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다는 것이 호건의 주장이다. 우주는 160억 년 전이라는 까마득한 과거에 만들어졌고, 그 시작 이전에는 우주라는 공간은커녕 시간조차도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호건의 주장을 종합해 보면, 지금 우리가 가진 물질적, 사회적 재원 내에서 과학적으로 의미 있는 중요한 질문에 대한 답은 대부분 찾아졌다는 것이다. 이런 파격적인 주장에 대해 여러 반론이 쏟아졌다.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학술지 Nature의 편집인을 역임한 존 매독스(J. Maddox)는 「아직도 발견할 수 있는 것들」(What Remains to be Discovered)라는 책에서 20세기 과학의 성과는 "시작"에 불과하지 결코 과학의 종말이 아니라고 역설했다. 그가 든 예들은 다음과 같다. 컴퓨터가 체스 게임에서 사람을 이겨도 우리는 인간의 의식이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 아직 거의 아무 것도 모르고 있고, 따라서 인간의 의식과 뇌에 대한 연구는 21세기 과학의 핵심 문제로 남아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휴먼게놈계획이 성공리에 인간의 유전자의 배열과 기능을 전부 알아낸다면 이는 인간의 진화와 80,000여 개의 인간 유전자의 기능을 연구하는 베이스를 제공할 것이며, 이에 따라 인간의 진화와 유전자의 기능에 대한 연구는 21세기 생물학의 프런티어로 부상할 것이다. 물리학의 숙제는 아인슈타인의 상대론과 양자물리학에 근거한 입자물리를 통합해서 "모든 것에 대한 이론"(Theory of Everything)을 만드는 것인데, 이 역시 결코 쉬운 숙제가 아님은 물론이다. 이런 예들은 20세기 과학이 끝이 아니라 더 많은 연구의 시작임을 보여준다는 것이 매독스의 입장이다.
왜 20세기 말엽에 과학의 종말에 대한 논쟁이 벌어진 것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과학의 미래에 대한 낙관론과 비관론이 역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표출되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뉴튼은 자신이 발견한 것이 대양에서 조개껍질 하나를 주슨 것에 불과하다고 했으며, 피의 순환이론을 제창한 윌리럼 하비(W. Harvey)도 "우리가 아는 것은 아직 모르는 것에 비하면 무한소에 불과하다"고 했다. 생리학자 할데인(J.B. Haldane)은 "우주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기묘할 뿐 만 아니라,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도 더 기묘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에게 과학적 탐구는 항상 열려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반면에 과학이 종착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했던 과학자들도 많이 있었다. 1871년 캐븐디쉬 연구소 소장 취임 연설에서 맥스웰(J.C. Maxwell)은 "근대 물리 실험은 본질적으로 측정으로 구성되어 있고... 몇 년 내에 모든 물리 상수가 근사 값으로 측정될 것이며 따라서 앞으로 과학자들이 할 일은 이 값을 소수점 하나 더 아래 자리까지 측정하는 일이 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이어서 19세기 말엽 미국의 물리학자 마이켈슨(A. Michelson)은 "물리학에서 통합하는 원리는 대부분 확고하게 정립되었다"고 주장했다. 양자 물리학자 막스 보른(M. Born)은 1928년 "우리가 알고 있는 물리학은 6개월 내에 종언을 고할 것이다"고 했으며, 밀리언셀러 「시간의 역사」에서 스티븐 호킹(S. Hawking)은 "우리는 자연의 궁극적인 법칙에 대한 추구의 종점에 도달했는지 모른다"고 했다.
호건은 과학에서의 발견을 지구의 탐험에 비교하고 있다. 사람들이 지구의 구석구석을 탐험한지 벌써 몇 백년이 지났고, 또 중요한 발견들이 이미 대부분 이루어 졌기 때문에 남극 대륙을 발견한다던 지 밀림 속에 숨은 거대한 도시를 발견하는 것과 같은 놀라운 발견이 더 이상 이루어지기 힘든 것처럼, 과학에서도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그런 발견이 더 이상 이루어지기 힘들다는 것이다. 매독스는 과학의 발견을 끊임없이 흐르는 강물에 비유하지만, 호건의 비유에 대한 적절한 반론을 제시하고 있지는 못하다.
