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누구에게나 다정스러운 문체다. 주제에 크게 구애되지 않으면서 청초, 온화, 겸허하며 우아미를 담은 문체다. 지나치게 섬세하여 의지적인 것을 담기엔 약간 흠이 있으나, 인간의 순수한 정의에 감동의 고운 무늬를 일구는 장점을 보인다.
“탐화봉접(貪花蜂蝶)이란 말이 있거니와, 꽃을 탐내는 것이 어찌 봉접뿐일 것이냐. 무릇 생명을 가졌고 생명을 예찬하는 자 모름지기 꽃을 탐내 마지않을 것이다.”
하면, 강건한 문체요.
“탐화봉접이란 말이 생각나거니와, 꽃을 탐내는 것이 어찌 봉접에 한한 일이랴. 모든 생명을 가진 자, 다 함께 꽃을 따르고 꽃을 예찬할 것이다.”
하면, 우유한 태가 난다.
예) 혼자 어슬렁어슬렁 자하(紫霞)골 막바지로 오른다. 울밀한 송림 사이에 조금 완곡은 하다 할망정, 그다지 준급(峻急)하다고 할 수는 없는 길이 우뚝하게 속은 백악(白嶽)과 엉거주춤하게 어분드리고 있는 인왕산(仁王山)과의 틈을 뚫고 나가게 된다. 울툭불툭한 바위 모서리가 반들반들하게 닳았다. 이길, 이 바위를 이처럼 닳리느라고 지나간 발부리가 그 얼마나 외었으리. 그것이 짚신시대로부터 고무신이나 구두시대까지만 치더라도 한량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한량이 없는 발부리들도 이 바위와 같이 흙이나 먼지가 되어버리고 만 것과 되어버리고 말 것이 또한 한량이 없을 것이다.
- 이병기, 승가사(僧伽寺) 中
어디까지 실상을 전하려 침착하다. 속단이나 과장이 없고 어느 한 줄에 중점을 두지 않는 만큼 어느 한 줄이 허하지 않다. 너무 정적인 편이나 미더운 문체다.
⑤ 건조체
건조체는 미사여구는 생략하고 다만 의사를 전달에만 치중하는 문체다. 학술, 기사, 규칙서 등 이해 본위, 실용 본위의 문체로 문예문장으로는 부당(不當)하다.
예) 우리 조선 가정의 온돌(溫突) 제도는 인조조(仁祖朝) 이후로 전국에 보편되었다. 그 전에는 한절(寒節)이라도 큰 병풍과 두터운 자리로 마루 위에서 거처하고 노인과 병자를 위하여 혹 온돌 한두 간을 설치하였을 뿐이었다고 한다.
인조 대 서울 사산(四山)에 송엽(松葉)이 퇴적(堆積)하여 화재가 잦으므로, 김자점이 꾀를 내어 인조께 품(稟)하고 오부(五部) 인민에게 명령하여 모두 온돌을 설치하게 하였다. 따뜻하고 배부른 것을 좋아하는 것은 사람의 상정이라, 오부의 받은 명령을 일국(一國)이 봉행하게 되어 송엽을 처치하려던 것이 송목(松木)까지 처치하게 되었다.
- 홍명희, 온돌과 백의 中
예) 대동여지도 22첩(帖) 부(附) 목록 1첩 합 23첩은 고산자(古山子)의 만든 것이니, 조선인의 손으로 된 조선의 지례(地例) ㅣ이에 이르러 대성(大成)을 집(集)하였다. 할 것이다. 도사(圖瀉)의 대례(大例)로 말하면, 온성(穩城)으로부터 제주까지 22층을 나누어가지고 일층(一層)으로 일첩을 만든 것이니, 맞추어 놓으면 조선 전형(全形)이 고대로 되고, 떼어놓으면 각층마다 거기있는 주군현(州郡縣)이 형세 간편하게 장상(掌上)에 요연하게 되었다.
- 정인보, 고산자의 대동여지도 中
뜻만 전달하고 이해시킴에 충실할 뿐, 문장의 표정이란 조금도 필요치 않다. 건조란 반드시 무미를 가리킴은 아니라, 문장의 표정을 스스로 갖지 아니함이다. 예술 문장이 아니요, 학술과 실용의 문장이기 때문에 필자로서의 기분이나 감정을 발로시킬 필요가 없는 것이다.
