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발 주자이지만 종교 간 균형이란 명분 때문에 유리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국가가 인정하는 공익사업 외에 불교는 어떤 분야에 참여하고 기여할 수 있을까? 인류의 행복, 희망, 그리고 문명을 위해서 어떤 가치들을 지켜 나가야 할 것인가? 그것은 자유ㆍ평등ㆍ생명ㆍ평화ㆍ문화가 아닐까 싶다.
인류의 역사는 ‘자유’를 극대화하려는 지난한 투쟁의 역사가 아니었던가. 또한 20세기 초중반까지 전 지구적으로 위세를 떨쳤던 사회주의운동이 설득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결국은 ‘평등’이란 인류의 꿈을 실현하려는 명분 때문이었다. 인종차별이나 성차별 금지와 장애우 권익 찾기 등 약자나 소수자의 인권운동은 대표적인 평등운동이다.
지구촌 화두가 되어 버린 환경 문제는 인류에게 ‘생명’을 다시 돌아보게 하고,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전쟁 때문에 공존의 지혜를 찾는 ‘평화’ 운동이 절실히 필요하며, 물질지상주의와 단선적인 세계화 때문에 빚어진 다원성 및 ‘문화’ 파괴의 심각성은 무엇을 위한 세계화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종교도 이와 같은 인간과 사회의 기본 가치를 지키려는 노력에 동참할 때만이 대중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역할 또한 결코 가볍다 할 수 없다. 불교 NGO나 불교시민운동이 생소하기는 해도 최근 여러 분야에서 일반 국민의 주목을 받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특히 연기적 세계관에 따른 생명사상과 평화사상은 환경운동과 평화운동의 귀의처가 되고 있고, 한국사회에서 불교가 시민들에게서 박수를 받은 것도 환경운동이나 생명나눔운동, 그리고 사회 갈등을 탄력적으로 흡수했던 평화적 이미지 때문이 아니었던가 싶다. 수십 년간 학교와 공공 영역 곳곳에서 종교로 말미암아 차별당하고 억압받는 이들의 인권과 정교분리의 헌법 정신을 지키기 위한 종교시민운동을 불교계가 주도하고 있는 것도 비폭력과 자유ㆍ평등의 불교적 가치를 이 땅에 뿌리내림으로써 쾌적한 선진자유민주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는 신념이 그 바탕이 되고 있다.
종교인권의 박탈감은 불자들이 실제로 수십 년간 피해자였기 때문에라도 불교계의 각별한 관심이 요청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한편 1997년도 ‘고속철도 경주 도심 통과 백지화’ 운동처럼 불교도 좋은 문화운동으로 국민에게 다가가서 호소하고 설득하면 불교적인 방향으로 사회를 움직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 것은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우리 몸의 굳어진 근육을 풀어 주고 원활한 순환을 돕고자 육신을 움직여주는 운동이 필요한 것처럼, 우리 사회의 벽을 허물고 막힌 곳을 뚫어 줌으로써 함께 공생하는 사회를 만들려면 역시 시민사회운동이 절실하다. 불교시민운동의 중요성 역시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불교운동을 통한 사회참여를 논의할 때, 불교적 가치를 담는 내용 못지않게 결론을 끌어내는 과정, 즉 논의의 진행 방식 또한 중요하기에 사부대중 공의체가 조속히 회복되길 기대한다. 출가한 스님들이 불성이란 씨앗을 품고 재가불자들은 척박한 땅을 고르는 일을 마다하지 않음으로써, 적절한 역할 분담을 통해 설득력과 힘을 얻을 때 의미 있는 사회불사로 회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참여의 한계도 분명하다. 우선 모든 활동은 비폭력적이어야 한다는 점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또 국가나 일반 시민운동단체들이 나서서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불자들이 나서서 대신하는 것은 소모적이다. 모든 분야를 다 하겠다는 것은 비효율적일 뿐 아니라 현재 불교계의 역량으로 보아 가능할 것 같지도 않다. 불교적으로 흔쾌히 할 만한 일, 아니 불교계이기 때문에 더 잘할 수 있는 일, 가능하면 불교의 발전과도 관련되는 일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한편 정치권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어야 한다. 물론 정교분리의 지나친 이분법적 해석은 오히려 사회 파괴를 묵인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에 종교의 정치참여를 반드시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종교가 무원칙하게 정치를 넘나들 때 종교도 타락하기 쉽고 국민도 불안해한다. 따라서 권력을 쟁취하거나 흔들기 위함이 아니라 인간의 기본권 확보를 위해 국민을 감싸 안을 때만 종교의 최소한의 정치 행위는 인정될 수 있다는 한계를 늘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5. 맺으며 “불교는 있는데 불교문화가 없다.”라고들 한다. 불교정신이 이 사회에 그 향기를 뿜어내고 있지 못하고 고목화되었거나 병들어 있어 현대인들의 생활에 영향을 줄 수 없다는 말이다. 한국불교가 그동안 불교적 가치관을 이 사회에 뿌리내리게 하는 각종 교육불사, 복지불사, 그리고 시민사회운동과 같은 사회로 열린 불사를 외면해 온 자업자득의 결과이다.
