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소개
2.구성
3.줄거리
1)이적요와 서지우
2)은교
4.영화에서 빠진 것들
5.작가를 소재로 소설을 쓴다는 것
6.경로효친의 딜레마
7.우리는 노인과 소녀의 섹스를 긍정할 수 있는가.
8.처녀의 육체
9.노인의 무기
10.이적요와 서지우의 이율배반적 관계
11.아쉬운 결말. 그리고 남은 것들.
2.구성
3.줄거리
1)이적요와 서지우
2)은교
4.영화에서 빠진 것들
5.작가를 소재로 소설을 쓴다는 것
6.경로효친의 딜레마
7.우리는 노인과 소녀의 섹스를 긍정할 수 있는가.
8.처녀의 육체
9.노인의 무기
10.이적요와 서지우의 이율배반적 관계
11.아쉬운 결말. 그리고 남은 것들.
본문내용
요와 서지우는 마침내 은교에 대한 사랑에 이른다. 이적요는 욕망으로부터의 자유를 통해 사랑을 확인했고, 서지우는 스승에 대한 애증을 통해 사랑을 발견했다. 서지우는 처음에는 은교를 가볍게 생각했지만 스승을 견제할 겸 은교에게 집착함으로써 그녀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둘은 사랑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서로에 대한 배제를 확실히 하게 된다. 물론 나눠가질 수 없는 대상을 동시에 탐하는 이들이 직면하게 되는 당연한 말로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그들이 그 과정에 이르기까지 누구라도 먼저 마음을 접을 충분한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에는 파국에 이르게 되는 이유는 그들이 매우 순정남들이기 때문이 아닐까. 순정이라는 것은 자신의 사랑에 정직하고자 하는 용기이며, 그것을 배신하지 못하는 양심이다. 그들의 순정만 아니었다면 스토리가 파국에까지 이르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분명히 둘은 끝까지 서로를 사랑했다는 생각도 든다. 기실 나이나 세월이 가로막은 것은 은교와의 사랑이 아니라 시인과 서지우의 사랑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작품 속에서 은교도 틈틈이 증언하고 있듯이 두 사람의 사랑은 너무 돈독해서 그녀가 끼어들 만한 틈이 없었다고 한다. 만일 두 사람이 비슷한 나이의 동년배였더라면 나이의 저주가 그런 사단을 불러올 틈도 없지 않았을까 하는 일말의 안타까움을 나는 피할 길이 없었다.
그것이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 책을 읽는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서지우라는 인물에 대해 공감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그가 대변하는 것은 노인에 대한 사회일반의 시선이기도 하지만 그와 동시에 평범한 보통 사람의 모습이기도 하다. 특출난 재능이 없는 이가 천재의 앞에서 할 수 있는 선택은 많지 않다. 그가 선택한 것은 철저한 순종과 사랑이었다. 그는 그야말로 지극정성이었다. 그런 정성을 다했음에도 그는 배신당했다. 사실 이적요가 주인공으로 그려지고 있어서 그렇지 그의 입장에서 볼 때 정말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그의 입장에서는 스승이 자신의 여자를 빼앗아가는 것으로 생각될 여지가 있다.
다만 그럼에도 그는 끝까지 스승을 사랑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우리는 마음이 아프다. 그래서 원인 모를 측은함에 질끈 한 번 눈을 감아보지 않을 수 없다. 어찌 보면 이 소설 속에서 가장 아름답고 열렬한 사랑을 한 것은 서지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는 실로 모든 것을 내던지며 스승을 사랑했다. 비록 자신의 굴레를 깨지 못하고 세상일반의 잣대로 스승을 재단하려다 결국 처형을 당하기는 하였으나, 그의 의도가 선의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는 비난의 화살을 어디로 돌려야 할지 난감해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하여 나는 이 소설 속에서 가장 아름답고 슬픈 장면을 그리고 있는 것은 서지우라고 생각한다. 카센터에서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나의 선생님이 자신을 죽이기 위하여 풀어놓은 너트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그의 모습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마음 어딘가에 응어리진 덩어리를 부르르 떨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그가 여전히 눈물을 흘리면서 흐려진 시야로 운전대를 잡고 눈물을 닦으며 떠나가는 모습은.
11.아쉬운 결말. 그리고 남은 것들.
