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도론 -늙은 청춘의 검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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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기형도론 -늙은 청춘의 검은 시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목차

Ⅰ. 서론

Ⅱ. 본론
1. 기형도 연보
2. 기형도의 삶과 작품 세계
2.1 어린시절의 가난
2.2 누이의 죽음
2.3 사랑의 아픔
3. 기형도 시의 특징
3.1 방황과 절망
1) 죽음의 모티브
2) 현실과 환상의 경계 속 고통
3) 고정된 것의 부정
3.2 늙은 청춘
3.3 감춰진 희망
3.4 침묵을 통한 이야기

Ⅲ. 결론


참고문헌

본문내용

시에 나타나는 한 중요한 양상은 다른 시인들처럼 깨진 현실을 조립하려 하거나, 아예 조립을 포기하고 다른 세계를 만들어 거기에 안주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 두 공간의 경계에서 떨림을 경험한다는 데 있다. 그러한 경계에서의 떨림은 모든 고정된 것을 부정한다. 기형도의 시는 끝없는 변화의 공간이다.
변화에 대한 그의 집착이 그 특유의 아이러니의 수법으로 서사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시 「나무공」은 기형도의 이러한 시적 인식을 독특하게 드러낸다. 그 내용을 무리하게 줄거리로 치환하면 이렇다. ①내가 소년에게 다가가니 소년은 나무공을 들고 서 있다. 술 취한 두명의 노동자들은 죽지 않는 것은 죽음뿐이라고 큰소리로 외치며 지나간다. ②소년이 나에게 그들이 왜 슬퍼하는 것이냐고 묻는다. 둥근 것은 참으로 단순한 것이라고 소년이 말한다.③나는 대답할 수 없는데, 왜냐하면 어떠한 질문도 대답을 하면 또 다른 질문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무엇이든지 고정시키려 덤빈다 ④아이는 자신의 꿈은 모든 관례에 따라 세상을 재는 것이라고 말한다. ⑤그런데 소년이 나무공을 튀기자 나무공이 가볍게 튀어 오른다. 소년은 나를 쓸모없는 구름이라 말하며 재빨리 사라진다. ⑥나는 소년이 사라진 완전한 어둠 속에서 수백의 율동의 가능성을 본다.
기형도 시에서는 이상적 자아가 안타까운 눈으로 현실적 자아를 바라보고 있는데 위의 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소년을 현실적 자아, ‘나’를 이상적 자아에, 그리고 나무공을 잠재적 자아에 연결시켜 볼 수 있다. 소년에게 나무공은 그저 나무공일 뿐이며 그가 바라는 것은 모든 판례에 따라 세상을 재는 것이다. 그러나 나무공은 가볍게 튀어 오르고 ‘나는 나무공을 바라보며 율동의 가능성을 점칠 때 소년의 꿈은 망가진다. 그리하여 소년은 ’나‘를 쓸모 없는 구름 같다고 말하면서 나무공을 버리고 사라진다. (주) 고정되지 않는 변화의 가능성 속에서만이 삶이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소년은 꿈을 상실한다. 더군다나 그는 잠재적 자아를 버려둔채로 어디론가 사라진다. 그 사라짐을 지켜보는 또 하나의 자아는 사라진 자아를 그리워하며 안타까움으로 절망한다. 이명원, 「부조리한 시대의 절망」, 『연옥에서 고고학자처럼』, 새움, 2005
3.2 늙은 청춘 엄경희, 「상자속에 채집된 아이러니적 존재」, 『행복한 시인의 사회』, 소명출판, 2004
눈길 위로 사각의 서류 봉투가 떨어진다. 허리를 나는 굽히다 말고
생각한다, 대학을 졸업하면서 참 많은 각오를 했었다
(...)
낡고 흰 담벼락 근처에 모여 사람들이 눈을 턴다
진눈깨비 쏟아진다. 갑자기 눈물이 흐른다. 나는 불행하다
이런 것은 아니었다, 나는 일생 몫의 경험을 다 했다, 진눈깨비
「진눈깨비」中
