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사랑`의 시인이 일궈낸 상상력의 풍요와 빈곤
2. 생활의 고통을 감싸안는 은유와 알레고리
3. 현실 참여를 일깨우는 시적 리듬과 산문적 진술
4. 비판의식을 무화시키는 戀詩 감각의 분위기와 언어의 상투성
5.만물 교감의 서정과 이미지의 선명성
6. 아름다운 `사랑`의 시학을 위하여
참고한곳
2. 생활의 고통을 감싸안는 은유와 알레고리
3. 현실 참여를 일깨우는 시적 리듬과 산문적 진술
4. 비판의식을 무화시키는 戀詩 감각의 분위기와 언어의 상투성
5.만물 교감의 서정과 이미지의 선명성
6. 아름다운 `사랑`의 시학을 위하여
참고한곳
본문내용
내가 이렇게 따지듯이 물으면
잠자리가 나에게 되묻는다
너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느냐!
<나와 잠자리의 갈등 1> 전문
이 집은 저 혼자 산다
이럴 때도 있어야 하는 것이다
나도 이렇게 한번쯤은 나를 비우고
누가 나를 두드리면 소리가 나도록
텅텅, 살고 싶어지는 것이다
<혼자 사는 집> 부분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 있는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것이나, 적막 속에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자 하는 것은 자신의 존재와 삶을 객관화함으로써 세계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통찰을 얻기 위한 행위이다. 따라서 이 두 편의 시는 사유의 깊이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안도현은 투명한 자연에 몰입함으로써, 그리고 그것을 자신을 되비치는 거울로 바라봄으로써 외부를 향해 원심적으로만 뻗쳐가던 시선을 내부로 굴절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는 시집『외롭고 높고 쓸쓸한』에서 볼 수 있었던 자아 성찰보다 한 차원 성숙된 단계라 할 수 있다. 시집『외롭고 높고 쓸쓸한』에서 드러난 성찰적 태도가 주로 "나는 그 동안 무엇을 해 왔는가?"라는 자기 반성적 물음에 집중되어 있다면, 이들 시에서는 "나는 어떤 존재인가"라는 보다 본질적인 물음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 객관화를 감행한다는 것은 삶의 부분이 아니라 전체성을 감지해 가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는 보다 넓고 복잡한 삶의 구도 속에서 자신을 인식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인식성이 알레고리적 비유가 내포하고 있는 단의성과 교훈적 중압으로부터 그를 놓여나게 하는 요인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시집『그리운 여우』에서 사용되고 있는 의인법은 그 이전의 알레고리적 사유 체계와는 전혀 다르다. 이전과는 달리 그의 시어들은 자연의 투명성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데 헌신한다.
·송사리 송사리들 귀를 밝게 하려고 / 여울목에 세찬 물소리를 걸어놓았네 <여울가에서>
·눈알이 개머루 같은 새 한 마리 <인간의 폭>
·구름한테 들키지 않으려고 / 아예 구름 속에 주춧돌을 놓은 / 잘 늙은 절 한 채 <花巖寺, 내 사랑>
·세상 속으로 뚫린 귀가 있다면 / 두두둥 둥둥둥 두둥두 둥둥두둥 / 호박이 익어가는 소리도 들을 거야 <나의 희망>
·그 무렵 공중에는 잠자리떼가 유유히 날아 다니는 것이다 / 속이 훤히 비치는 속치마 같은 날개를 단 것들이 <나와 잠자리의 갈등 2>
·물 속에 잠겼던 마을이 물가로 슬금슬금 / 우물을 지키던 감나무를 데리고 / 물기를 툭툭 털며, 걸어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가뭄>
·나뭇잎 하나가 / 벌레 먹어 혈관이 다 보이는 나뭇잎 하나가 <나뭇잎 하나>
일찍이 정지용은 "안으로 熱하고 겉으로 서늘옵기란 일종의 생리를 압복시키는 노릇이기에 심히 어렵다. 그러나 시의 威儀는 겉으로 서늘옵기를 바라서 마지 않는다."라고 시의 절제미학을 강조한 바 있다. '서늘옵기'란 감정 표현의 절제를 말하며 이는 곧 언어의 절제를 의미한다. 자신의 감정을 절제된 언어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物과 주체와의 사이에 적절한 거리를 취할 수 있는 내적 힘이 필요하다.
귀-세찬 물소리, 눈알-개머루, 늙음-절 한 채, 두두둥-호박, 속치마-날개, 마을-물기를 털다, 나뭇잎-혈관 등의 결합이 보여주고 있는 이미지의 참신성과 선명성은 이러한 절제된 감정 표현에 의해서 얻어질 수 있다. 자신의 감정에 스스로 압도된 상태에서는 物자체의 생동미가 사상될 수밖에 없다. 안도현은 사물의 생명력에 자신의 감정을 투사시킴으로써 物과 그것을 바라보는 인간의 시선을 서로 화해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상상력의 저변에는 자연과 인간 존재의 행복한 교감을 이루고자 하는 사랑의 관념이 숨쉬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사랑의 관념은 그가 꿈꾸는 세계, 그러나 부조리한 현실에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유토피아와 동궤의 것이다.
