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의 남한산성 서평- 남한산성이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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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목숨을 걸고 첩첩 적진을 돌파해 격서를 전달할 사람은 없었다. 김상헌은 서날쇠를 찾아가 그 일을 맡아줄 것을 부탁하고, 서날쇠는 격서를 돌리기 위해 성을 나간다.
새해를 맞아 임금은 세찬을 용골대에게 보낸다. 적들은 거절한다.
모욕을 당한 조정은 북문을 나가 청병을 공격한다. 무모한 도발로 오히려 조선 군사는 자멸하고 만다.
설날 아침 인조는 행궁 안에서 명나라를 향해 망궐례를 행하고, 칸은 망월봉 위에서 그 광경을 심상하게 지켜본다.
개인적인 시각으로 본 남한산성
날이 풀리면서 임금은 성을 나와 항복하라는 칸의 문서를 받는다.
그러나 신하 중 아무도 칸에게 보낼 답서를 쓰려고 하지 않는다.
임금은 정오품 교리, 정오품 정랑, 정육품 수찬, 최명길을 불러 각자 글을 쓰도록 명한다. 어명을 받은 정육품 수찬은 못 쓰겠다는 글을 써 곤장을 맞고, 정오품 교리는 심장이 터져 죽고, 정오품 정랑은 선택되지 않을 글을 써낸다.
결국 최명길이 쓴 글이 적진으로 간다. 답서에 불만을 품은 칸은 남한산성 안으로 홍이포를 쏘아 겁준다.
이때 원손과 빈궁이 있던 강화도도 청군에게 함락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임금은 성을 나서서 칸에게 머리를 조아리기로 결심한다.
끝까지 척화를 주장한 김상헌은 사직 상소를 올린 뒤 목을 매고, 임금은 1월 30일 새벽 남한산성을 나와 삼전도에서 칸에게 세 번 절하고 아홉 번 머리를 땅에 찧는 삼배구고두가 진행된다.
어가가 빠져나간 성 안 서날쇠는 돌아온 처자식과 함께 살며 나루를 며느리로 삼을 생각에 기쁘다.
『남한산성』은 1636년 12월 14일부터 1637년 1월 30일까지 갇힌 성 안에서 벌어진 말과 말의 싸움, 삶과 죽음의 등치에 관한 참담하고 고통스러운 낱낱의 기록을 담고 있다.
쓰러진 왕조의 들판에도 대의는 꽃처럼 피어날 것이라며 결사항쟁을 고집한 척화파 김상헌, 역적이라는 말을 들을지언정 삶의 영원성은 치욕을 덮어서 위로해줄 것이라는 주화파 최명길, 그 둘 사이에서 번민을 거듭하며 결단을 미루는 임금 인조.
그리고 전시총사령관인 영의정 김류의 복심을 숨긴 좌고우면, 산성의 방어를 책임진 수어사 이시백의 기상은 남한산성의 아수라를 한층 비극적으로 형상화한다
“싸움으로써 맞서야만 화친의 길도 열릴 것이며, 싸우고 지키지 않으면 화친할 길은 마침내 없을 것이옵니다.”
“앉아서 말라 죽을 날을 기다릴 수는 없사옵니다. 아직 내실이 남아 있을 때 화친의 때이옵니다. 성 안이 다 마르고 시들면 어느 적이 스스로 무너질 상대와 화친을 도모하겠나이까”
“죽음이 가볍지 어찌 사람이 가볍겠습니까. 신은 가벼운 죽음으로 무거운 삶을 지탱하려 하옵니다.” “전하, 죽음은 가볍지 않사옵니다. 만백성과 더불어 죽음을 각오하지 마소서. 죽음으로써 삶을 지탱하지는 못할 것이옵니다.”
“치욕을 기억하라(memento infamia).” 바로크시대의 표어 "죽음을 기억하라(memento mori)"와 대비되는 이 말은 작가 김훈이 <남한산성>을 통해 현실의 우리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다.
덧붙여 김훈은 “삶은 곧 치욕을 견디는 나날”이며 “살아남기 위해 불가피하게 더럽혀지는 인간들이 아름답다”고 말한다.
“역사가 삶과 죽음의 기록이라고 할 때, 치욕의 역사는 살아 낸 삶의 이력이며, 그 치욕은 과거완료형이 아니라 현재진행형, 미래형이 될 수 있다”는 게 또한 소설 <남한산성>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일 것이다.
남한산성은 우리에게 무엇보다 우리 역사에서 치부에 가까운 과거를 다시 한번 상기시킴으로서 우리의 현재를 논하고 있다.
어쩌면 김훈이라는 작가는 우리의 가장 아픈 기억을 꺼내 현재의 한국의 위기상황에 대한 해법을 논하고자 한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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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07.11.29
  • 저작시기2007.11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439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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