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하는 데 많은 공헌을 하였다.
그리고 개화 이후 서양문화의 유입과 더불어 문학 작품의 번역과 번안물이 유행하였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로빈슨 크루소(魯敏孫全)』, 『아라비안나이트(暴夜物語)』, 『80일간의 세계일주(八十日間の世界一周)』등이 번역되었다.
초창기 번역소설이 일본 문학의 근대화에 끼친 영향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다. 그런 반면, 번역에 대한 고심과 오역 또한 만만치가 않았다. 예를 들어 로드 릿튼 원작, 니와 준이치로(丹羽純一] 번역의 『화류춘화(花柳春話)』(1978)에서, 남자가 여자에게 ‘입맞춰 주오’라고 간단히 할 수 있는데도, ‘나 만약 다행히 경의 주순(붉은 입술)을 한번 맛볼 수 있다면 능히 안면(숙면)에 들 것 같소’ 라고 고색 창연하게 번역하는 등, 시대와 환경, 습관과 사고방식, 표현의 차이에서 오는 원문과 번역의 거리를 가히 짐작할 만하다. 이 피치 못할 간격과 오류에도 불구하고 번역문학은 새로움을 추구하여 일본 문학의 근대화와 사상의 확대에 큰 영향을 미쳤다.
1884년 이후, 일본 전국에 자유민권운동이 고조되어 이 시기를 기점으로 정치소설이 많이 쓰여지게 된다. 정치소설은 새시대의 정치가나 사상가의 주장을 소개하고 새로운 정치제도를 정치가나 사상가의 주장을 소개하고 새로운 정치제도를 알리는 수단으로 삼아 그 문학성을 평가하기 어렵지만, 한 시대를 반영한다는 점에서는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야노 류케이[矢野]의 『경국미담(美談)』(1883), 스에히로 뎃쵸[末腸]『설중매(雪中梅)』(1886)를 대표작으로 들 수 있다.
일본문학의 근대화가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은 사실(事)주의 문예이론의 도입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쯔보우치 쇼요[坪逍]는 근대 최초의 소설이론서『소설요론(小神)』(1885)에서 새시대의 문학은 ‘사실(事)소설’ 이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쇼요[逍]는 근세의 얼토당토않은 황당한 이야기나 권선징악적인 소위 ‘교훈소설’과는 달리 사실소설은 ‘인간의 삶(人情)과 세태풍속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소설’ 이라고 정의하여, 묘사의 객관성과 소설이 예술로서의 독자적인 가치가 있을 주장하고, 고전 모노카타리[物語]이래, 일본소설의 역사와 종류, 유용성 등에 관하여 기술하고 있다. 이 『소설요론』이 일본문학의 개량에 여러 가지 영향을 준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이후 쇼요는 연극 개량운동과 함께 셰익스피어 번역에 심혈을 기울인다.
Ⅱ. 메이지 시대 후반기(1886~1950년경) - 근대소설의 자각
1. 사실의 심화와 겐유샤[硯友社]문학 : 후타바테이 시메이[二葉亭四迷]『뜬구름(浮雲)』(1887), 오자키 고요[尾崎紅葉]『곤지키야샤[金色夜叉]』(1897)
2. 낭만주의 문학 : 기타무라 도코쿠[北村透谷]『내부생명론(部生命論)』(1893), 모리 오가이[森鷗外]『무희(舞)』(1890), 고다 로한[幸田露半]『오층탑(五層塔)』, 히구치 이치요[口一葉]『키 대보기(たけくらべ)』(1895), 이즈미 교카[泉鏡花]『고야산 스님(高野聖)』(1990), 도쿠토미 로카[富盧花]『불여귀(不如)』(1898), 구니키다 돗포[木田] 『무사시노(武野)』(1898)
후타바테이 시메이[二葉亭四迷](1864~1909)는 일본 근대소설의 효시『뜬구름(浮雲)』(1887)을 발표함으로써 언문일치체 문장을 제시하고 주인공 분조[文三]를 통하여 지식인의 내면의 고뇌와 굴절된 심리묘사, 시대비판으로 사실주의 소설의 선구자가 되었고 소설의 근대화에 기여하였다.
베겟머리에서 깨우는 하녀의 목소리에, 다 꾸지 못한 꿈을 떨치고 분조[文三]가 낭패한 얼굴을 돌려 맞은편을 보니 벌써 장지문에는 아침 햇살이 비스듬히 비치고 있다. ‘어 늦잠 잤나..’ 하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잇따라 몽실몽실 떠오른 ‘면직’이라는 두 글자로 쪼그라든 가슴이 먼저 막힌다. (『뜬구름』)
소심한 주인공 분조가 공직에서 면직 당한 뒤 조마조마해 하는 심리를 묘사한 부분이다. 분조는 처음에 신여성 오세이[お勢]와 가까이 지내는데, 정략적인 오세이의 어머니 오마사[お政]의 지극히 현실적인 권유로, 그녀는 출세 지향적이며 매사에 적극적인 분조의 동료 혼다 노보루[本田登]에게 마음이 끌리게 되어, 분조는 더욱 애를 태우며 갈등을 겪는다. 『뜬구름』은 근대인의 심리를 표현한 초기소설로 평가된다. 후타바테이는 이후 투르게네프 등 러시아 문학의 번역으로 업적을 남긴다.
