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Ⅰ. 순례의 대중성
Ⅱ. 민주노동당의 대중성
Ⅲ. 추이지앤 록음악의 대중성
Ⅳ. 영화 이 생명 다하도록의 대중성
참고문헌
Ⅱ. 민주노동당의 대중성
Ⅲ. 추이지앤 록음악의 대중성
Ⅳ. 영화 이 생명 다하도록의 대중성
참고문헌
본문내용
돌아가면 나는 할 일이 꼭 하나 있어
혜 경 : 무슨 일인데요?
김대위 : 이번 전쟁에 피해를 입은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 무슨 일이구 하구 싶어
혜 경 : …
김대위 : 전쟁 미망인 구제사업 같은 거 말야.
혜 경 : 네!?
김대위 : 내겐 하나의 신념이 있어. 간밤에 잠한잠 못자고 여러 가지로 공상을 해보았는데 기어코 한번 해볼 작정야.
혜 경 : 당신에겐 꼭 그런 일이 필요해요. 연구해봅시다.(S127, 324~325쪽)
혜 경 : 대구서부터 저축한 돈하구 어느 불쌍한 여자가 죽으면서 좋은 사업에 써달라구 마낀 돈에요.
金大尉 감격하여 말을 못한다.
혜 경 : 당신이 움직이자면 ぢ차가 있어야 할 테니 이번에 한 대 사시죠. 그래가지구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사업을 추진시켜 주세요.
김대위 :(손목을 잡으며) 당신이?… 정말…
감격하여 말을 못한다.
혜 경 : 그만 잡시다.
하며 어깨 위에서 남편의 목을 끌어 안는다.(S139, 328쪽)
정신적으로 안정을 찾은 김대위가 자신의 사업 구상을 이야기할 때 혜경이 정신적으로 힘이 되어 주고, 나중에 자본 문제로 실의에 빠진 남편에게 통장을 건네는 장면이다. 현실적으로 아무런 능력이 없는 김대위의 사업 구상에 정신적으로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되는 혜경은 전쟁으로 불구가 된 남편을 대신 하되, 기존 질서에서 벗어나지 않고 가장의 역할을 수행하는 인물이다. 물론, 이와 같은 가부장제 질서에 충실한 혜경을 부각시키기 위한 서사 전략은, 앞서 행위소 모델 분석에서도 나타났듯이, 경제적이고 성적인 고난과 시련의 강화로 드러난다.
서로 믿고 의지해야 하는 부부관계에서 하반신 불구가 되면서 남성성을 상실한 남편의 상징적 부재는 부부간의 신뢰를 무너뜨리면서 갈등을 빚는다.
김대위와 혜경의 사이에는 어색한 침묵이 흐른다.
(중략)
김대위 : 선경 엄마! 내가 어서 죽었으면 좋겠지? 그러면 죽을 사람두 안 죽어. 어제까지만 해두 살구 싶은 생각은 눈꼽만큼두 없었는데 맘이 달라졌어 나두 살아야겠어.
혜 경 : 나한테 그런 소리하면 정말 죄받아요.
(중략)
김대위 :(감정을 떨구어) 선경엄마! 생각하면 당신이 내 옆에 있지 않는 무수한 밤들… 그리구 밖은 화창한데 당신이 내 옆에 있지 않는 그 무수한 어두운 낮들… 그 밤과 낮들을 나는 견디구 참아왔어. 고통스러웠어. 이 세상에서 완전히 내가 버림을 받은 것처럼 외로웠어. 허지만 견딘 거야 견디어낸 거야. 그런데 당신은 점점 나한테서 멀어져 가고 있어… 당신마저 나를 떠나는 날…(목이 멘다) 선경 엄마! 안돼. 이젠 더 참을 도리가 없어. 당신은 지금 위기에 서 있어…(중략) 선경 엄마! 돌아와줘! 내 옆으루 돌아와줘!
하곤 간장을 훑는 울음을 터뜨린다.
혜 경 :(지금까지 사정없이 울음이 북받치는 것을 참았다가 남편을 포옹하며) 여기 있지 않아요? 선경 아빠!(S118, 320~321쪽)
남성으로서의 능력을 상실한 채 불구가 되어 있는 김대위와 혜경의 갈등은 서로에 대한 불신을 토로하다가 김대위의 눈물 어린 호소로 위기를 극복한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결핍된 공간으로서의 가정의 복구가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들의 가정은 하나 남은 딸 선경의 죽음이라는 또 다른 결핍을 통해 다시 해체될 위기에 처한다.