일상적인 삶이나 구체적인 행동양식과 무관한 종교가 얼마나 생명력이 있을까. 박제화된 문화, 제도화된 전통의 무게만으로 대접받는 종교를 살아있는 종교라 할 수 없다. 한국불교는 역사의 유구함에 대한 자부심과 사상의 심오함만을 유물로 간직한 채, 중생고와 사회고를 치유해야 하는 본연의 역할을 다하기는커녕 오히려 천박한 정치권력과 경제논리에 지배당하는 무기력한 종교, 반시대적 종교로 전락해 버리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산중에 갇혀 있거나 경전 속에 묻혀 있어서는 안 된다. 불교는 사회와 호흡하고 소통하는 연습을 더 해야 한다. 의식화된 대중만이 사회를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누군가 나서서 해 주겠지 하고 기다리기만 하는 것은 노예근성이요 무임승차일 뿐이다.
우리 사회는 근본을 살피고 자기를 희생하여 어지러운 사회를 보듬고 함께해 줄 보살을 기다린다. 아름다운 세상을 위한 정치보살ㆍ경제보살ㆍ통일보살ㆍ인권보살ㆍ환경보살ㆍ복지보살ㆍ문화보살이 많이 배출되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연기의 법칙이고 동체대비요 공업중생의 가르침 아니겠는가. 박광서서울대학교 물리학과 졸업. 미국 Brown대학교에서 박사학위 취득. 미국 MIT 연구원을 역임했으며 서강대학교 자연과학대학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 불교의 사회참여운동에 적극 나서 (사)우리는 선우(재가신행결사단체) 이사장, (사)생명나눔실천회 이사, 참여불교 재가연대 공동대표 등을 거쳐 현재 참여불교 재가연대 공동대표와 종교자유정책연구원 공동대표 등을 맡고 있다.
국가가 인정하는 공익사업 외에 불교는 어떤 분야에 참여하고 기여할 수 있을까? 인류의 행복, 희망, 그리고 문명을 위해서 어떤 가치들을 지켜 나가야 할 것인가? 그것은 자유ㆍ평등ㆍ생명ㆍ평화ㆍ문화가 아닐까 싶다.
인류의 역사는 ‘자유’를 극대화하려는 지난한 투쟁의 역사가 아니었던가. 또한 20세기 초중반까지 전 지구적으로 위세를 떨쳤던 사회주의운동이 설득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결국은 ‘평등’이란 인류의 꿈을 실현하려는 명분 때문이었다. 인종차별이나 성차별 금지와 장애우 권익 찾기 등 약자나 소수자의 인권운동은 대표적인 평등운동이다.
지구촌 화두가 되어 버린 환경 문제는 인류에게 ‘생명’을 다시 돌아보게 하고,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전쟁 때문에 공존의 지혜를 찾는 ‘평화’ 운동이 절실히 필요하며, 물질지상주의와 단선적인 세계화 때문에 빚어진 다원성 및 ‘문화’ 파괴의 심각성은 무엇을 위한 세계화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종교도 이와 같은 인간과 사회의 기본 가치를 지키려는 노력에 동참할 때만이 대중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역할 또한 결코 가볍다 할 수 없다. 불교 NGO나 불교시민운동이 생소하기는 해도 최근 여러 분야에서 일반 국민의 주목을 받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특히 연기적 세계관에 따른 생명사상과 평화사상은 환경운동과 평화운동의 귀의처가 되고 있고, 한국사회에서 불교가 시민들에게서 박수를 받은 것도 환경운동이나 생명나눔운동, 그리고 사회 갈등을 탄력적으로 흡수했던 평화적 이미지 때문이 아니었던가 싶다. 수십 년간 학교와 공공 영역 곳곳에서 종교로 말미암아 차별당하고 억압받는 이들의 인권과 정교분리의 헌법 정신을 지키기 위한 종교시민운동을 불교계가 주도하고 있는 것도 비폭력과 자유ㆍ평등의 불교적 가치를 이 땅에 뿌리내림으로써 쾌적한 선진자유민주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는 신념이 그 바탕이 되고 있다.