오자키 고요[尾崎紅葉](1867~1903)는 동인잡지『잡동사니 문고(我樂多文庫)』를 발행하였으며, 근세소설 특히 이하라 사이카쿠[井原西鶴]의 영향을 받고 출발하여 『두 아내(二人女房)』(1891) 『다정다한(多情多恨)』(1896)등 소위 에도[江] 정서를 반영하는 작품을 발표하였다. 고요는 특히 대작『곤지키야샤[金色夜叉]』(1897)를 「요미우리[]신문」에 연재하여 독자들의 환영을 받았는데, 이 작품은 사랑과 황금의 갈등을 그린 근대의 고전으로 한국에도 소개되어 널리 유행하게 된다. 『곤지키야샤』는 조일제가 매일신보에 『장한몽(長恨夢)』(1913)이라는 제목으로 번안하여 연재하였는데, 이 『장한몽』은 일명 『이수일과 심순애』로 더 알려져 있는 한국 신파극의 대표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원작과 번안소설의 관련을 잠시 살펴보자면, 우선 등장인물의 이름을 아주 비슷하게 하여 작품 내용을 잘 반영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한 여자에 대한 사랑과 그 배반에 대한 복수로 고리대금업자가 되어, 초지일관의 의지를 관철하고자 하는 남자 주인공 하자마 간이치[間貫一]가 번안에서는 이수일(李守一)로, 간이치를 오로지 사랑하던 시기사와 미야[宮] 즉, 심순애(沈順愛)의 마음을 빼앗는 부의 소유자 이름 도미야마 다다쯔구[富山唯]가 번안에서는 김중배(金重培)로, 양쪽 다 ‘부(富)를 산(山)만큼 거저(唯) 상속()’받았다거나, ‘황금(金)을 무겁게(重) 증식시키는(培)’ 자들이라는 의미로 그럴듯하게 이름을 붙였다.
『곤지키야샤』 첫머리는 화려하게 치장한 인력거를 타고 신년 정초 가루타(카드)놀이 모임에 가는 도미야마[富山]의 풍모를 그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모임에 참석한 남녀 모두는 도미야마가 낀 다이아몬드 반지를 보고 제각각 한 마디씩 탄성을 지르는 장면은 이 작품의 내
그리고 개화 이후 서양문화의 유입과 더불어 문학 작품의 번역과 번안물이 유행하였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로빈슨 크루소(魯敏孫全)』, 『아라비안나이트(暴夜物語)』, 『80일간의 세계일주(八十日間の世界一周)』등이 번역되었다.
초창기 번역소설이 일본 문학의 근대화에 끼친 영향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다. 그런 반면, 번역에 대한 고심과 오역 또한 만만치가 않았다. 예를 들어 로드 릿튼 원작, 니와 준이치로(丹羽純一] 번역의 『화류춘화(花柳春話)』(1978)에서, 남자가 여자에게 ‘입맞춰 주오’라고 간단히 할 수 있는데도, ‘나 만약 다행히 경의 주순(붉은 입술)을 한번 맛볼 수 있다면 능히 안면(숙면)에 들 것 같소’ 라고 고색 창연하게 번역하는 등, 시대와 환경, 습관과 사고방식, 표현의 차이에서 오는 원문과 번역의 거리를 가히 짐작할 만하다. 이 피치 못할 간격과 오류에도 불구하고 번역문학은 새로움을 추구하여 일본 문학의 근대화와 사상의 확대에 큰 영향을 미쳤다.
1884년 이후, 일본 전국에 자유민권운동이 고조되어 이 시기를 기점으로 정치소설이 많이 쓰여지게 된다. 정치소설은 새시대의 정치가나 사상가의 주장을 소개하고 새로운 정치제도를 정치가나 사상가의 주장을 소개하고 새로운 정치제도를 알리는 수단으로 삼아 그 문학성을 평가하기 어렵지만, 한 시대를 반영한다는 점에서는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야노 류케이[矢野]의 『경국미담(美談)』(1883), 스에히로 뎃쵸[末腸]『설중매(雪中梅)』(1886)를 대표작으로 들 수 있다.
일본문학의 근대화가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은 사실(事)주의 문예이론의 도입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쯔보우치 쇼요[坪逍]는 근대 최초의 소설이론서『소설요론(小神)』(1885)에서 새시대의 문학은 ‘사실(事)소설’ 이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쇼요[逍]는 근세의 얼토당토않은 황당한 이야기나 권선징악적인 소위 ‘교훈소설’과는 달리 사실소설은 ‘인간의 삶(人情)과 세태풍속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소설’ 이라고 정의하여, 묘사의 객관성과 소설이 예술로서의 독자적인 가치가 있을 주장하고, 고전 모노카타리[物語]이래, 일본소설의 역사와 종류, 유용성 등에 관하여 기술하고 있다. 이 『소설요론』이 일본문학의 개량에 여러 가지 영향을 준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이후 쇼요는 연극 개량운동과 함께 셰익스피어 번역에 심혈을 기울인다.
