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링`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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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속에서 나오는 과정에서 공포감이 약간 떨어졌다는 점이다. 반면, 원작에서는 그것이 글로서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어서 그 속에서 상상력을 발휘한 상당한 공포를 느낄 수 있었고, 일본판 링 역시 영상적 충격이 상당한 공포심을 자극했다. 박은서는 죽음을 앞두고 여자도, 남자도 아닌 양성인간으로 태어나 절대 이룰 수 없는 소원인 아이를 낳는 일, 즉 번식의 욕구에 사로잡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유전자를 세상에 남기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은 급기야 링 바이러스를 탄생시키게 되는 것이다. 증식, 증식... 비디오를 본 사람은 그것을 복사해 다른 사람에게 보여줌으로써 죽음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박은서는 그렇게 자신의 유전자를 세상에 퍼뜨리고 싶었던 것이다.
다음 날 주인공은 최 선생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의 집으로 찾아간다. 비디오를 바라보면서 괴로워하고 있을 때, 최 선생이 남겨놓은 종이 조각 위에 쓰여있는 '증식, 증식..'이라는 문구를 보게 되고, 비디오 복사를 통하여 죽음을 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는 자신의 딸을 위하여, 그 비디오를 복사해서 자신의 어머니에게 보여주기 위해 친정 집으로 향한다. 그녀가 친정 집으로 향하는 마지막 장면은 구름이 끼면서 비가 올 듯한 배경 마무리이다. 또 다른 죽음을 암시하면서 결말 맺음으로써 관객들은 마지막까지도 죽음의 공포를 떨치지 못한다.
전체적으로 카메라가 위에서 아래를 비추는 장면들이 많았고, 등장 인물들이 화면의 한쪽에 배치되는 장면이 많았다. 그런 장면들을 통해 불안감과 공포의 심리를 조성하려는 의도인 것 같았다. 또한 색감의 대비 효과를 많이 사용했는데, 그 중에서도 백색에 의한 효과가 가장 돋보였다. 앞서 말했듯이 흑백화면과 칼라화면의 두 가지를 통해서도 많은 부분들을 구분 지었는데, 그 두 가지를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함으로써 극중 공포감을 더했던 것 같다.
굉장히 무섭게, 내지는 흥미 있게 본 영화라서 분석이 그다지 쉽지만은 않았고, 레포트를 쓰는 지금도 약간의 공포심에 손을 떨게 하는 영화다. 예전에는 TV에 영화 평론가들이나 전문가들이 나와서 한 영화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얘기하는 걸 보면서, 저런 것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었는데, 실제로 내가 이렇게 평론까지는 아니지만 분석을 해보니, 결코 쉬운 일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좋은 기회를 주신 교수님께 감사의 뜻을 표하며 레포트를 마무리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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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   영화,   시간과 공간,   공포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