김대위 벽에 기대앉아 한 손에 약봉지 한 손에 물컵을 들고 눈을 감고 있고, 혜경도 그 앞에 약과 컵을 들고 무섭게 앉아 있다. 자살하려는 것이다.(S167, 336쪽)
불의의 교통사고로 죽은 딸 선경은 김대위와 혜경의 삶의 의지를 완전히 꺾으면서 가정의 해체로 이어진다. 그러나 전쟁 미망인들을 생각하며 새롭게 삶의 의지를 다지는 이들의 가정은 결국 새로운 공동체에 대한 희망으로 대치된다. 이는 곧 결핍된 공간으로서의 가정의 복구에는 실패했지만, 이와 같은 결말은 가정 복구를 뛰어 넘어 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강도 높은 고난과 시련에 지나지 않는다. 이처럼 온갖 고난과 시련을 딛고 가장을 대신하면서도 가장의 자리를 지켜주는 혜경의 모습은 전후 사회에서 여성이 위치했던 자리를 이중적으로 보여주는 근거가 된다.
<이 생명 다 하도록>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쟁’, ‘피난’ ‘재건’ 등의 세 가지 이야기가 한 여성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는 텍스트이다. 텍스트에 펼쳐지는 세 가지 이야기는 전후 한국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였으며, 당대 대중의 현실을 억압하고 있는 기제들이다. 특히 여성으로서의 전쟁 체험은 남성성을 상실한 남편(아버지)을 대신하여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문제일 뿐만 아니라, 여성으로서의 성적 욕망의 표출을 억제해야 하는 이중의 고통이기도 했다.
전후 한국 사회에 제기된 여러 문제 가운데 여성을 억압하는 생계와 성적 욕망의 문제 해결에 있어 <이 생명 다 하도록>은 흔들리는 가부장권의 복구라는 서사 전략을 구사한다. 이와 같은 서사 전략은 ‘생계 유지의 어려움’과 ‘여성으로서의 성적 욕망’을 현명하게 극복해나가는 혜경을 그렇지 못한 영선과 대비시키고, 전후 사회를 재건해야 하는 현실에서 여성이 해야 할 일을 제시함으로써 드러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서사 전략이 곧 여성 관객의 동의를 얻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왜냐 하면, 멜로드라마의 기본 구조가 결말보다는 사건의 전개 과정에 초점을 모으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성으로서의 정체성 상실과 재확립이라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 가부장제 질서의 복구라는 서사 전략은 당대 여성 관객의 저항에 직면하면서 제대로 구사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 생명 다 하도록>은 흔들리는 가부장제 질서의 복구를 서사 전략으로 채택하면서 동시에 기본적으로 가부장제의 모순을 담지하고 있는 텍스트라 할 수 있다.
참고문헌
강내희(1994), 문화분석의 몇 가지 길들
강현두(1987), 대중문화론, 나남출판사
김호진(2002), 한국정치체제론 - 2장 정치문화와 한국정치 : 문화결정론, 박영사
이효인이정하 엮음(1995), 한국 영화 씻김, 열린책들
이상훈(2003), 한국문화와 종교적 다양성 : 갈등을 넘어서, 한국정신문화 연구원
한겨레신문(2002년 2월 28일자), 진정한 음악을 나누고 싶다
혜 경 : 무슨 일인데요?
김대위 : 이번 전쟁에 피해를 입은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 무슨 일이구 하구 싶어
혜 경 : …
김대위 : 전쟁 미망인 구제사업 같은 거 말야.
혜 경 : 네!?
김대위 : 내겐 하나의 신념이 있어. 간밤에 잠한잠 못자고 여러 가지로 공상을 해보았는데 기어코 한번 해볼 작정야.
혜 경 : 당신에겐 꼭 그런 일이 필요해요. 연구해봅시다.(S127, 324~325쪽)
혜 경 : 대구서부터 저축한 돈하구 어느 불쌍한 여자가 죽으면서 좋은 사업에 써달라구 마낀 돈에요.
金大尉 감격하여 말을 못한다.
혜 경 : 당신이 움직이자면 ぢ차가 있어야 할 테니 이번에 한 대 사시죠. 그래가지구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사업을 추진시켜 주세요.
김대위 :(손목을 잡으며) 당신이?… 정말…
감격하여 말을 못한다.
혜 경 : 그만 잡시다.
하며 어깨 위에서 남편의 목을 끌어 안는다.(S139, 328쪽)
정신적으로 안정을 찾은 김대위가 자신의 사업 구상을 이야기할 때 혜경이 정신적으로 힘이 되어 주고, 나중에 자본 문제로 실의에 빠진 남편에게 통장을 건네는 장면이다. 현실적으로 아무런 능력이 없는 김대위의 사업 구상에 정신적으로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되는 혜경은 전쟁으로 불구가 된 남편을 대신 하되, 기존 질서에서 벗어나지 않고 가장의 역할을 수행하는 인물이다. 물론, 이와 같은 가부장제 질서에 충실한 혜경을 부각시키기 위한 서사 전략은, 앞서 행위소 모델 분석에서도 나타났듯이, 경제적이고 성적인 고난과 시련의 강화로 드러난다.
서로 믿고 의지해야 하는 부부관계에서 하반신 불구가 되면서 남성성을 상실한 남편의 상징적 부재는 부부간의 신뢰를 무너뜨리면서 갈등을 빚는다.
김대위와 혜경의 사이에는 어색한 침묵이 흐른다.
