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들어가며: 작품 안팎에서의 작가 목소리
2. 1980년대, 그리고 지금
(1) 단풍과도 같은 사람들
(2) <인터내셔널>과 트럼펫
3. 아무나 드나드는 공간과 무대
4. 두 세대를 마주세우면
(1) 사건과 화자 사이의 거리
(2) 과거의 젊은이들과 현재의 젊은이들
5. 마치며: 그 찬란했던 초록색 시대
2. 1980년대, 그리고 지금
(1) 단풍과도 같은 사람들
(2) <인터내셔널>과 트럼펫
3. 아무나 드나드는 공간과 무대
4. 두 세대를 마주세우면
(1) 사건과 화자 사이의 거리
(2) 과거의 젊은이들과 현재의 젊은이들
5. 마치며: 그 찬란했던 초록색 시대
본문내용
제는 ‘개학’이나 ‘학교 담탱이’고, 그런 그들의 대화는 ‘중구난방으로 떠들어’대는 것에 불과하다. 부모 세대가 ‘깨어라 노동자의 군대,’ ‘흩어지면 죽는다 흔들려도 우린 죽는다,’ 하고 노래를 부르거나 고함을 지르던 것에 비해 영향력을 가지지 못하는 목소리다.
이처럼 과거의 젊은이들과 현재의 젊은이들이 대조적인 집단으로 그려짐으로써 작품의 주제는 강화된다. 이러한 양상은 ‘눈물’이라는 소재를 통해서 보다 구체화된다.
알 수 없이 눈물이 났다. 우리 아버지야, 하고 나는 말했다. 영철이 놀라 다가왔다. 뭐? 위의 책, p.375.
진희는 낯선 사람이 자신의 아버지임을 알게 되자 눈물을 흘린다. 통상적인 관점으로 보면 ‘눈물’이란 성인보다는 어린아이를 비롯한 미성년자의 감정표현법에 가깝다. 따라서 두려운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타인에 대한 연민을 느꼈을 때 울어버리는 행위는 진희의 내면이 미성숙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겠다. 반면, 비슷한 감정을 느낀 상황에서 부모 세대가 보이는 행동양상은 이와 반대된다. 다음의 부분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아직도 휘황한 불빛으로 번쩍이는 논현동의 술집 골목을 빠져나와 큰길로 들어서자 갑자기 순옥이 이모가 우하하 웃음을 터뜨렸고, 어머니가 따라 웃기 시작했다.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그 웃음소리와 함께 나는 눈물이 났다. 영철이 내 어깨를 토닥거리다가 버럭 소리쳤다. 엄만 뭐가 우스워서 그래? 아이고, 안 우습냐, 이것들아. 아까 니가 그 꼴을 봤어야 하는 건데. 어머니는 웃느라 숨을 헐떡거렸다. 룸에 들어갔을 때 얼마나 가슴이 떨리는지 죽는 줄 알았어. 아직도 손 퍼들거리는 거 봐. 옛날 공장에서 전투경찰들하고 싸울 때보다 더 무섭더라. 다시 두 여자는 밀려드는 강남의 호사스러운 거리에 대고 입을 딱딱 벌리고 웃어댔다.
어머니가 다가와 내 어깨에 팔을 감아 끌어안았다. 뿌리쳤으나 어머니의 팔은 완강하여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 어머니가 말했다. 미안하다, 진희야. p.372.
진희의 어머니는 딸에게 ‘미안하다’고 말한다. 자식이 술집으로까지 내몰리게 만든 것에 대한 사과다. 자식에 대한 연민과 함께, ‘얼마나 가슴이 떨리는지 죽는 줄 알았’다는 말을 통해서 인물이 느낀 당혹감과 두려움을 엿보는 것이 가능하다. 이는 진희가 낯선 사람을 아버지로 받아들이면서 느낀 감정과 비슷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어머니와 순옥이 이모는 이와 같이 비슷한 상황에서 ‘우하하 웃음을 터뜨’려버리고 만다. 눈물을 흘리거나 버럭 소리치는 행위로 감정을 표출하던 진희의 모습과는 상반된다.
이것은 부모 세대의 인물들이 ‘옛날 공장에서 전투경찰들하고 싸울 때’ 비슷한 감정을 경험한 바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과거에 젊은이였던 이들과 현재 젊은이인 이들 사이에 존재하는 성숙도의 차이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6. 마치며: 그 찬란했던 초록색 시대
가을이 되면 우리나라의 이름난 산으로 사람들이 몰린다. 산이 단풍으로 물든 모습을 구경하기 위해서인데, 이는 그 모습이 감상할 만한 가치가 있는 풍경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단풍과도 같은 ‘인간’은 어째서 누구에게도 주목받지 못하는 것일까. ‘초록’이었던 시절에 남들보다 치열했던, 그래서 남들보다 ‘지쳐’버린 탓에 ‘단풍’이 된 이들을 기억해야 한다고,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를 통해서 작가는 말하고 있다.
