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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담론은 막강하다. 자유주의-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쟁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현실적인 담론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과연 대안은 없는 것인가? 박노자는 보론에서 21세기의 한국사학의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한다. 다원화와 동등한 대화가 그것이다. 하지만 사학이 추구해야 할 방향성이 과연 현실영역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것일까? 데이비드 이스턴(David Easton)은 정치를 제가치의 권위적 배분이라고 정의했다. 단순히 생각하면 귄위, 즉 힘에 의한 가치 배분은 경쟁과 밀접한 관계로 보인다. 하지만 롤즈(J. Rawls)나 하버마스(J. Habermas)의 참여민주주의 이론에서 볼 수 있듯이 그 권위가 도출되는 절차와 방식에 있어서 다원적인 주체들의 동등한 대화라는 원칙이 적용될 수 있다면 경쟁의 의미는 현재와는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노자는 후기에서 경쟁적 자본주의의 극복방안으로 개개인의 사적 공간과 인권 존중, 연대주의적 더불어 살기를 제안한다. 아주 모호하고 추상적인 대안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안 역시 앞서 언급했듯이 민주적인 합의 과정 즉 절차적 정의라는 담론이 어느 정도 한국사회에서 힘을 얻게 된 후에야 가능하게 될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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