‘일생 몫의 경험을 다 했다’는 엄청난 고백은 물리적 시간으로는 헤아릴 수 없는 경험의 질을 내포하는 말이다. 이것은 어떠한 새로운 비전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암시하며 즉 자신의 생이 정지되어있음을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다른 시에서도 “모든 길들이 흘러온다, 나는 이미 늙은것이다(「정거장에서의 충고」),”그는 나보다 앞선 歲月을 살았고/ 나와 同甲이었다“(「껍질」),”나는 어디로 가서 내 나이를 털어야 할까?“(「도시의 눈-겨울 版畵 2」)라는 표현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기형도의 시간 의식에는 수많은 기억들이 고여들고, 그 기억과도 별로 다를 바 없는 현재의 사건들이 반복된다. 그날, 그때, 그해, 그일, 그곳 등 인식의 주체와 시공간 사이에 틈을 만들어내는 관형사 ‘그’가 기형도의 시에서 자주 현재의 시점으로 자리를 잡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생을 정지시킨 자의 ‘늙음’을 기형도의 시에서 반복적으로 발견하면서도 그의 시를 단순히 ‘늙음’으로 요약해 버릴수는 없다. 간혹 그는 「늙은 사람」「노인들」과 같은 시를 통해 늙음에 대한 강한 연민과 혐오를 드러내거나 그것으로부터 거리를 취하거나 한다. 진정 늙음이란 부러지는 고통마저 견뎌낼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심리적으로 용납하지 못하고 있다. 고통과 절망을 끝없이 반추하는 것은 삶에 대한 집요한 힘으로만이 가능하다. 그것은 젊고 치열한 영혼의 것이다. 완전히 늙어버린 자는 고통을 끌어안을 수 없다.
기형도의 시는 조로(早老)한 자의 시선 속에 용해된 언어이면서, 동시에 가장 젊은 영혼의 심연으로부터 우려낸 언어이기도 하다. 따라서 그의 작품속에서는 늙음과 젊음이라는 이율배반적 태도가 상호 충돌하면서 태생한 흔적을 볼 수 있다.
3.3 감춰진 희망
기형도는 좁은 도시의 혼돈 속에서 한 걸음도 나가려 하지 않았다. 언제나 그 속을 서성이며 자신을 그 속에 가두었다. 그의 시는 훌훌 저버릴 수 없는 삶과 사람들 곁에 있어야 한다는, 그것이 절망하게 하고 자신을 병들게 할지라도 그 위태한 곳이 자신의 터전일 수 밖에 없다는 인식을 끝끝내 견지함으로써 인간적인 믿음을 스스로에게 확인하고자 했던 시인의 고통을 내포하고 있다. 그의 시는 철저하게 희망으로부터 격리되어있어 보이지만 그가 보여주고 있는 진실이야말로 ‘상자’속에서의 탈출을 꿈꿀 수 있는 출발점이 아니겠는가. 엄경희, 「상자속에 채집된 아이러니적 존재」, 『행복한 시인의 사회』, 소명출판, 2004
그러한 그의 죽음과 절망의 전언들을 일종의 방법적인 반어적 포즈로 읽을 수도 있다. 희망을 가지고 살고 싶었음을 그렇게 뒤집어 말했다고 말이다. 그 생에 대한 지독한 부정적 언표들은 그저 기형도의 좀 과도한 ‘불행의식’의 습관적 표현일 뿐 사실은 지독한 생의지의 한 변형일 뿐이라고 볼 수도 있다.
어느 영혼이기에 아직도 가지 않고 문밖에서 서성이고 있느냐, 네 얼마나 세상을 축복하였길래 밤새 그 외로운 천형을 견디며 매달려 있느냐. 푸른 간유리 같은 대기 속에서 지친 별들 서둘러 제 빛을 끌어보으고 고단한 달도 야윈 낫의 형상으로 공중 빈 밭에 힘없이 걸려 있다.
아느냐, 내 일찍이 나를 떠나보냈던 꿈의 짐들로 하여 모든 응시들을 힘겨워하고 높고 험한 언덕들을 피해 삶을 지나다녔더니, 놀라워라. 가장 무서운 방향을 택하여 제 스스로 힘을 겨두는 그대, 기쁨을 숨긴 공포여, 단단한 확신의 즙액이여.
보아라, 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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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지수16페이지
  • 등록일2011.10.13
  • 저작시기2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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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번호#707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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