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참고: 국가보안법과 신앙인 - 양승규, 사목 2001년 6월호)
\"훌륭한 국가는 선량한 시민이 무참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는 일본인 작가, 시오노 나나미의 글이 갑자기 생각납니다. 박정희와 전두환 등 군사 정권 시절의 선량한 시민은 그들의 말을 잘 듣고 정권에 충성하는 사람들이었겠지만 그 시절의 욕심과 아집은 아직까지 남아서 우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군사정권보다야 힘의 폭력은 줄었다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국가보안법과 새롭게 등장한 돈의 폭력에 지친 우리들에게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그 시절에 쉽게 휘두른 법의 재단과 폭력에 같이 허물어져 간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같이 봉투에 넣어서 전하고 있습니다.
경제학을 전공하고 요즘의 학생운동 정도의 활동을 했다고 이야기하는 저자는 무기수의 생활을 하게 됩니다. 악의 무리를 물리치는 정의의 주먹을 아주 크게 맞은 저자는 1심과 2심에서 사형을 선고 받고 3심에서 무기 징역을 선고 받습니다. 사형을 언도 받고 하루하루를 보내는 저자의 심정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처음 부분에 있는 그의 글에 나타납니다. 그 중에서 가장 크게 남는 건 책의 맨 처음에 그려져 있는 생각하는 사람의 그림과 그 글입니다.
오늘은 다만 내일을 기다리는 날이다.
오늘은 어제의 내일이며
내일은 또 내일의 오늘일 뿐이다.
智慧의 女神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夕陽에 날기 시작한다.
조금씩 찢어진 황토색 휴지에 힘겹게 그리고 써 내린 이 글은 싸늘한 냉기로 둘러싸인 벽과 10와트 백열등 밑에서 자신을 지키고 싶은 지식인 심정이 그래도 비쳐집니다. 그는 그 속에서도 냉철한 예지의 날을 세우고 싶어 했으며 세상에 대한 관조가 아닌 실천을 하고 싶어 합니다.
농촌 아이들은 참 많이 죽는다. 시골의 어머니들은 보통 여남은 명의 아이를 낳지만 그 중 네댓 명 정도만 남고 다 죽는다. 약한 놈은 \'일찌감치\' 죽어버리고 강한 놈만 살아서 커가는 것이다.
농촌에서는 강한 아이만이 어른이 될 수 있다. 살아남은 그 어른들을 보고 성내(城內) 사람들은 농촌 사람들이 무병(無病)하고 건강하다고 말한다. 맑은 공기에 산수, 일광이 좋아서 농촌 사람들은 무척 튼튼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시골 어머니들이 흘린 그 숱한 눈물을 모르는 것이다.
농촌 사람들은 흡사 초목 같다. 어려서는 푸성귀를 솎아내듯 약한 놈들을 솎아버리고 늙어서는 수목처럼 모든 질환의 고통으로부터 감각의 문을 닫아버리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그의 글은 잔인하고 날카롭게 현실을 파고듭니다. 글을 통하여 지식인이지만 시골에서 살아남은 강인한 자신이기를 바랐던 것인지 아니면 현실의 고통에 수목처럼 감각의 문을 닫고 자신을 지키기 위함이었는지…….
남한산성 그의 글 중에 역시 재미와 여운이 으뜸인 것은 \"청구회 추억\"입니다. 우연치 않게 서오릉의 답청 길에 만난 소년들과 추억은 몇 개의 에피소드를 겪으면서 \"좋은 아이\"들과의 \"좋은 만남\"을 흐뭇하게 합니다. 10원에 3개 하는 문화빵 100원어치에 \'우앗\' 소리를 치며 한창을 떠들었을 젊은 교수와 어린 친구들과의 모임은 같이 낭독하였을 \'아아 무정\', \'집 없는 천사\', \'로빈 후드의 모험\' 등의 이야기 거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병원에 입원한 선생님을 만나기 위해 등짐에 곱게 들고 갔을 몇 개의 삶은 계란과 아이들과의 \"회식\"을 하기 위하여 몇 시간씩 길가에서 아이들을 기다리는 저자의 모습은 봄날의 노란색으로 채색됩니다. 그렇지만 중학교를 진학하지 못하는 가난한 아이들의 모습과 이것을 도와주지 못하는 저자의 고뇌는 \"어려운 시절\"의 일기장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반전…….
중앙정보부에서 여죄의 꼬투리 혹은 동조자의 체포를 위하여 추궁 받는 \'청구회\'의 변신은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식스 센스\"의 반전을 가볍게 뛰어넘습니다. 누군가 혹독한 심문 뒤에 나왔을 것이 분명한 그 \"청구회\"의 노래는 죄인을 만들기 위한 심문꾼들의 노력을 떠오르게 합니다.
겨울에도 푸르른 소나무처럼
우리는 주먹 쥐고 힘차게 자란다.
어깨동무 동무야 젊은 용사들아
동트는 새아침 태양보다 빛나게
나가자 힘차게 청구용사들.
\'주먹 쥐고\' 라는 것은 국가 변란을 노리는 폭력과 파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심각한 추궁은 오히려 아직 여물지 않은 국가 사법제도의 개인에 대한 폭력과 파괴의 추궁이 아닐지 모릅니다. 개인에 휘두른 폭력은 다시 다른 폭력으로 그 형태를 바꾸는 듯 합니다.
