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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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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Ⅰ. 개요

Ⅱ. 북한소설의 특징
1. 확대 재생산되는 김일성 신화의 허상
2. 조국 근대화를 위한 기만적 윤활유
3. 가부장적 담론의 공고화와 슈퍼우먼 콤플렉스

Ⅲ. 북한소설의 전개
1. 1960년대의 북한소설
2. 1970년대의 북한소설
3. 1980년대의 북한소설
4. 1990년대 이후의 북한소설

Ⅳ. 북한소설의 여성관

Ⅴ. 북한소설과 황진이

Ⅵ. 북한소설과 운영전

참고문헌

본문내용

사는 저녁상을 차려 놓고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믿었던 아내의 출장 소식에 갑자기 화가 나를 낸다. 아내의 연구 사업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사일 분담은 그에게는 짜증스럽고 귀찮은 ‘아내에게 속한 일’일 뿐인 것이다.
정진우 판사는 화가 불쑥 치밀었다. 언제 량해를 해서 주부 노릇을 했던가?...
온몸이 비에 젖고 보니 그 량해란 말이 더욱 비위에 거슬리고 무아를 돋구었다.
20년이 넘는 가정 생활에서 연구 사업을 하는 안해 대신 어쩌는 수 없이 주부역을 담당했던 날들이 순식간에 꼬리를 물고 련상되었다.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성과나 좀 거둔 연구 사업, 고산지대의 남새 재배... 오십고개 밑에 이르도록 안해의 연구 사업을 위해 언제까지 이런 앞치마 생활을 참아가며 해야 될 것인가.
북한 소설에 드러난 북한 여성이 가지고 있는 여성관을 보면 남녀 평등의 이념에 입각해서 적극적으로 사회생활을 영위하려고 는 하지만 궁극적으로 여자란 어쩔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가정 일은 전적으로 여성에게 달려 있다는 의식이 대부분이다. 남성 또한 여전히 여성에게서 희생적이고 전통적 역할을 요구하고 있어， 안과 밖의 이중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이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하는 ‘슈퍼우먼 콤플렉스’는 북한 여성을 억압하는 억압의 차원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국의 전통 가정에서 그랬듯이 가정 내에서 “주부, 어머니, 안해, 며느리”의 역할로 가정 일을 책임지는 것이 북한에서도 역시 여성의 몫인 것이다.
이와 동시에 북한 여성들은 세상 모든 어머니들의 생물학적 본능이나, 자비로움과 풍성함으로 대표되는 평범한 모성애로서가 아니라 혁명 위업을 달성하기 위한 ‘혁명가적 모성’을 요구 받고 있다. 가정 내에서 한 어머니로서 자신의 자녀를 양육하고 육아를 담당하는 긍정적 모성과 억압받는 모성 사이에 있다기보다는 여성의 사회적 역할과 연관되어 그들의 모성은 ‘혁명적 어머니로서의 모성’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북한이 사회주의 국가로서 자녀의 양육을 ‘국가화’ 함으로서 여성을 양육의 전담자로서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오히려 여성의 모성 기능이 혁명의 계승이라는 차원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여성의 사회 진출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듯하기는 하지만 적극적으로 운동의 차원에서 여성 해방을 강조한 부분은 찾기 어렵다. 다만 여성이 사회주의 국가 건설에 참여할 것을 요구하는 대목이 보일 뿐이다.