과학을 탐험에 비유함으로써 과학이 종점에 가까워진다는 호건의 주장은 과학에 대한 소박한 실재론적인 철학에 근거하고 있다. 그렇지만 과학의 역사는 과학의 혁명적인 발전이 사람들이 예측하지 못했던 방향에서 찾아짐을 보이고 있다. 즉, 과학의 발견은 지구의 오지를 탐험하는 식이 아니라,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문제가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여는 식이었다. 양자물리학이 출발한 흑체복사라는 문제는 거의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문제였다. 18세기 생물학자들은 19세기 생물학자들을 매료시키고 격렬한 논쟁을 가져왔던 "진화"를 의미 없다고 간주했고, 19세기 생물학자들은 유전자가 있다는 주장에 귀기울이지 않았다. 21세기 과학이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를 지금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무엇인가를 봄으로써 예측하는 것은 오직 부분적으로만 타당하다. 새로운 과학의 패러다임은 항상 예기치 않던 문제로부터, 예기치 못한 방법으로 열리는 것이고, 이 새로운 패러다임은 지금 우리가 별로 관심을 두지 않고 중요하다고 생각 안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학을 탐험에 비유하는 호건의 주장의 또 다른 문제는 실제로 과학자가 실험실에서 하는 일이 "제 2의 자연"을 만드는 것임을 간과했다는데 있다. 과학자들은 진공펌프를 이용해서 진공을 만들어 이를 탐구했고, 전류를 만들었고, 전자기파와 엑스레이, 인공핵변환을 만들었다. 자연은 이런 "현상의 창조"(creation of phenomena)에 의해 끊임없이 그 변경을 확장해 왔다. 과학자들이 무엇을 만들 수 있는 가는 새로운 기기와 기술에 의해 끊임없이 변한다. 물론 이런 기구의 발전에 새로운 과학적 이론이 결정적인 기여를 하는 경우가 많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사람이 만드는 제 2의 자연은 하나의 학문 분야와 또 다른 학문 분야가 상호작용 하면서 무한정으로 생길 수 있다. 이런 새로운 조건의 생성에는 과학 내적인 요소만이 아니라 사회적이고 기술적인(technological) 요소가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런 의미에서 과학지식의 생성은 사회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21세기가 20세기와는 다른 모습의 사회가 될 것인가? 그 답이 "그렇다"이면, 21세기 과학이 20세기 과학과는 또 다른 모습을 지닐 것이라고 예측해도 좋을 것이다.
호건의 주장을 종합해 보면, 지금 우리가 가진 물질적, 사회적 재원 내에서 과학적으로 의미 있는 중요한 질문에 대한 답은 대부분 찾아졌다는 것이다. 이런 파격적인 주장에 대해 여러 반론이 쏟아졌다.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학술지 Nature의 편집인을 역임한 존 매독스(J. Maddox)는 「아직도 발견할 수 있는 것들」(What Remains to be Discovered)라는 책에서 20세기 과학의 성과는 "시작"에 불과하지 결코 과학의 종말이 아니라고 역설했다. 그가 든 예들은 다음과 같다. 컴퓨터가 체스 게임에서 사람을 이겨도 우리는 인간의 의식이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 아직 거의 아무 것도 모르고 있고, 따라서 인간의 의식과 뇌에 대한 연구는 21세기 과학의 핵심 문제로 남아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휴먼게놈계획이 성공리에 인간의 유전자의 배열과 기능을 전부 알아낸다면 이는 인간의 진화와 80,000여 개의 인간 유전자의 기능을 연구하는 베이스를 제공할 것이며, 이에 따라 인간의 진화와 유전자의 기능에 대한 연구는 21세기 생물학의 프런티어로 부상할 것이다. 물리학의 숙제는 아인슈타인의 상대론과 양자물리학에 근거한 입자물리를 통합해서 "모든 것에 대한 이론"(Theory of Everything)을 만드는 것인데, 이 역시 결코 쉬운 숙제가 아님은 물론이다. 이런 예들은 20세기 과학이 끝이 아니라 더 많은 연구의 시작임을 보여준다는 것이 매독스의 입장이다.