참고 문헌 및 자료
1.
최인석,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한국현대소설학회, 『2014 올해의 문제소설』, 푸른사상사, 2014.
2.
「[전문] 문학인 시국선언」, 한겨례뉴스, 2014-06-03.
「민족문학硏 올해의 작가에 최인석씨」, 세계일보, 2012-04-08.
이처럼 과거의 젊은이들과 현재의 젊은이들이 대조적인 집단으로 그려짐으로써 작품의 주제는 강화된다. 이러한 양상은 ‘눈물’이라는 소재를 통해서 보다 구체화된다.
알 수 없이 눈물이 났다. 우리 아버지야, 하고 나는 말했다. 영철이 놀라 다가왔다. 뭐? 위의 책, p.375.
진희는 낯선 사람이 자신의 아버지임을 알게 되자 눈물을 흘린다. 통상적인 관점으로 보면 ‘눈물’이란 성인보다는 어린아이를 비롯한 미성년자의 감정표현법에 가깝다. 따라서 두려운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타인에 대한 연민을 느꼈을 때 울어버리는 행위는 진희의 내면이 미성숙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겠다. 반면, 비슷한 감정을 느낀 상황에서 부모 세대가 보이는 행동양상은 이와 반대된다. 다음의 부분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아직도 휘황한 불빛으로 번쩍이는 논현동의 술집 골목을 빠져나와 큰길로 들어서자 갑자기 순옥이 이모가 우하하 웃음을 터뜨렸고, 어머니가 따라 웃기 시작했다.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그 웃음소리와 함께 나는 눈물이 났다. 영철이 내 어깨를 토닥거리다가 버럭 소리쳤다. 엄만 뭐가 우스워서 그래? 아이고, 안 우습냐, 이것들아. 아까 니가 그 꼴을 봤어야 하는 건데. 어머니는 웃느라 숨을 헐떡거렸다. 룸에 들어갔을 때 얼마나 가슴이 떨리는지 죽는 줄 알았어. 아직도 손 퍼들거리는 거 봐. 옛날 공장에서 전투경찰들하고 싸울 때보다 더 무섭더라. 다시 두 여자는 밀려드는 강남의 호사스러운 거리에 대고 입을 딱딱 벌리고 웃어댔다.
어머니가 다가와 내 어깨에 팔을 감아 끌어안았다. 뿌리쳤으나 어머니의 팔은 완강하여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 어머니가 말했다. 미안하다, 진희야. p.372.
진희의 어머니는 딸에게 ‘미안하다’고 말한다. 자식이 술집으로까지 내몰리게 만든 것에 대한 사과다. 자식에 대한 연민과 함께, ‘얼마나 가슴이 떨리는지 죽는 줄 알았’다는 말을 통해서 인물이 느낀 당혹감과 두려움을 엿보는 것이 가능하다. 이는 진희가 낯선 사람을 아버지로 받아들이면서 느낀 감정과 비슷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어머니와 순옥이 이모는 이와 같이 비슷한 상황에서 ‘우하하 웃음을 터뜨’려버리고 만다. 눈물을 흘리거나 버럭 소리치는 행위로 감정을 표출하던 진희의 모습과는 상반된다.
이것은 부모 세대의 인물들이 ‘옛날 공장에서 전투경찰들하고 싸울 때’ 비슷한 감정을 경험한 바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과거에 젊은이였던 이들과 현재 젊은이인 이들 사이에 존재하는 성숙도의 차이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6. 마치며: 그 찬란했던 초록색 시대
가을이 되면 우리나라의 이름난 산으로 사람들이 몰린다. 산이 단풍으로 물든 모습을 구경하기 위해서인데, 이는 그 모습이 감상할 만한 가치가 있는 풍경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단풍과도 같은 ‘인간’은 어째서 누구에게도 주목받지 못하는 것일까. ‘초록’이었던 시절에 남들보다 치열했던, 그래서 남들보다 ‘지쳐’버린 탓에 ‘단풍’이 된 이들을 기억해야 한다고,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를 통해서 작가는 말하고 있다.
참고 문헌 및 자료
1.
최인석,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한국현대소설학회, 『2014 올해의 문제소설』, 푸른사상사, 2014.
2.
「[전문] 문학인 시국선언」, 한겨례뉴스, 2014-06-03.
「민족문학硏 올해의 작가에 최인석씨」, 세계일보, 2012-04-08.
소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