6. 아름다운 '사랑'의 시학을 위하여
안도현의 시정신이 탐색해 가는 생활, 통일의지, 현실비판, 그리움의 서정, 자연 등 다양한 대상들은 타자와 주체간의 행복한 결합을 꿈꾸는 시인의 일관된 지향성 속에서 하나의 대해를 이룬다. 삶의 문제가 결코 개인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그의 시는 그렇기 때문에 따뜻하다. 더욱이 후기산업사회의 삶의 방식이 공동의 가치를 산산이 해체시킴으로써 독립된 개체의 삶의 방식으로 우리를 몰아넣고 있는 요즘 그의 시가 담고 있는 주제 의식은 과거보다 더 값진 것일 수 있다. 타자와의 연대성 확립을 위한 기반으로서 그가 보여주고 있는 사랑의 관념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가고자 하는 모든 이들의 뜻을 대변한다는 점에서 공감의 진폭 또한 크다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세계관을 드러내기 위해 은유, 알레고리, 리듬, 이미지뿐만 아니라 산문적 문장의 힘까지도 동원하고 있는 시 형상화의 열정을 볼 때 안도현은 분명 역량 있는 시인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그의 시적 언어들은 때때로 상투화되거나 설명적으로 개념화됨으로써 시적 묘미를 잃어버리는 거나, 지나치게 엷은 감상을 노정 하여 진지한 의미감을 상실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시의 무게감을 형성하는 데는 일차적으로 세계를 통찰해내는 시인의 의식과 깊이 있는 철학적 사유가 동반되어야 한다. 사유가 없는 시는 수사적 장식에 불과하다. 마찬가지로 사유를 감당할 진정한 언어를 찾지 못할 때 시는 그야말로 행갈이를 해놓은 추상적 담론이 되고 말 것이다. 진지한 사유와 그에 걸맞는 시적 언어의 조화를 김춘수는 "긴장된 말장난"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안도현의 시적 상상력이 언제나 삶에 대한 눈물겨운 사랑과 언어를 하나의 유기체로 낚아 올리는 긴장된 말장난의 풍요에 머물길 기대해 본다.
참고한곳
'안도현'시인 공식 홈페이지 (http://www.ahndohyun.com)
문학동네 (http://www.munhak.com)
http://leecm.chonbuk.ac.kr/page/좋은%20시/안도현/시인을%20찾아서.htm
안도현
1961년 경북 예천 출생
원광대학교 국문과 졸업
1981년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시 <낙동강>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서울로 가는 전봉준>이
당선되어 작품활동 시작.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모닥불><외롭고 높고 쓸쓸한>
소설 <연어>
잠자리가 나에게 되묻는다
너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느냐!
<나와 잠자리의 갈등 1> 전문
이 집은 저 혼자 산다
이럴 때도 있어야 하는 것이다
나도 이렇게 한번쯤은 나를 비우고
누가 나를 두드리면 소리가 나도록
텅텅, 살고 싶어지는 것이다
<혼자 사는 집> 부분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 있는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것이나, 적막 속에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자 하는 것은 자신의 존재와 삶을 객관화함으로써 세계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통찰을 얻기 위한 행위이다. 따라서 이 두 편의 시는 사유의 깊이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안도현은 투명한 자연에 몰입함으로써, 그리고 그것을 자신을 되비치는 거울로 바라봄으로써 외부를 향해 원심적으로만 뻗쳐가던 시선을 내부로 굴절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는 시집『외롭고 높고 쓸쓸한』에서 볼 수 있었던 자아 성찰보다 한 차원 성숙된 단계라 할 수 있다. 시집『외롭고 높고 쓸쓸한』에서 드러난 성찰적 태도가 주로 "나는 그 동안 무엇을 해 왔는가?"라는 자기 반성적 물음에 집중되어 있다면, 이들 시에서는 "나는 어떤 존재인가"라는 보다 본질적인 물음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 객관화를 감행한다는 것은 삶의 부분이 아니라 전체성을 감지해 가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는 보다 넓고 복잡한 삶의 구도 속에서 자신을 인식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인식성이 알레고리적 비유가 내포하고 있는 단의성과 교훈적 중압으로부터 그를 놓여나게 하는 요인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시집『그리운 여우』에서 사용되고 있는 의인법은 그 이전의 알레고리적 사유 체계와는 전혀 다르다. 이전과는 달리 그의 시어들은 자연의 투명성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데 헌신한다.
