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의 근대성을 바라보는 거울로서의 탐정소설][문제의 층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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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작품의 존립을 좌우하는 핵심요건이다.
2) 탐정소설의 기대지평과 '재미'라는 미적 형식
탐정소설은 가장 매력적인 이야기 형식 가운데 하나이다. 비록 허구적이지만 우리가 현실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욕망을 충족시켜준다. 무엇보다도 재미가 있다. 이러한 재미는 작품의 존재를 좌우하는 중요조건이며, 아울러 그것의 존립근거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탐정소설의 재미란 무엇이며, 그것은 어디에서 어떻게 생겨나는 것일까? 김내성은 이를 형식적 요건과 본질적 요건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형식적 요건이란 수수께끼의 제출과 논리적 추리 그리고 수수께끼의 해결이라고 하는 , 즉 대중적 오락소설로서의 탐정소설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서사구조와 조건을 의미한다. 본질적 요건이란 독자들로 하여금 탐정소설을 읽게 만드는 것, 즉 탐정소설의 오락성과 창작상의 원칙을 뜻한다. 김내성은 이처럼 탐정소설이 갖추어야 할 요건으로서 경이와 의외성과 논증을 꼽고있다. 수수께끼의 제시와 논리적해결이라는 기본 원칙 외에 독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소재의 선택과 예상 밖의 결말이 주는 의외성, 그리고 독자들이 납득할 수 있을 만큼의 논리적인 설득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작품을 읽을 때 독자들이 기대하거나 예상하는 대로 작품이 전개되면 그저그런 빤한 작품으로 외면을 당하게 될 것이다. 또한 작품이 최소한의 기본 공식을 지키지 않고 예측과는 전혀 딴판으로 전개되면 그 작품은 독자들의 이해를 넘어서는 황당한 작품으로 취급되어 버릴 것이다. 그러므로 탐정소설은 한편으로는 독자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그 기대를 배신해야 하며, 그런 기대의 충족과 배신 사이에서 작품의 재미가 생겨나는 것이다.
3) 탐정소설의 서스펜스와 비합리주의
탐정소설은 아주 모순된 장르이다. 세련된 논리와 합리성을 갖춘 작품이 있는가 하면, 그와 반대로 극단적인 비합리주의와 신비주의를 보여주는 작품도 있기 때문이다. 피, 살인, 저주, 공포 등의 단어로 조합된 제목을 가진 작품들이 그 예이다. 미스터리 스릴러물들의 주요한 현상 가운데 하나인 서스펜스는 독자가 현실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쯤은 의도적으로 이야기 속에 자신을 몰입시킨 상태에서 느끼는 긴장감 속에서 발생한다.
탐정소설은 본래 계몽의 수단이었다기보다는 난해한 사건을 제시하고 그것을 해결하는 일종의 오락거리였다. 또한 탐정소설은 사회질서를 해치는 자들을 감시, 처벌하는 퍼블릭아이의 역할을 대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이를 이용해 스토리를 만들어 팔아야하는 문화 상품인 것이다. 본질적으로 탐정소설에서의 서스펜스란 살인과 범죄라는 소재와 분위기 자체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즉, 현실과는 무관한 만들어진 공포인 것이다. 따라서 이것은 탐정소설이 가진 허약한 근대성과 비과학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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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 필자는 미스터리 스릴러와 같은 작품을 탐정소설로 보아야 하는가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다. 사건이 논리적으로 해결되기보다는 비현실적이며 비합리적으로 전개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탐정이 등장하는 미스터리물을 탐정소설로 분류할 수 없는 것일까?
답 : 우리는 가추법에서 벗어나는 예외적인 작품도 탐정소설로 분류한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오리엔트 특급 살인』과 같은 작품은 탐정소설의 논증보다 작가의 기발한 트릭이 돋보이는 탐정소설도 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미스터리 스릴러 역시 탐정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세련된 논리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해서 이 같은 소설을 결함이 있는 탐정소설이라고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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