진정한 여성 해방의 의지라기보다는 여성의 노동력을 사회주의 국가 건설에 동원하기 위한 한 방편으로서 여성들의 노동력이 이용되고 있다는 한계는 아직도 북한 여성들을 가사와 직장에서의 노동이라는 ‘이중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이를 당연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슈퍼우먼’과 ‘현모양처 콤플렉스’의 이중고 사이에서 신음하게 되었으며, 순수한 인간적이고 생물학적 본능보다도 이데올로기적이며, 국가의 통제를 받아야 하는 ‘혁명적 모성’ 사이에서 고통 받게 하는 모순을 낳고 말았다.
Ⅴ. 북한소설과 황진이
북한소설 『황진이』에서 벽계수 이충남은 ‘왕손이요, 녀색에 근엄하고 색사에 담연하기로 소문난 선비’로, 옥골선풍의 금지옥엽으로 서울의 젊은 선비들 속에서 부귀와 명망뿐 아니라 도학군자의 절개로 첫째 둘째를 다투는 당대의 총아로 그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사람들 앞에서의 모습일 뿐, 실제로는 도학군자의 행세를 하는 인물이다.
충남은 의관을 정제하느라고 서두르는 친구들을 공연히 률기하고 둘러보며 끌끌 혀를 차는데 실은 도학
군자 노릇이 몸에 푹 배다보니 기회가 오자 자기도 모르게 그 배역의 론리에 맞춰 한번 게정을 부려본
것 뿐이요, 그도 은근히 속으로는 류수아문에 들어가서 류수사또의 호강을 한번 구경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었다.
충남이가 늘 체험하는바지만 사람들 앞에서 보란 듯이 도학군자의 행세를 하는 것은 별반 어려울 것이
없는데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자기가 자신을 이기고 도학군자의 계률을 지킨다는 것은 여간만 고달프고
어려운 일이 아니였다. 하긴 공자 같은 성인도 때로는 속된 충동에서 벗어 나기 어려워 엎어 놓으면 바가
지요 뒤집어 놓으면 조롱박이라는 말을 했다는데 아무도 모를 일을 소인의 짓이면 어떻고 미친 지랄이면
어떻단 말이냐.
사실 사람들의 눈앞에서 맹자의 흉내를 내는 것은 그닥 힘든 것이 아니다. 그는 어떤 경우에도 친구들의
면전에서 도학군자의 절개를 지킬만 한 자신이 있었다.
때문에 ‘달빛 속에 드러난 황진이의 모습’을 보게 된 벽계수는, 황진이를 그리워하며 지금까지 ‘만족과 긍지를 가지게 만들던 도학군자 행세와 그 가치’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마침내 담 너머로 들려오는 황진이의 가야금 소리를 들은 충남은, 도덕군자의 체면도 버리고 담장을 넘어가서 황진이를 찾는다.
충남은 마치 산멱에 살을 맞은 짐승이 마지막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듯 그렇게 모지름을 쓰며 애절하게
울부짖었다. “이애, 날 살려라. 제발 날 좀 살려라, 응? 너를 처음 본 그 시각부터 난 제정신이 아니다.
그저 온 종일 네 생각뿐이로구나” …(중략)… 녀인은 머리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경향간에 으뜸가는 도학군자이시구 색계상의 손꼽히는 정인군자이신 선생님이 이러시면 어떻게 해요?
누가 보면…”
“아무도 모를게다”
“네가 알고 내가 알고 하늘이 알고 땅이 안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요.”
“알면 어쨌단 말이냐? 난 무섭지 않다. 무섭지 않아”
“성인들의 가르치심을 생각해 보셨어요?”
“성인? 얘, 성인두 시속을 따른단다. 시속을 따른단 말야. 그런 말 못 들었니?”
결국 벽계수 충남은 황진이와 ‘사랑을 나누게 되지만’, 이러한 벽계수의 사랑은 황진이의 재주를 연모하거나 그녀를 배려하는 모습은 찾을 수 없는, 남녀의 감각적이고 본능적인 에로스(Eros)적 사랑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도학군자의 행세를 하던 벽계수는 이러한 에로스적 사랑의 모습이 남들에게 부끄러운 일이 될 수밖에 없다.
광란의 폭풍이 조금 즘즛해 지자 충남은 뒤가 켕기고 발이 저려 오기 시작하였다. 만월대에 간 친구들이
돌아 와서 자기가 방에 없는 것을 알게 되면 일이 어떻게 번져 질가. 심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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