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옥 작품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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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김승옥 작품 연구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목차

Ⅰ. 들어가는 말

Ⅱ. 환상과 현실
1. 감수성과 현실
2. ‘자기세계’와 현실

Ⅲ. 근대의 불안

Ⅳ. 나오는 말

본문내용

이 누이에게 저런 침묵을 떠맡기고 갔었을까. 누이는 도시에서의 이야기를 나와 어머니의 간절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한마디 하려 들지 않았었다. (p.101-102)
주인공은 누이의 침묵을 \"도시에 대한 항거\"라고 해석한다. 이 침묵은, 결국, 타락한 도시에서 작가가 잃어버린 작가 자신의 말, 내밀한 깊은 영혼의 말이다. 우리는 누이의 “이 년 간의 침묵”이 미묘한 방식으로 “치한”의 언어에 겹쳐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뻔뻔스러운 작자인 소설가는 화자와 함께 어느 여학교에 갔다가 우편함에서 여학생들의 편지를 훔치는데, 그 중 하나의 편지 안에 시골에서 부쳐온 돈 2백원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그 돈으로 술을 진탕 퍼마신다. 누이의 이 년 간의 침묵과 훔친 돈 2백원의 \"2\"는 전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그것은 결국 작가와 누이의 \"짝\"을 상징하는 장치이며, 누이의 말 없음이 \"치한\"이 \"소녀의 말\"을 훼손했기 때문에 생겨난 결과라는 사실을 암시한다. 그 말은 바로 \"시골\"에서 온 말, 작가가 잃어버린 순결한 말, 즉 자연의 언어이다. 즉 소설이라는 인공어를 배우면서 작가가 배반한 영혼의 언어이다. 작가는 그 말을 \"도시에서 \'배운\' 조리에 맞지 않는 감정의 기교(p,110)\"의 맞은편에 놓는다. 다음 대목은 너무나 아름답다.
온 들에 황혼이 내리고 있었다. (중략) 설화가 없어서 우리는 좀 우둔했고 판단하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누구나 그렇듯이 세상을 느끼고만 싶어했다. 그리고 그들이 항상 종말엔 패배를 느끼듯이 우리도 그러했다. 들과 바다ㅡ아름다운 황혼과 설화가 실려있지 않은 해풍 속에서 사람들은 영원의 토대를 마련할 수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도시로 몰려갔다. 그리고 더러는 뿌리를 가지게 됐고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처참한 모습으로 시들어져갔다는 소식이었다. 차라리 이 황혼과 해풍을 그리워하며 그러나 이 고장으로 돌아오지는 못하고 차게 빛나는 푸른색의 아스팔트 위에 그들의 영혼과 육체를 눕혀버리고 말았다는 안타까운 소식이었다. 한낱 자연 현상에 불과한 저 황혼과 해풍이 그리하여 내게는 얼마나 깊고 쓰라린 의미를 가졌던가! 숱한 사람들에게 인간의 의미를 깨닫게 해주고 동시에 보다 깊은 패배감을 안겨주고 무심히 지나가버리는 저것들. (p. 100~101)
이 대목에서 작가 김승옥의 글쓰기의 원형적 욕망을 만나게 된다. 김승옥은 글쓰기를 통해 자연의 언어를 “설화”로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즉, 자연이라는 전근대적 직접성의 미분화적 언어를 근대적 간접성의 언어 회로를 관통시켜 분화적 언어로 바꾸고 싶었던 것이다. 이처럼 명확하게 근대의 문학적 소명을 인지했던 한국 작가들은 많지 않다. 이 장면은 한국문학 안에서 본격적 의미의 문학적 근대인이 탄생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우리는 자연 그 자체로는 영원의 토대를 만들 수 없다고 작가가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는 자연 상태의 감각적 수준에 머물러 만족하는 대신(그런데 80년대를 통과하며 언어의식을 잃어버린 한국소설은 다시 감각적 수준으로 퇴행했다), 사유의 회로를 통하여 자연의 “설화”를, 담론을, 철학을 얻어내고 싶어 했던 것이다. 그것이 바로 김승옥이 진정으로 ‘도시-근대’에서 찾고 싶어 했던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작가가 그 설화를 남성적 자질로 써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는 사실이다.
그의 작품 속에서 언어의 추구는 언제나 여성에게 맡겨진다. 「누이를 이해하기 위하여」에서는 누이가 그 일을 떠맡는다. 그러나 누이는 절망하여 돌아온다. 아니, 절망한 것은 작가 자신이다. 그는 신성한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그 의미를 근대적 지성으로 분화하는 방식을 찾아내지 못한다. 두 항(도시-근대)은 적대자의 관계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누이의 順産’이라는 전보를 통해서 우리는 이 영혼의 언어가 어쩌면 소생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그 언어는 암시적이게도, 전보, 오, 기능적 기호들로만, 또는 “神(p. 99)\"이라는 텅빈 시니피앙으로만 주어져 있다. 그것이 설화의 볼륨을 가지게 될 때까지 우리는 얼마나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이처럼, 김승옥의 작품 안에서 근대는 좌절의 기호로만 작동한다. 작가는 근대에 대하여 어떤 긍정적인 시선도 가지지 못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김승옥이 근대의 환멸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는 「서울의 달빛」에 0章이라는 숫자를 덧붙인 이유를 달리 해석할 수도 있다. 우선 작가 자신의 말을 들어보자.
나는 장편으로 구상하고 있던 「서울의 달빛」의 프롤로그 150장을 써내고 서장(序章)이라는 뜻에서 제1장 제2장 하듯이 제0장이라고 적어보냈다. 제목은 물론 그냥 「서울의 달빛」이었다. 그런데 이(어령)선생께서 \"김승옥이한테서 다음 1장의 원고를 받을 수 있다고 기대한다는 건 어리석은 것이다. 이 0章만으로도 단편소설의 완성도를 지니고 있으니...\" 그리고서는 본문 맨처음에 붙어야 할 0章이라는 낱말을 제목 밑에 가져다 붙여버린 것이다. (김승옥, 「나와 소설쓰기, p.10)
이 언급은 흥미롭다. 이 0章의 0은 우연한 선택이지만, 그러나 대단히 의미있는 우연인 것처럼 보인다. 그것이 단순한 형식적 서장이었다면, 0장이 아니라, 1장이었어야 하는 것인데, 어쩌면 이 기호는 작가의 무의식적인 의도를 작가 자신도 모르게 반영했던 것은 아닐까? 내게 이 기호는 텅 빈 근대의 기호처럼 느껴진다. 즉, 작가는 근대에 관하여 아무런 적극적 인식도, 비전도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는 말이다. 그 비전의 부재는 특히 문학적 비전의 부재이다. 말을 빼앗긴 채 도시로부터 귀환한 누이의 침묵. 없는 혀. 작가는 근대의 타락에 관해 묘사할 뿐, 어떻게 그것을 문학적으로 뛰어넘어야 할지 알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이 작품을 써낸 후, 작가는 오랜 침묵에 들어가 있다. 우리가 기다리는 작품은 아직 백지로, 0章으로 남아있다.
Ⅳ. 나오는 말
김승옥의 소설은 크게 두 시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초기 소설은 아웃사이더를 향한 열정이 현실을 압도하는 이른바 낭만주의적 색채를 강하게 띤다. 『생명연습』, 『건』, 『환상수첩』등의 초기소설은 환각이나 환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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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10.04.06
  • 저작시기20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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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번호#596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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