종교인권의 박탈감은 불자들이 실제로 수십 년간 피해자였기 때문에라도 불교계의 각별한 관심이 요청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한편 1997년도 ‘고속철도 경주 도심 통과 백지화’ 운동처럼 불교도 좋은 문화운동으로 국민에게 다가가서 호소하고 설득하면 불교적인 방향으로 사회를 움직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 것은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우리 몸의 굳어진 근육을 풀어 주고 원활한 순환을 돕고자 육신을 움직여주는 운동이 필요한 것처럼, 우리 사회의 벽을 허물고 막힌 곳을 뚫어 줌으로써 함께 공생하는 사회를 만들려면 역시 시민사회운동이 절실하다. 불교시민운동의 중요성 역시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불교운동을 통한 사회참여를 논의할 때, 불교적 가치를 담는 내용 못지않게 결론을 끌어내는 과정, 즉 논의의 진행 방식 또한 중요하기에 사부대중 공의체가 조속히 회복되길 기대한다. 출가한 스님들이 불성이란 씨앗을 품고 재가불자들은 척박한 땅을 고르는 일을 마다하지 않음으로써, 적절한 역할 분담을 통해 설득력과 힘을 얻을 때 의미 있는 사회불사로 회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참여의 한계도 분명하다. 우선 모든 활동은 비폭력적이어야 한다는 점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또 국가나 일반 시민운동단체들이 나서서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불자들이 나서서 대신하는 것은 소모적이다. 모든 분야를 다 하겠다는 것은 비효율적일 뿐 아니라 현재 불교계의 역량으로 보아 가능할 것 같지도 않다. 불교적으로 흔쾌히 할 만한 일, 아니 불교계이기 때문에 더 잘할 수 있는 일, 가능하면 불교의 발전과도 관련되는 일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한편 정치권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어야 한다. 물론 정교분리의 지나친 이분법적 해석은 오히려 사회 파괴를 묵인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에 종교의 정치참여를 반드시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종교가 무원칙하게 정치를 넘나들 때 종교도 타락하기 쉽고 국민도 불안해한다. 따라서 권력을 쟁취하거나 흔들기 위함이 아니라 인간의 기본권 확보를 위해 국민을 감싸 안을 때만 종교의 최소한의 정치 행위는 인정될 수 있다는 한계를 늘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5. 맺으며 “불교는 있는데 불교문화가 없다.”라고들 한다. 불교정신이 이 사회에 그 향기를 뿜어내고 있지 못하고 고목화되었거나 병들어 있어 현대인들의 생활에 영향을 줄 수 없다는 말이다. 한국불교가 그동안 불교적 가치관을 이 사회에 뿌리내리게 하는 각종 교육불사, 복지불사, 그리고 시민사회운동과 같은 사회로 열린 불사를 외면해 온 자업자득의 결과이다.
일상적인 삶이나 구체적인 행동양식과 무관한 종교가 얼마나 생명력이 있을까. 박제화된 문화, 제도화된 전통의 무게만으로 대접받는 종교를 살아있는 종교라 할 수 없다. 한국불교는 역사의 유구함에 대한 자부심과 사상의 심오함만을 유물로 간직한 채, 중생고와 사회고를 치유해야 하는 본연의 역할을 다하기는커녕 오히려 천박한 정치권력과 경제논리에 지배당하는 무기력한 종교, 반시대적 종교로 전락해 버리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산중에 갇혀 있거나 경전 속에 묻혀 있어서는 안 된다. 불교는 사회와 호흡하고 소통하는 연습을 더 해야 한다. 의식화된 대중만이 사회를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누군가 나서서 해 주겠지 하고 기다리기만 하는 것은 노예근성이요 무임승차일 뿐이다.
우리 사회는 근본을 살피고 자기를 희생하여 어지러운 사회를 보듬고 함께해 줄 보살을 기다린다. 아름다운 세상을 위한 정치보살ㆍ경제보살ㆍ통일보살ㆍ인권보살ㆍ환경보살ㆍ복지보살ㆍ문화보살이 많이 배출되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연기의 법칙이고 동체대비요 공업중생의 가르침 아니겠는가. 박광서서울대학교 물리학과 졸업. 미국 Brown대학교에서 박사학위 취득. 미국 MIT 연구원을 역임했으며 서강대학교 자연과학대학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 불교의 사회참여운동에 적극 나서 (사)우리는 선우(재가신행결사단체) 이사장, (사)생명나눔실천회 이사, 참여불교 재가연대 공동대표 등을 거쳐 현재 참여불교 재가연대 공동대표와 종교자유정책연구원 공동대표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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