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의 시대

목차

제1부 파국의 시대
제1장 총력전의 시대
제2장 세계혁명
제3장 경제적 심연 속으로
제4장 자유주의의 몰락
제5장 공동의 적에 대항하여
제6장 1914~45년의 예술
제7장 제국들의 종식

제2부 황금시대
제8장 냉전
제9장 황금시대
제10장 사회 혁명 : 1945~90년
제11장 문화 혁명
제12장 제3세계
제13장 ‘현실사회주의’

제3부 산사태
제14장 위기의 몇십 년
제15장 제3세계와 혁명
제16장 사회주의의 종식
제17장 전위예술의 사멸 - 1950년 이후의 예술
제18장 마법사의 도제 - 자연과학
제19장 새로운 천년기를 향하여

본문내용

20세기가 과학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은 굳이 증명할 필요도 없다. 고등과학, 다시 말해서 일상적 경험으로는 얻을 수 없고, 다년간의 학교교육을 받지 않고는 실행될 수도, 이해조차 될 수도 없는 종류의 지식은 19세기 말 이전까지는 현실에 대한 적용범위가 비교적 좁았다.
일찍이 제국의 시대에 과학자들의 발견과, 감각경험에 기반 하거나 감각경험에 의해서 상상할 수 있는 현실 사이의 고리가 끊어졌고 또한 과학과, 상식에 기반 하거나 상식에 의해서 상상할 수 있는 종류의 논리 사이의 고리 역시 끊어졌다. 그 두 단절은 서로를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상호 작용했다.
과학의 정치적 온도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에 내려갔다. 다른 곳에서는 근거 없고 기괴한 것으로 간주된 견해가 소련의 과학자들에게 의무적인 것이 되었던 1947-49년에 실험실에서의 급진주의는 급속히 쇠퇴했다.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온도가 오르내리는 것이 자연과학의 발달에 영향을 주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데올로기와 철학에 비해서는 말할 것도 없고 사회과학과 인문과학의 경우보다 명백히 훨씬 작은 영향을 미쳤다.
1970년대부터 줄곧 과학에 기반한 기술이 지구라는 행성에 또는 적어도 살아있는 유기체들의 서식지로서의 지구에 아마도 돌이킬 수 없을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것으로 보인다는 사실의 발견을 통해서 외부세계는 실험실과 세미나실에 보다 간접적으로 그러나 보다 강력하게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제 19 장 새로운 천년기를 향하여
단기 20세기는 아무도 그 해결책을 가지지 않았거나 심지어 해결책을 가졌다는 주장조차 하지 않는 문제들을 남기는 것으로 끝났다. 세기말의 시민들이 자신들을 둘러싸고 있는 전 지구적인 안개를 뚫고 세 번째 천년기를 향하여 나아갔을 때 그들이 확실히 아는 것은 오직 역사의 한 시대가 끝났다는 것 뿐 이였다.
무질서에 대해 무력했던 이유는 세계가 맞은 위기의 진정한 깊이와 복잡성에 있었던 것만이 아니라 인류의 상황을 관리하거나 개선하기 위한 모든 기획이 명백히 실패했다는 데에도 있었다.
장기적으로 결정적인 두 개의 중심적인 문제는 인구문제와 생태학적 문제였다. 20세기 중반 이래 폭발적으로 규모가 증가한 세계 인구는 기본적으로 제3세계 출생률의 하락에 의해서 일반적으로 2030년 전후의 어느 시기인가에 약100억 명 선에서, 즉 1950년 수치의 5배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이러한 예측이 틀린 것으로 드러나면, 미래에 대한 모든 대책이 빗나가게 될 것이다.
세계경제의 문제들을 따로 분리해서 검토한다면 한 가지를 제외하고는 덜 심각하다. 세계경제는 그대로 내버려두어도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다. 콘드라티예프 주기가 어느 정도 타당하다면 세계경제는 천년기가 끝나기 전에 또한번의 번영하는 팽창기에 들어가기로 되어 있다.
소비에트 체제의 붕괴에 대한 서방 논평자들의 즉각적인 반응은 그 붕괴가 자본주의 자유민주주의 둘 다의 영원한 승리를 비준한다는 것이었다. 단기 20세기 말에 자본주의가 분명 가장 좋은 상태에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소련형 공산주의는 의심할 바 없이 사멸했고 부활할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이제까지의 쓴 글들은 인류가 천년기 말에 직면한 문제들을 풀 수 있는지 없는지 그리고 어떻게 풀 수 있는지를 말해줄 수 없다. 그러나 이상의 것은 아마도 우리가 이러한 문제들이 무엇이며 그 문제들의 해결을 위한 조건들은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을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20세기에 중요한 공적 결정을 취한 사람들의 지력이 얼마나 놀랄 정도로 빈약한가를 보여준다. 또 그 세기 후반에 일어난 일들 가운데 그들이 예상했던 것이 얼마나 적은가를 우리에게 말해줄 수 있다.

키워드

극단의시대 ,   파국의시대,   에릭 홉스봄,   책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