Ⅱ. 메이지 시대 후반기(1886~1950년경) - 근대소설의 자각
1. 사실의 심화와 겐유샤[硯友社]문학 : 후타바테이 시메이[二葉亭四迷]『뜬구름(浮雲)』(1887), 오자키 고요[尾崎紅葉]『곤지키야샤[金色夜叉]』(1897)
2. 낭만주의 문학 : 기타무라 도코쿠[北村透谷]『내부생명론(部生命論)』(1893), 모리 오가이[森鷗外]『무희(舞)』(1890), 고다 로한[幸田露半]『오층탑(五層塔)』, 히구치 이치요[口一葉]『키 대보기(たけくらべ)』(1895), 이즈미 교카[泉鏡花]『고야산 스님(高野聖)』(1990), 도쿠토미 로카[富盧花]『불여귀(不如)』(1898), 구니키다 돗포[木田] 『무사시노(武野)』(1898)
후타바테이 시메이[二葉亭四迷](1864~1909)는 일본 근대소설의 효시『뜬구름(浮雲)』(1887)을 발표함으로써 언문일치체 문장을 제시하고 주인공 분조[文三]를 통하여 지식인의 내면의 고뇌와 굴절된 심리묘사, 시대비판으로 사실주의 소설의 선구자가 되었고 소설의 근대화에 기여하였다.
베겟머리에서 깨우는 하녀의 목소리에, 다 꾸지 못한 꿈을 떨치고 분조[文三]가 낭패한 얼굴을 돌려 맞은편을 보니 벌써 장지문에는 아침 햇살이 비스듬히 비치고 있다. ‘어 늦잠 잤나..’ 하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잇따라 몽실몽실 떠오른 ‘면직’이라는 두 글자로 쪼그라든 가슴이 먼저 막힌다. (『뜬구름』)
소심한 주인공 분조가 공직에서 면직 당한 뒤 조마조마해 하는 심리를 묘사한 부분이다. 분조는 처음에 신여성 오세이[お勢]와 가까이 지내는데, 정략적인 오세이의 어머니 오마사[お政]의 지극히 현실적인 권유로, 그녀는 출세 지향적이며 매사에 적극적인 분조의 동료 혼다 노보루[本田登]에게 마음이 끌리게 되어, 분조는 더욱 애를 태우며 갈등을 겪는다. 『뜬구름』은 근대인의 심리를 표현한 초기소설로 평가된다. 후타바테이는 이후 투르게네프 등 러시아 문학의 번역으로 업적을 남긴다.
오자키 고요[尾崎紅葉](1867~1903)는 동인잡지『잡동사니 문고(我樂多文庫)』를 발행하였으며, 근세소설 특히 이하라 사이카쿠[井原西鶴]의 영향을 받고 출발하여 『두 아내(二人女房)』(1891) 『다정다한(多情多恨)』(1896)등 소위 에도[江] 정서를 반영하는 작품을 발표하였다. 고요는 특히 대작『곤지키야샤[金色夜叉]』(1897)를 「요미우리[]신문」에 연재하여 독자들의 환영을 받았는데, 이 작품은 사랑과 황금의 갈등을 그린 근대의 고전으로 한국에도 소개되어 널리 유행하게 된다. 『곤지키야샤』는 조일제가 매일신보에 『장한몽(長恨夢)』(1913)이라는 제목으로 번안하여 연재하였는데, 이 『장한몽』은 일명 『이수일과 심순애』로 더 알려져 있는 한국 신파극의 대표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원작과 번안소설의 관련을 잠시 살펴보자면, 우선 등장인물의 이름을 아주 비슷하게 하여 작품 내용을 잘 반영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한 여자에 대한 사랑과 그 배반에 대한 복수로 고리대금업자가 되어, 초지일관의 의지를 관철하고자 하는 남자 주인공 하자마 간이치[間貫一]가 번안에서는 이수일(李守一)로, 간이치를 오로지 사랑하던 시기사와 미야[宮] 즉, 심순애(沈順愛)의 마음을 빼앗는 부의 소유자 이름 도미야마 다다쯔구[富山唯]가 번안에서는 김중배(金重培)로, 양쪽 다 ‘부(富)를 산(山)만큼 거저(唯) 상속()’받았다거나, ‘황금(金)을 무겁게(重) 증식시키는(培)’ 자들이라는 의미로 그럴듯하게 이름을 붙였다.
『곤지키야샤』 첫머리는 화려하게 치장한 인력거를 타고 신년 정초 가루타(카드)놀이 모임에 가는 도미야마[富山]의 풍모를 그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모임에 참석한 남녀 모두는 도미야마가 낀 다이아몬드 반지를 보고 제각각 한 마디씩 탄성을 지르는 장면은 이 작품의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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