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영화 비정성시 감상문

목차

중국 영화 비정성시 감상문

본문내용

된다. 후샤오시엔이 문청을 벙어리로 만든 것은 문청이 차마 2·28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이루 말로 다하지 못한다는 의미인 동시에, 40여년 동안 그 문제를 제대로 입에 올리지 못해왔다는 의미를 지닌다. 대만 전역에 계엄령이 최초로 선포된 것은 1949년 5월20일. 중국국민당이 공산당과의 싸움에서 패색이 완연해지고 난 뒤의 일이다. 그리고 계엄이 해제된 것은 1987년 2월. 대만은 38년 동안 계엄이 지속된 나라인 것이다. 그리고 국민당을 상징하는 장제스의 아들 장징궈가 사망한 1988년 1월 각종 언론에 대한 검열과 보도규제 조치들이 해제되면서 나온 것이 바로 <비정성시>라는 영화임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 80년대 말에 <칠수와 만수>가 각종 규제를 뚫고 나온 것과 유사한 사정인 것이다. 여기서 앞서 말한 남한의 거울로서의 대만이 새삼 두드러지는 것은 <비정성시>가 제주도의 4·3을 다룬 현기영의 <순이삼촌>과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는 점이다. 뭍에서 온 우익들이 제주도의 민중을 좌익 폭도로 몰아 대량 학살한 사건을 다룬 <순이삼촌>에서 제주도 섬사람들의 뭍에서 온 폭력집단에 대한 시선에는 미묘한 로컬리티(locality)가 감추어져 있지 않던가.

키워드

중국,   영화,   비정성시,   감상ㅁ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