·송사리 송사리들 귀를 밝게 하려고 / 여울목에 세찬 물소리를 걸어놓았네 <여울가에서>
·눈알이 개머루 같은 새 한 마리 <인간의 폭>
·구름한테 들키지 않으려고 / 아예 구름 속에 주춧돌을 놓은 / 잘 늙은 절 한 채 <花巖寺, 내 사랑>
·세상 속으로 뚫린 귀가 있다면 / 두두둥 둥둥둥 두둥두 둥둥두둥 / 호박이 익어가는 소리도 들을 거야 <나의 희망>
·그 무렵 공중에는 잠자리떼가 유유히 날아 다니는 것이다 / 속이 훤히 비치는 속치마 같은 날개를 단 것들이 <나와 잠자리의 갈등 2>
·물 속에 잠겼던 마을이 물가로 슬금슬금 / 우물을 지키던 감나무를 데리고 / 물기를 툭툭 털며, 걸어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가뭄>
·나뭇잎 하나가 / 벌레 먹어 혈관이 다 보이는 나뭇잎 하나가 <나뭇잎 하나>
일찍이 정지용은 "안으로 熱하고 겉으로 서늘옵기란 일종의 생리를 압복시키는 노릇이기에 심히 어렵다. 그러나 시의 威儀는 겉으로 서늘옵기를 바라서 마지 않는다."라고 시의 절제미학을 강조한 바 있다. '서늘옵기'란 감정 표현의 절제를 말하며 이는 곧 언어의 절제를 의미한다. 자신의 감정을 절제된 언어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物과 주체와의 사이에 적절한 거리를 취할 수 있는 내적 힘이 필요하다.
귀-세찬 물소리, 눈알-개머루, 늙음-절 한 채, 두두둥-호박, 속치마-날개, 마을-물기를 털다, 나뭇잎-혈관 등의 결합이 보여주고 있는 이미지의 참신성과 선명성은 이러한 절제된 감정 표현에 의해서 얻어질 수 있다. 자신의 감정에 스스로 압도된 상태에서는 物자체의 생동미가 사상될 수밖에 없다. 안도현은 사물의 생명력에 자신의 감정을 투사시킴으로써 物과 그것을 바라보는 인간의 시선을 서로 화해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상상력의 저변에는 자연과 인간 존재의 행복한 교감을 이루고자 하는 사랑의 관념이 숨쉬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사랑의 관념은 그가 꿈꾸는 세계, 그러나 부조리한 현실에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유토피아와 동궤의 것이다.
6. 아름다운 '사랑'의 시학을 위하여
안도현의 시정신이 탐색해 가는 생활, 통일의지, 현실비판, 그리움의 서정, 자연 등 다양한 대상들은 타자와 주체간의 행복한 결합을 꿈꾸는 시인의 일관된 지향성 속에서 하나의 대해를 이룬다. 삶의 문제가 결코 개인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그의 시는 그렇기 때문에 따뜻하다. 더욱이 후기산업사회의 삶의 방식이 공동의 가치를 산산이 해체시킴으로써 독립된 개체의 삶의 방식으로 우리를 몰아넣고 있는 요즘 그의 시가 담고 있는 주제 의식은 과거보다 더 값진 것일 수 있다. 타자와의 연대성 확립을 위한 기반으로서 그가 보여주고 있는 사랑의 관념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가고자 하는 모든 이들의 뜻을 대변한다는 점에서 공감의 진폭 또한 크다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세계관을 드러내기 위해 은유, 알레고리, 리듬, 이미지뿐만 아니라 산문적 문장의 힘까지도 동원하고 있는 시 형상화의 열정을 볼 때 안도현은 분명 역량 있는 시인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그의 시적 언어들은 때때로 상투화되거나 설명적으로 개념화됨으로써 시적 묘미를 잃어버리는 거나, 지나치게 엷은 감상을 노정 하여 진지한 의미감을 상실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시의 무게감을 형성하는 데는 일차적으로 세계를 통찰해내는 시인의 의식과 깊이 있는 철학적 사유가 동반되어야 한다. 사유가 없는 시는 수사적 장식에 불과하다. 마찬가지로 사유를 감당할 진정한 언어를 찾지 못할 때 시는 그야말로 행갈이를 해놓은 추상적 담론이 되고 말 것이다. 진지한 사유와 그에 걸맞는 시적 언어의 조화를 김춘수는 "긴장된 말장난"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안도현의 시적 상상력이 언제나 삶에 대한 눈물겨운 사랑과 언어를 하나의 유기체로 낚아 올리는 긴장된 말장난의 풍요에 머물길 기대해 본다.
참고한곳
'안도현'시인 공식 홈페이지 (http://www.ahndohyun.com)
문학동네 (http://www.munhak.com)
http://leecm.chonbuk.ac.kr/page/좋은%20시/안도현/시인을%20찾아서.htm
안도현
1961년 경북 예천 출생
원광대학교 국문과 졸업
1981년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시 <낙동강>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서울로 가는 전봉준>이
당선되어 작품활동 시작.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모닥불><외롭고 높고 쓸쓸한>
소설 <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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