모든 것이 좌절된 위치에서 최소한의 필요를 충족하려는 아귀다툼과 투쟁, 응어리진 불만과 불신과 분노가 빽빽이 점철
\"훌륭한 국가는 선량한 시민이 무참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는 일본인 작가, 시오노 나나미의 글이 갑자기 생각납니다. 박정희와 전두환 등 군사 정권 시절의 선량한 시민은 그들의 말을 잘 듣고 정권에 충성하는 사람들이었겠지만 그 시절의 욕심과 아집은 아직까지 남아서 우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군사정권보다야 힘의 폭력은 줄었다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국가보안법과 새롭게 등장한 돈의 폭력에 지친 우리들에게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그 시절에 쉽게 휘두른 법의 재단과 폭력에 같이 허물어져 간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같이 봉투에 넣어서 전하고 있습니다.
경제학을 전공하고 요즘의 학생운동 정도의 활동을 했다고 이야기하는 저자는 무기수의 생활을 하게 됩니다. 악의 무리를 물리치는 정의의 주먹을 아주 크게 맞은 저자는 1심과 2심에서 사형을 선고 받고 3심에서 무기 징역을 선고 받습니다. 사형을 언도 받고 하루하루를 보내는 저자의 심정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처음 부분에 있는 그의 글에 나타납니다. 그 중에서 가장 크게 남는 건 책의 맨 처음에 그려져 있는 생각하는 사람의 그림과 그 글입니다.
오늘은 다만 내일을 기다리는 날이다.
오늘은 어제의 내일이며
내일은 또 내일의 오늘일 뿐이다.
智慧의 女神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夕陽에 날기 시작한다.
조금씩 찢어진 황토색 휴지에 힘겹게 그리고 써 내린 이 글은 싸늘한 냉기로 둘러싸인 벽과 10와트 백열등 밑에서 자신을 지키고 싶은 지식인 심정이 그래도 비쳐집니다. 그는 그 속에서도 냉철한 예지의 날을 세우고 싶어 했으며 세상에 대한 관조가 아닌 실천을 하고 싶어 합니다.
농촌 아이들은 참 많이 죽는다. 시골의 어머니들은 보통 여남은 명의 아이를 낳지만 그 중 네댓 명 정도만 남고 다 죽는다. 약한 놈은 \'일찌감치\' 죽어버리고 강한 놈만 살아서 커가는 것이다.
농촌에서는 강한 아이만이 어른이 될 수 있다. 살아남은 그 어른들을 보고 성내(城內) 사람들은 농촌 사람들이 무병(無病)하고 건강하다고 말한다. 맑은 공기에 산수, 일광이 좋아서 농촌 사람들은 무척 튼튼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시골 어머니들이 흘린 그 숱한 눈물을 모르는 것이다.
농촌 사람들은 흡사 초목 같다. 어려서는 푸성귀를 솎아내듯 약한 놈들을 솎아버리고 늙어서는 수목처럼 모든 질환의 고통으로부터 감각의 문을 닫아버리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그의 글은 잔인하고 날카롭게 현실을 파고듭니다. 글을 통하여 지식인이지만 시골에서 살아남은 강인한 자신이기를 바랐던 것인지 아니면 현실의 고통에 수목처럼 감각의 문을 닫고 자신을 지키기 위함이었는지…….
남한산성 그의 글 중에 역시 재미와 여운이 으뜸인 것은 \"청구회 추억\"입니다. 우연치 않게 서오릉의 답청 길에 만난 소년들과 추억은 몇 개의 에피소드를 겪으면서 \"좋은 아이\"들과의 \"좋은 만남\"을 흐뭇하게 합니다. 10원에 3개 하는 문화빵 100원어치에 \'우앗\' 소리를 치며 한창을 떠들었을 젊은 교수와 어린 친구들과의 모임은 같이 낭독하였을 \'아아 무정\', \'집 없는 천사\', \'로빈 후드의 모험\' 등의 이야기 거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병원에 입원한 선생님을 만나기 위해 등짐에 곱게 들고 갔을 몇 개의 삶은 계란과 아이들과의 \"회식\"을 하기 위하여 몇 시간씩 길가에서 아이들을 기다리는 저자의 모습은 봄날의 노란색으로 채색됩니다. 그렇지만 중학교를 진학하지 못하는 가난한 아이들의 모습과 이것을 도와주지 못하는 저자의 고뇌는 \"어려운 시절\"의 일기장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반전…….
중앙정보부에서 여죄의 꼬투리 혹은 동조자의 체포를 위하여 추궁 받는 \'청구회\'의 변신은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식스 센스\"의 반전을 가볍게 뛰어넘습니다. 누군가 혹독한 심문 뒤에 나왔을 것이 분명한 그 \"청구회\"의 노래는 죄인을 만들기 위한 심문꾼들의 노력을 떠오르게 합니다.
겨울에도 푸르른 소나무처럼
우리는 주먹 쥐고 힘차게 자란다.
어깨동무 동무야 젊은 용사들아
동트는 새아침 태양보다 빛나게
나가자 힘차게 청구용사들.
\'주먹 쥐고\' 라는 것은 국가 변란을 노리는 폭력과 파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심각한 추궁은 오히려 아직 여물지 않은 국가 사법제도의 개인에 대한 폭력과 파괴의 추궁이 아닐지 모릅니다. 개인에 휘두른 폭력은 다시 다른 폭력으로 그 형태를 바꾸는 듯 합니다.
모든 것이 좌절된 위치에서 최소한의 필요를 충족하려는 아귀다툼과 투쟁, 응어리진 불만과 불신과 분노가 빽빽이 점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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