죽은 자의 소망은 자신의 모든 추악함과 은교를 향한 마음이 사회에 까발려지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미처 세상에 나가보지 못하게 됐다. 다만 그것은 그 마음이 언제나 향하고 있던 생존자 은교에게로 흘러들어갔다. 한 점도 남김없이, 한 방울도 새지 않고 은교에게로 흘러들어갔다. 그제서야 은교는 시인이 자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깨닫고 서러운 눈물을 흘리게 된다. 물론 이것은 주인공인 이적요에게 감정 이입하는 독자들에게 있어 상당한 위로가 되는 부분이다. 그렇게나마 시인의 사랑은 나름의 결실을 얻었다고 자위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작가도 이 부분에 대하여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어쩌면 끝까지 Q변호사의 시선에서 마무리가 지어지는 것이 그 아쉬움의 원인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마지막만큼은 단 한 번도 사용되지 않은 은교의 시선을 채택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여기까지 이 소설을 읽어온 독자로서는 대체 은교 자신은 두 사람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그녀가 진짜로 사랑했던 사람은 누구였을까, 하는 궁금함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독자들이 가장 알고 싶은 것은 그것이었다. 때문에 직접적으로 드러내 보이지는 않더라도 나름의 여운이나 암시 정도는 남겨주는 친절함을 보여주지 않은 작가가 야속하게 여겨지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섭리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렇게 되면, 결국 우리가 은교의 마음속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면 은교는 영원한 처녀가 아니게 된다는 생각도 스멀스멀 생겨난다. 작품을 통하여 단 한 번도 우리에게 그 시선을 허락하지 않았던 은교였다. 400페이지를 읽어나가는 내내 나는 그녀를 사랑하는 두 사람의 입장이 되어 그녀를 바라봤다. 그 시선은 단 한 번도 그녀를 놓친 적이 없었다. 하지만 나는 단 한 번도 그녀의 생각을 그녀의 느낌을 취해볼 수가 없었다.
그런 생각에 이르자 ‘아 이게 작가의 속셈이었나.’ 하게 된다. 나는 여전히 그녀를 알지 못한다. 작품 속에서도 은교에 대한 묘사는 굉장히 제한적이다. 이적요가 그녀의 신체에 대하여 농염한 묘사를 행하기도 했지만, 가장 흔하게 등장하는 묘사는 그리고 변호사의 시각에서 나름 최대한 객관적으로 내린 평가는 평범하디 평범한 여자아이라는 것이다. 작가는 우리에게 어떤 구체적 캐릭터로서의 은교를 제시하고 싶어 하지 않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작가가 보여주는 은교는 우리가 스스로의 마음속에 영원히 처녀로 간직하고 싶어서, 그렇게 간직하기로 마음먹은 어떤 존재에 대한 표상이고, 상징이다. 마치 이적요가 은교에게서 아주 어릴 적의 첫사랑 D를 보았던 것처럼 우리가 은교를 통해서 발견해야 하는 것은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는 은교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것 참,
실로 나의 영원한 신부, 영원한 처녀 은교다.
-끝-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둘은 사랑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서로에 대한 배제를 확실히 하게 된다. 물론 나눠가질 수 없는 대상을 동시에 탐하는 이들이 직면하게 되는 당연한 말로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그들이 그 과정에 이르기까지 누구라도 먼저 마음을 접을 충분한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에는 파국에 이르게 되는 이유는 그들이 매우 순정남들이기 때문이 아닐까. 순정이라는 것은 자신의 사랑에 정직하고자 하는 용기이며, 그것을 배신하지 못하는 양심이다. 그들의 순정만 아니었다면 스토리가 파국에까지 이르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분명히 둘은 끝까지 서로를 사랑했다는 생각도 든다. 기실 나이나 세월이 가로막은 것은 은교와의 사랑이 아니라 시인과 서지우의 사랑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작품 속에서 은교도 틈틈이 증언하고 있듯이 두 사람의 사랑은 너무 돈독해서 그녀가 끼어들 만한 틈이 없었다고 한다. 만일 두 사람이 비슷한 나이의 동년배였더라면 나이의 저주가 그런 사단을 불러올 틈도 없지 않았을까 하는 일말의 안타까움을 나는 피할 길이 없었다.
그것이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 책을 읽는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서지우라는 인물에 대해 공감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그가 대변하는 것은 노인에 대한 사회일반의 시선이기도 하지만 그와 동시에 평범한 보통 사람의 모습이기도 하다. 특출난 재능이 없는 이가 천재의 앞에서 할 수 있는 선택은 많지 않다. 그가 선택한 것은 철저한 순종과 사랑이었다. 그는 그야말로 지극정성이었다. 그런 정성을 다했음에도 그는 배신당했다. 사실 이적요가 주인공으로 그려지고 있어서 그렇지 그의 입장에서 볼 때 정말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그의 입장에서는 스승이 자신의 여자를 빼앗아가는 것으로 생각될 여지가 있다.
