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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한시하며 자신의 진짜 속내를 감춰왔다. 저항하지 않은 채 상황을 무력하게 받아들이는 그는 생동하지 못하는 \'수동적 인간\'에 가깝다. 따라서 결과적으로 이 소설에서 얼굴이 의미하는 바는 인간이 가진 생명력이다. 표정을 만들어낼 줄 아는 얼굴과 아무 감정도 드러낼 줄 모르는 얼굴. 작가는 이 중 어떤 얼굴이 더 인간다운 얼굴인지 마지막 장에서 형이 \'나\'에게 머저리 병신이라 부르는 장면에서 드러낸다. 그는 인간이 자신이 가진 고유한 감정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싸워나가는 것이 인간의 참모습이라 여기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오늘날에 유독 더 심화되고 있는 듯 보인다. 각자가 속한 영역에 갇혀 자기감정을 속이고, 상처로부터 도망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더욱 약한 존재로 만들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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