책의 출간을 계기로 하여 전통적인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근대 이후 척 시사만화인 대한민보의 만평, 1920년대 독자들에 의한 만화운동, 해방 공간의 다종다양한 만화 장르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 우리의 지난 시대에 대한 성찰 작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