다만 그럼에도 그는 끝까지 스승을 사랑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우리는 마음이 아프다. 그래서 원인 모를 측은함에 질끈 한 번 눈을 감아보지 않을 수 없다. 어찌 보면 이 소설 속에서 가장 아름답고 열렬한 사랑을 한 것은 서지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는 실로 모든 것을 내던지며 스승을 사랑했다. 비록 자신의 굴레를 깨지 못하고 세상일반의 잣대로 스승을 재단하려다 결국 처형을 당하기는 하였으나, 그의 의도가 선의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는 비난의 화살을 어디로 돌려야 할지 난감해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하여 나는 이 소설 속에서 가장 아름답고 슬픈 장면을 그리고 있는 것은 서지우라고 생각한다. 카센터에서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나의 선생님이 자신을 죽이기 위하여 풀어놓은 너트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그의 모습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마음 어딘가에 응어리진 덩어리를 부르르 떨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그가 여전히 눈물을 흘리면서 흐려진 시야로 운전대를 잡고 눈물을 닦으며 떠나가는 모습은.
11.아쉬운 결말. 그리고 남은 것들.
죽은 자의 소망은 자신의 모든 추악함과 은교를 향한 마음이 사회에 까발려지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미처 세상에 나가보지 못하게 됐다. 다만 그것은 그 마음이 언제나 향하고 있던 생존자 은교에게로 흘러들어갔다. 한 점도 남김없이, 한 방울도 새지 않고 은교에게로 흘러들어갔다. 그제서야 은교는 시인이 자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깨닫고 서러운 눈물을 흘리게 된다. 물론 이것은 주인공인 이적요에게 감정 이입하는 독자들에게 있어 상당한 위로가 되는 부분이다. 그렇게나마 시인의 사랑은 나름의 결실을 얻었다고 자위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작가도 이 부분에 대하여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어쩌면 끝까지 Q변호사의 시선에서 마무리가 지어지는 것이 그 아쉬움의 원인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마지막만큼은 단 한 번도 사용되지 않은 은교의 시선을 채택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여기까지 이 소설을 읽어온 독자로서는 대체 은교 자신은 두 사람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그녀가 진짜로 사랑했던 사람은 누구였을까, 하는 궁금함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독자들이 가장 알고 싶은 것은 그것이었다. 때문에 직접적으로 드러내 보이지는 않더라도 나름의 여운이나 암시 정도는 남겨주는 친절함을 보여주지 않은 작가가 야속하게 여겨지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섭리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렇게 되면, 결국 우리가 은교의 마음속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면 은교는 영원한 처녀가 아니게 된다는 생각도 스멀스멀 생겨난다. 작품을 통하여 단 한 번도 우리에게 그 시선을 허락하지 않았던 은교였다. 400페이지를 읽어나가는 내내 나는 그녀를 사랑하는 두 사람의 입장이 되어 그녀를 바라봤다. 그 시선은 단 한 번도 그녀를 놓친 적이 없었다. 하지만 나는 단 한 번도 그녀의 생각을 그녀의 느낌을 취해볼 수가 없었다.
그런 생각에 이르자 ‘아 이게 작가의 속셈이었나.’ 하게 된다. 나는 여전히 그녀를 알지 못한다. 작품 속에서도 은교에 대한 묘사는 굉장히 제한적이다. 이적요가 그녀의 신체에 대하여 농염한 묘사를 행하기도 했지만, 가장 흔하게 등장하는 묘사는 그리고 변호사의 시각에서 나름 최대한 객관적으로 내린 평가는 평범하디 평범한 여자아이라는 것이다. 작가는 우리에게 어떤 구체적 캐릭터로서의 은교를 제시하고 싶어 하지 않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작가가 보여주는 은교는 우리가 스스로의 마음속에 영원히 처녀로 간직하고 싶어서, 그렇게 간직하기로 마음먹은 어떤 존재에 대한 표상이고, 상징이다. 마치 이적요가 은교에게서 아주 어릴 적의 첫사랑 D를 보았던 것처럼 우리가 은교를 통해서 발견해야 하는 것은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는 은교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것 참,
실로 나의 영원한 신부, 영원한 처녀 은교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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