⑥ 화려체
건조체가 이지적인 것과는 대조적으로 화려체는 감정적이다. 일어일구에 현란한 채색적 수식과 음악적 운율을 갖는 문체다. 감정을 충분히 펼칠 수 있는 반면 천속(賤俗)해질 위험성이 있다.
“나는 그믐달을 좋아한다. 그믐달은 요염하고 가련하다.”
하면, 그냥 간결한 글이다.
“나는 그믐달을 사랑한다. 그믐달은 너무 요염하여 감히 손을 댈 수가 없고 말을 붙일 수도 없이 깜찍하게 어여쁜 계집 같은 달인 동시에, 가슴이 저리고 쓰리도록 가련한 달이다.”
- 나도향, 그믐달 中
하면, 화려체라 할 것이다.
예) 초생달이나 보름달은 보는 이가 많지마는, 그믐달은 보는 이가 적어 그만큼 외로운 달이다. 객창 한등에 정든 님 그리워 잠 못 들어 하는 분이나 못 견디게 쓰린 가슴을 움켜잡은 무슨 한 있는 사람이 아니면 그 달을 보아주는 이가 별로이 없을 것이다. 그는 고요한 꿈나라에서 평화롭게 잠든 세상을 저주하며, 홀로이 머리를 풀어뜨리고 우는 청상과 같은 달이다.
내 눈에는 초생달 빛은 따뜻한 황금빛에 날카로운 쇳소리가 나는 듯하고 보름달은 치어다보면 하얀 얼굴이 언제든지 웃는 듯 하지마는, 그믐달은 공중에서 번듯하는 날카로운 비수와 같이 푸른 빛이 있어 보인다.
- 나도향, 그믐달 中
예) 내 마음은 곡예사와 같습니다. 그 천(千)이요, 만(萬)인 요술의 변화를 알 수 없는 것같이 내 맘의 명암(明暗)도 이루 헤아릴 수 없습니다. 거리에 쏟아진 등불은 밤의 심장을 꿰뚫으고 얼크러진 정열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꿈 같은 이야기는 이 도시의 감각을 미쳐 날치게 하거늘―이러한 거리에서 내 어찌 홀로 사막을 걷는 듯한 마음입니까. 맞은편에 놓인 거울에 문득 내 얼굴이 비치입니다. 기이다란 탄식이 뺨 위에 아롱져 있습니다.
- 이선희, 곡예사 中
⑵ 용어의 형식ㆍ문자ㆍ위상 등에 따른 구분
이것은 구어와 문어, 국한문 및 번역문, 경어ㆍ비어ㆍ평어 중 어느 것을 위주로 한 문체인가의 구분이다.
① 구어체
일상의 구어로써 쓴 회화체 문장을 구어체의 글이라 한다. 유길준의 ‘서유견문(西遊見聞)’ 이후 우리글은 구어체의 방향으로 발전해 왔고, 대체로 1920년대에 구어체 문장이 확립되었다.
예) “숙희야, 나 이런 것 주웠는데......”
일요일 아침 아래층으로 내려가니까 소파에 앉아 있던 엄마가 손에 쥐었던 봉투 같은 것을 들어 보았다.
“뭔데?”
나는 가까이 갔다.
그리고 좀 겸연쩍어졌지만 하는 수 없이,
“어디서 주웠수? 이걸.”
하면서 손을 내밀어 그것을 집으려고 하였다.
“잠깐. 거기 좀 앉아보아.”
- 강신제, 젊은 느티나무 中
② 문어체
문어체는 일정한 양식과 품위나 격식을 차린, 틀에 맞는 문체다. ‘~하노라. ~하도다. ~나이다. ~더라. ~소서. ~ㄴ바\' 등 의고체(archaic style)가 문어체를 형성한다.
예) 일
“탐화봉접(貪花蜂蝶)이란 말이 있거니와, 꽃을 탐내는 것이 어찌 봉접뿐일 것이냐. 무릇 생명을 가졌고 생명을 예찬하는 자 모름지기 꽃을 탐내 마지않을 것이다.”