왜 20세기 말엽에 과학의 종말에 대한 논쟁이 벌어진 것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과학의 미래에 대한 낙관론과 비관론이 역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표출되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뉴튼은 자신이 발견한 것이 대양에서 조개껍질 하나를 주슨 것에 불과하다고 했으며, 피의 순환이론을 제창한 윌리럼 하비(W. Harvey)도 "우리가 아는 것은 아직 모르는 것에 비하면 무한소에 불과하다"고 했다. 생리학자 할데인(J.B. Haldane)은 "우주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기묘할 뿐 만 아니라,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도 더 기묘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에게 과학적 탐구는 항상 열려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반면에 과학이 종착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했던 과학자들도 많이 있었다. 1871년 캐븐디쉬 연구소 소장 취임 연설에서 맥스웰(J.C. Maxwell)은 "근대 물리 실험은 본질적으로 측정으로 구성되어 있고... 몇 년 내에 모든 물리 상수가 근사 값으로 측정될 것이며 따라서 앞으로 과학자들이 할 일은 이 값을 소수점 하나 더 아래 자리까지 측정하는 일이 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이어서 19세기 말엽 미국의 물리학자 마이켈슨(A. Michelson)은 "물리학에서 통합하는 원리는 대부분 확고하게 정립되었다"고 주장했다. 양자 물리학자 막스 보른(M. Born)은 1928년 "우리가 알고 있는 물리학은 6개월 내에 종언을 고할 것이다"고 했으며, 밀리언셀러 「시간의 역사」에서 스티븐 호킹(S. Hawking)은 "우리는 자연의 궁극적인 법칙에 대한 추구의 종점에 도달했는지 모른다"고 했다.
호건은 과학에서의 발견을 지구의 탐험에 비교하고 있다. 사람들이 지구의 구석구석을 탐험한지 벌써 몇 백년이 지났고, 또 중요한 발견들이 이미 대부분 이루어 졌기 때문에 남극 대륙을 발견한다던 지 밀림 속에 숨은 거대한 도시를 발견하는 것과 같은 놀라운 발견이 더 이상 이루어지기 힘든 것처럼, 과학에서도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그런 발견이 더 이상 이루어지기 힘들다는 것이다. 매독스는 과학의 발견을 끊임없이 흐르는 강물에 비유하지만, 호건의 비유에 대한 적절한 반론을 제시하고 있지는 못하다.
과학을 탐험에 비유함으로써 과학이 종점에 가까워진다는 호건의 주장은 과학에 대한 소박한 실재론적인 철학에 근거하고 있다. 그렇지만 과학의 역사는 과학의 혁명적인 발전이 사람들이 예측하지 못했던 방향에서 찾아짐을 보이고 있다. 즉, 과학의 발견은 지구의 오지를 탐험하는 식이 아니라,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문제가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여는 식이었다. 양자물리학이 출발한 흑체복사라는 문제는 거의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문제였다. 18세기 생물학자들은 19세기 생물학자들을 매료시키고 격렬한 논쟁을 가져왔던 "진화"를 의미 없다고 간주했고, 19세기 생물학자들은 유전자가 있다는 주장에 귀기울이지 않았다. 21세기 과학이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를 지금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무엇인가를 봄으로써 예측하는 것은 오직 부분적으로만 타당하다. 새로운 과학의 패러다임은 항상 예기치 않던 문제로부터, 예기치 못한 방법으로 열리는 것이고, 이 새로운 패러다임은 지금 우리가 별로 관심을 두지 않고 중요하다고 생각 안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학을 탐험에 비유하는 호건의 주장의 또 다른 문제는 실제로 과학자가 실험실에서 하는 일이 "제 2의 자연"을 만드는 것임을 간과했다는데 있다. 과학자들은 진공펌프를 이용해서 진공을 만들어 이를 탐구했고, 전류를 만들었고, 전자기파와 엑스레이, 인공핵변환을 만들었다. 자연은 이런 "현상의 창조"(creation of phenomena)에 의해 끊임없이 그 변경을 확장해 왔다. 과학자들이 무엇을 만들 수 있는 가는 새로운 기기와 기술에 의해 끊임없이 변한다. 물론 이런 기구의 발전에 새로운 과학적 이론이 결정적인 기여를 하는 경우가 많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사람이 만드는 제 2의 자연은 하나의 학문 분야와 또 다른 학문 분야가 상호작용 하면서 무한정으로 생길 수 있다. 이런 새로운 조건의 생성에는 과학 내적인 요소만이 아니라 사회적이고 기술적인(technological) 요소가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런 의미에서 과학지식의 생성은 사회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21세기가 20세기와는 다른 모습의 사회가 될 것인가? 그 답이 "그렇다"이면, 21세기 과학이 20세기 과학과는 또 다른 모습을 지닐 것이라고 예측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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