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의 삶과 작품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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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환상을 빛나게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지. 우리는 어느 때 어느 자리에 놓이더라도 그에 저항하거나 당황하지 않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만 하네. [...]
무엇에든 유능하고 모든 것에 공정하게 되려면 분명 정신력이나 활기, 열정에 있어서도 마이너스 아닌 플러스가 요구되지. 자네가 정열이라고 부르는 것은 정신력이 아니라 영혼과 외부세계 사이의 마찰일 뿐이야. 격정이 우세하게 되면 욕구하고 추구하는 힘에 플러스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뿔뿔이 흩어진 잘못된 목표를 향해 있기 때문에 긴장과 숨막히는 분위기가 형성될 뿐이지. 욕망의 추진력을 극도로 집중시켜 중심으로, 참된 존재로, 완전으로 향하도록 해놓은 사람은 격정적인 사람보다 평온해 보이게 마련이니, 그에게선 좀처럼 열정의 불꽃을 보기 힘들기 때문이네. 예를 들어 그런 사람은 논쟁을 하더라도 소리를 지르거나 팔을 휘두르지 않으니까. 그러나 그의 내면은 뜨겁게 타고 있지! [...]
진리는 분명 있지. 그러나 자네가 바라는 '가르침', 절대적이고 완전하고 오로지 그것만으로 현명하게 되는 그런 가르침은 존재하지 않네. 자네는 완전한 가르침이 아니라 자네 자신의 완성을 바라야만 하네. 신성(神性)은 개념과 책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네 속에 있어. 진리는 체험되는 것이지 가르쳐지는 것이 아니라네. 싸울 각오를 하게나, 요제프 크네히트, 보아하니 투쟁은 벌써 시작되었네.
이러한 개념들이 딱딱한 설명을 넘어서서아름답고 완벽하게 연주된 한 편의 푸가 형식으로 그려진 것이 바로 요제프 크네히트의 일생이다. 그의 삶이 각 단계를 거치는 동안 우리는 어떻게 생의 대립되는 요소들인 정신과 자연, 개인과 사회, 규칙과 자유, 스승과 제자, 늙음과 젊음, 봉사와 지배, 삶과 죽음 등이 서로 대비되고 어울리며 흐트러짐 없이 균형을 잡고 궁극의 조화를 향해 고른 박자로 진행되어가는지를 보게 된다. 그리고 그 대립쌍들의 어느 것 하나도 한쪽만으로는 완전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대립되면서도 서로를 필요로 하며, 한 쪽이 사라지면 다른 한 쪽은 자동적으로 그 의미를 상실해 버린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헤세의 생애와 작품들은 엄밀한 의미에서 모두 이 한 가지 주제를 끊임없이 변주하며 발전시켜 간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모든 주인공들이 그렇듯, 작가 또한 평생동안 스스로를 아낌없이 바쳐 봉사하는 자세에는 변함이 없었지만, 문제는 그가 주위에 온갖 충돌과 갈등을 감수하며 그리도 고집스러운 경건함을 가지고 몰두해 갔던 대상이 과연 무엇이었는가 하는 점이고, 그를 이끌고 지배한 최고의 주인은 결국 그가 모든 인간의 내면에 깃들어 있다고 믿었던 저 신적인 "핵심"이었다는 것이 드러나는 것이다. 일생을 바쳐 그 "핵심"을 찾아 구도의 길을 갔던 노시인이 인류에게 들려 주는 마지막 지혜는 그가 "고전음악의 자세"라고 불렀던 다음과 같은 "삶의 태도" 속에 드러난다.
인간 존재의 비극을 아는 것, 인간의 운명을 긍정하는 것, 용감함, 청랑함! 그것이 헨델이나 쿠페렝의 미뉴에트에 드러나는 우아함이든, 많은 이탈리아 작곡가나모차르트에게서 볼 수 있는 승화된 감각성의 사랑어린 자태이든, 또는 바하에게서 나타나는 조용하고 침착한 죽음에의 각오이든 상관없이, 거기엔 언제나 불굴의 의지, 죽음을 무릅쓴 용기, 기사도 정신, 초인적인 웃음소리와 불멸의 청랑함이 울리고 있다. 우리의 유리알 유희에도, 우리의 삶과 행위와 고뇌에도 그런 울림이 깃들어야 한다.
1945년에 쓴 '즐겨 읽는 책들'이라는 글에서 헤세는 그가 동양의 위대한 스승 공자에게서 이 같은, 세속의 자로 잴 수 없는 정신의 위대함을 읽었음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노자의 위대한 상대역, 체계를 세우는 사람, 도덕가, 입법가, 관습의 수호자, 고대 현자들 중 유일하게 장중한 구석이 있는 인물 공자는 이따금 이렇게 특징지어지곤 한다. "이 사람은 안 된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런데도 실행에 옮기는 그런 사람이 아닌가?"라고. 내가 그 어느 문헌에서도 비슷한 예를 보지 못한 그 초연함과 유머, 소박함 때문에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가끔 나는 이 말과 다른 구절들을 생각하게 되는데, 그것은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바라보거나, 요 몇 년 혹은 몇 십 년 안에 세상을 바로 잡거나 완전하게 만들겠다는 말을 들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저 위인(偉人) 공자와 마찬가지로 행동하지만, 그러나 그들의 행동 뒤에는 공자가 알고 있는 "그렇게 되지 않는다"가 빠져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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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지수9페이지
  • 등록일2004.08.04
  • 저작시기2004.08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262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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