하면, 강건한 문체요.
“탐화봉접이란 말이 생각나거니와, 꽃을 탐내는 것이 어찌 봉접에 한한 일이랴. 모든 생명을 가진 자, 다 함께 꽃을 따르고 꽃을 예찬할 것이다.”
하면, 우유한 태가 난다.
예) 혼자 어슬렁어슬렁 자하(紫霞)골 막바지로 오른다. 울밀한 송림 사이에 조금 완곡은 하다 할망정, 그다지 준급(峻急)하다고 할 수는 없는 길이 우뚝하게 속은 백악(白嶽)과 엉거주춤하게 어분드리고 있는 인왕산(仁王山)과의 틈을 뚫고 나가게 된다. 울툭불툭한 바위 모서리가 반들반들하게 닳았다. 이길, 이 바위를 이처럼 닳리느라고 지나간 발부리가 그 얼마나 외었으리. 그것이 짚신시대로부터 고무신이나 구두시대까지만 치더라도 한량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한량이 없는 발부리들도 이 바위와 같이 흙이나 먼지가 되어버리고 만 것과 되어버리고 말 것이 또한 한량이 없을 것이다.
- 이병기, 승가사(僧伽寺) 中
어디까지 실상을 전하려 침착하다. 속단이나 과장이 없고 어느 한 줄에 중점을 두지 않는 만큼 어느 한 줄이 허하지 않다. 너무 정적인 편이나 미더운 문체다.
⑤ 건조체
건조체는 미사여구는 생략하고 다만 의사를 전달에만 치중하는 문체다. 학술, 기사, 규칙서 등 이해 본위, 실용 본위의 문체로 문예문장으로는 부당(不當)하다.
예) 우리 조선 가정의 온돌(溫突) 제도는 인조조(仁祖朝) 이후로 전국에 보편되었다. 그 전에는 한절(寒節)이라도 큰 병풍과 두터운 자리로 마루 위에서 거처하고 노인과 병자를 위하여 혹 온돌 한두 간을 설치하였을 뿐이었다고 한다.
인조 대 서울 사산(四山)에 송엽(松葉)이 퇴적(堆積)하여 화재가 잦으므로, 김자점이 꾀를 내어 인조께 품(稟)하고 오부(五部) 인민에게 명령하여 모두 온돌을 설치하게 하였다. 따뜻하고 배부른 것을 좋아하는 것은 사람의 상정이라, 오부의 받은 명령을 일국(一國)이 봉행하게 되어 송엽을 처치하려던 것이 송목(松木)까지 처치하게 되었다.
- 홍명희, 온돌과 백의 中
예) 대동여지도 22첩(帖) 부(附) 목록 1첩 합 23첩은 고산자(古山子)의 만든 것이니, 조선인의 손으로 된 조선의 지례(地例) ㅣ이에 이르러 대성(大成)을 집(集)하였다. 할 것이다. 도사(圖瀉)의 대례(大例)로 말하면, 온성(穩城)으로부터 제주까지 22층을 나누어가지고 일층(一層)으로 일첩을 만든 것이니, 맞추어 놓으면 조선 전형(全形)이 고대로 되고, 떼어놓으면 각층마다 거기있는 주군현(州郡縣)이 형세 간편하게 장상(掌上)에 요연하게 되었다.
- 정인보, 고산자의 대동여지도 中
뜻만 전달하고 이해시킴에 충실할 뿐, 문장의 표정이란 조금도 필요치 않다. 건조란 반드시 무미를 가리킴은 아니라, 문장의 표정을 스스로 갖지 아니함이다. 예술 문장이 아니요, 학술과 실용의 문장이기 때문에 필자로서의 기분이나 감정을 발로시킬 필요가 없는 것이다.
⑥ 화려체
건조체가 이지적인 것과는 대조적으로 화려체는 감정적이다. 일어일구에 현란한 채색적 수식과 음악적 운율을 갖는 문체다. 감정을 충분히 펼칠 수 있는 반면 천속(賤俗)해질 위험성이 있다.
“나는 그믐달을 좋아한다. 그믐달은 요염하고 가련하다.”
하면, 그냥 간결한 글이다.