(중략)
김대위 : 선경 엄마! 내가 어서 죽었으면 좋겠지? 그러면 죽을 사람두 안 죽어. 어제까지만 해두 살구 싶은 생각은 눈꼽만큼두 없었는데 맘이 달라졌어 나두 살아야겠어.
혜 경 : 나한테 그런 소리하면 정말 죄받아요.
(중략)
김대위 :(감정을 떨구어) 선경엄마! 생각하면 당신이 내 옆에 있지 않는 무수한 밤들… 그리구 밖은 화창한데 당신이 내 옆에 있지 않는 그 무수한 어두운 낮들… 그 밤과 낮들을 나는 견디구 참아왔어. 고통스러웠어. 이 세상에서 완전히 내가 버림을 받은 것처럼 외로웠어. 허지만 견딘 거야 견디어낸 거야. 그런데 당신은 점점 나한테서 멀어져 가고 있어… 당신마저 나를 떠나는 날…(목이 멘다) 선경 엄마! 안돼. 이젠 더 참을 도리가 없어. 당신은 지금 위기에 서 있어…(중략) 선경 엄마! 돌아와줘! 내 옆으루 돌아와줘!
하곤 간장을 훑는 울음을 터뜨린다.
혜 경 :(지금까지 사정없이 울음이 북받치는 것을 참았다가 남편을 포옹하며) 여기 있지 않아요? 선경 아빠!(S118, 320~321쪽)
남성으로서의 능력을 상실한 채 불구가 되어 있는 김대위와 혜경의 갈등은 서로에 대한 불신을 토로하다가 김대위의 눈물 어린 호소로 위기를 극복한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결핍된 공간으로서의 가정의 복구가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들의 가정은 하나 남은 딸 선경의 죽음이라는 또 다른 결핍을 통해 다시 해체될 위기에 처한다.
김대위 벽에 기대앉아 한 손에 약봉지 한 손에 물컵을 들고 눈을 감고 있고, 혜경도 그 앞에 약과 컵을 들고 무섭게 앉아 있다. 자살하려는 것이다.(S167, 336쪽)
불의의 교통사고로 죽은 딸 선경은 김대위와 혜경의 삶의 의지를 완전히 꺾으면서 가정의 해체로 이어진다. 그러나 전쟁 미망인들을 생각하며 새롭게 삶의 의지를 다지는 이들의 가정은 결국 새로운 공동체에 대한 희망으로 대치된다. 이는 곧 결핍된 공간으로서의 가정의 복구에는 실패했지만, 이와 같은 결말은 가정 복구를 뛰어 넘어 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강도 높은 고난과 시련에 지나지 않는다. 이처럼 온갖 고난과 시련을 딛고 가장을 대신하면서도 가장의 자리를 지켜주는 혜경의 모습은 전후 사회에서 여성이 위치했던 자리를 이중적으로 보여주는 근거가 된다.
<이 생명 다 하도록>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쟁’, ‘피난’ ‘재건’ 등의 세 가지 이야기가 한 여성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는 텍스트이다. 텍스트에 펼쳐지는 세 가지 이야기는 전후 한국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였으며, 당대 대중의 현실을 억압하고 있는 기제들이다. 특히 여성으로서의 전쟁 체험은 남성성을 상실한 남편(아버지)을 대신하여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문제일 뿐만 아니라, 여성으로서의 성적 욕망의 표출을 억제해야 하는 이중의 고통이기도 했다.
전후 한국 사회에 제기된 여러 문제 가운데 여성을 억압하는 생계와 성적 욕망의 문제 해결에 있어 <이 생명 다 하도록>은 흔들리는 가부장권의 복구라는 서사 전략을 구사한다. 이와 같은 서사 전략은 ‘생계 유지의 어려움’과 ‘여성으로서의 성적 욕망’을 현명하게 극복해나가는 혜경을 그렇지 못한 영선과 대비시키고, 전후 사회를 재건해야 하는 현실에서 여성이 해야 할 일을 제시함으로써 드러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서사 전략이 곧 여성 관객의 동의를 얻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왜냐 하면, 멜로드라마의 기본 구조가 결말보다는 사건의 전개 과정에 초점을 모으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성으로서의 정체성 상실과 재확립이라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 가부장제 질서의 복구라는 서사 전략은 당대 여성 관객의 저항에 직면하면서 제대로 구사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 생명 다 하도록>은 흔들리는 가부장제 질서의 복구를 서사 전략으로 채택하면서 동시에 기본적으로 가부장제의 모순을 담지하고 있는 텍스트라 할 수 있다.
참고문헌
강내희(1994), 문화분석의 몇 가지 길들
강현두(1987), 대중문화론, 나남출판사
김호진(2002), 한국정치체제론 - 2장 정치문화와 한국정치 : 문화결정론, 박영사
이효인이정하 엮음(1995), 한국 영화 씻김, 열린책들
이상훈(2003), 한국문화와 종교적 다양성 : 갈등을 넘어서, 한국정신문화 연구원
한겨레신문(2002년 2월 28일자), 진정한 음악을 나누고 싶다
소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