“나는 그믐달을 사랑한다. 그믐달은 너무 요염하여 감히 손을 댈 수가 없고 말을 붙일 수도 없이 깜찍하게 어여쁜 계집 같은 달인 동시에, 가슴이 저리고 쓰리도록 가련한 달이다.”
- 나도향, 그믐달 中
하면, 화려체라 할 것이다.
예) 초생달이나 보름달은 보는 이가 많지마는, 그믐달은 보는 이가 적어 그만큼 외로운 달이다. 객창 한등에 정든 님 그리워 잠 못 들어 하는 분이나 못 견디게 쓰린 가슴을 움켜잡은 무슨 한 있는 사람이 아니면 그 달을 보아주는 이가 별로이 없을 것이다. 그는 고요한 꿈나라에서 평화롭게 잠든 세상을 저주하며, 홀로이 머리를 풀어뜨리고 우는 청상과 같은 달이다.
내 눈에는 초생달 빛은 따뜻한 황금빛에 날카로운 쇳소리가 나는 듯하고 보름달은 치어다보면 하얀 얼굴이 언제든지 웃는 듯 하지마는, 그믐달은 공중에서 번듯하는 날카로운 비수와 같이 푸른 빛이 있어 보인다.
- 나도향, 그믐달 中
예) 내 마음은 곡예사와 같습니다. 그 천(千)이요, 만(萬)인 요술의 변화를 알 수 없는 것같이 내 맘의 명암(明暗)도 이루 헤아릴 수 없습니다. 거리에 쏟아진 등불은 밤의 심장을 꿰뚫으고 얼크러진 정열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꿈 같은 이야기는 이 도시의 감각을 미쳐 날치게 하거늘―이러한 거리에서 내 어찌 홀로 사막을 걷는 듯한 마음입니까. 맞은편에 놓인 거울에 문득 내 얼굴이 비치입니다. 기이다란 탄식이 뺨 위에 아롱져 있습니다.
- 이선희, 곡예사 中
⑵ 용어의 형식ㆍ문자ㆍ위상 등에 따른 구분
이것은 구어와 문어, 국한문 및 번역문, 경어ㆍ비어ㆍ평어 중 어느 것을 위주로 한 문체인가의 구분이다.
① 구어체
일상의 구어로써 쓴 회화체 문장을 구어체의 글이라 한다. 유길준의 ‘서유견문(西遊見聞)’ 이후 우리글은 구어체의 방향으로 발전해 왔고, 대체로 1920년대에 구어체 문장이 확립되었다.
예) “숙희야, 나 이런 것 주웠는데......”
일요일 아침 아래층으로 내려가니까 소파에 앉아 있던 엄마가 손에 쥐었던 봉투 같은 것을 들어 보았다.
“뭔데?”
나는 가까이 갔다.
그리고 좀 겸연쩍어졌지만 하는 수 없이,
“어디서 주웠수? 이걸.”
하면서 손을 내밀어 그것을 집으려고 하였다.
“잠깐. 거기 좀 앉아보아.”
- 강신제, 젊은 느티나무 中
② 문어체
문어체는 일정한 양식과 품위나 격식을 차린, 틀에 맞는 문체다. ‘~하노라. ~하도다. ~나이다. ~더라. ~소서. ~ㄴ바\' 등 의고체(archaic style)가 문어체를 형성한다.
예) 일
추천자료
사이버 공간과 새로운 글쓰기
한국의 이공계는 글쓰기가 두렵다
2011년 동계계절시험 글쓰기 시험범위 핵심체크
한글의 역사와 맞춤법을 통한 글쓰기 방법 조사분석
고객을 유혹하는 마케팅 글쓰기 줄거리 요약 및 감상문, 독후감, 느낀점, 나의소감, 나의견해...
고객을 유혹하는 마케팅 글쓰기를 읽고 줄거리 요약 및 감상문, 독후감, 느낀점, 나의소감, ...
2013년 1학기 글쓰기 기말시험 핵심체크
2013년 1학기 글쓰기 출석대체시험 핵심체크
2017년 동계계절시험 글쓰기 시험범위 핵심체크
2018년 1학기 글쓰기 출석대체시험 핵심체크
2018년 1학기 글쓰기 기말시험 핵심체크
소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